[후원자인터뷰]대학로 내일의 커피 문준석 대표님

2016년 12월 14일

어필에 또 한 번 따.뜻.한. 소식이 왔어요! 2014년부터 어필과 친구가 된 내일의 커피에서 어필의 후원자분들을 위해 400부의 달력을 기증해주셨답니다. 이 달력은 물심양면으로 어필을 후원해주신 후원자분들을 위한 연말 선물로 보낼 예정인데요. 감사한 마음과 함께 12월 5일 어필에서는 늦은 5시 대학로에 있는 내일의 커피를 방문해서 문준석 대표를 인터뷰했습니다. 내일의 커피의 문준석 대표는 반가운 얼굴로 저희 어필을 맞이해 주었습니다. 아늑한 분위기의 카페에서 달달한 케익, 뜨거운 커피와 함께한 기분좋은 인터뷰. 한 번 보실까요? 인터뷰는 어느새 주부9단으로 레벨업한 어필 공식 토크쇼 진행자 정프라(정신영 변호사)님이 진행해주셨습니다.

정프라: 몇 명이 함께 일하나요?

문준석 대표: 모두 6명 입니다.

정: 여기서 일하는 난민 분들이 멀리 살지 않나요?

문: 이태원, 회기 등 비교적 멀리서 옵니다.

정: 여기서 일하는 난민분들의 교육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문: 처음에 오면 서비스 강사를 통해서 교육을 하고, 제가 직접 커피 교육을 3개월 합니다. 저와함께 인턴으로 일하면서 이론과 실전으로 나눠서 교육을 받게 되요.

정: 내일의 커피를 운영하신지 2년반 정도 되셨죠?

문: 2년 1개월 정도 됐습니다.

정: 지금까지 몇 명이 거쳐갔나요?

문: 다 합해서 6명 정도 내일의 커피를 거쳐갔습니다.

 

정: 카페를 운영해 보신 느낌이 어떠세요? 생각보다 어려웠나요?

문: 사실 어려운 점이 더 많아요. 재밌는 점도 있고. 기대보다 조금 부족한 점도 있고, 괜찮은 점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카페 사장이 겪는 어려움과 비슷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함께 일하는 난민 친구들이 갑자기 떠나야 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 아쉬워요. 일하는 사람이야 또 고용하면 된다고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이 난민 친구들이 한국 사회에 적응해서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기 때문에 더욱 아쉽고 서운하고 그런것 같아요.

그 이외에는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이유로 서로 부딪히는 부분들은 원래 각오하고 있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아니었어요.

정: 난민 분들이 많이들 공장에서 일하잖아요. 공장에서 일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신가요 아니면 여기 카페에서 일하시는 걸 좋아하시나요?

문: 사람마다 다릅니다. 기본적으로 남성분보다 여성분들이 이런 일을 선호합니다. 남성분들은 차라리 돈을 많이 버는 것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이런 바리스타 업무가 돈을 많이 벌지는 못합니다. 공장에서 오랫동안 많이 일하다가 여기 오면 아무래도 벌이가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서비스 업종에 대한 기대치라고나 할까? 남자분들 중에서는 이런 업종에서 일할 것이라고 기대해 온 사람이 많지 않아요. 하지만 여성분들은 요리를 하거나 이런 종류의 서비스를 잘 하고 선호하기도 합니다.

정: 사장님이 남성분이신데 원래부터 카페 운영을 꿈꿨었나요?

문: 원래부터 이 일을 꿈꿨다기 보다는, ‘난민 친구들과 함께 하면 재밌겠다’라고 생각했었어요.

정: 오늘 만나기 전에 인터뷰를 몇 개 읽어봤어요. 카페 말고도 다른 아이템이 많을 텐데 그 중에서 카페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문: 가장 중요한 이유는 소통의 공간이 필요했고, 그 공간에서 카페가 이 난민친구들이 한국 사람, 사회와 만나서 서로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커피라는 매개체역할과 베이커리나 디자인 등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플랫폼의 역할을 하기를 원했어요. 이 카페가 난민들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정: 2년동안 운영해오시면서 사장님의 바램 대로 되어가고 있나요?

문: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여러가지 사회적 목표 중에서 소통을 통해서 한국사회가 이 난민 친구들에게 가진 편견을 깨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 이전에 하신 인터뷰를 봤을 때, 난민들이 운영하는 것을 내세우지 않는 카페였어요. 다른 사람들과 소통의 공간으로 만드려면 이런 점을 부각시켜야 하지 않을까요?

문: 이런 사실을 모르고 오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관심을 갖게 만드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고 생각해요. 여기 동네분들이나 대학로 분들이 지나가다가 카페가 이뻐서 들어오시곤 해요. 보시면 여기 난민 과 관련된 기사가 많이 없기도 하죠. 커피 맛있고, 사람들이 친절하다고 느끼시는 분들이 계속 오시곤 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난민에 대한 기사도 보고, 난민분들에 대해서 아시게 됩니다. 우리나라에 난민이 있었는데, 이런 모습일 수 있구나, 전혀 생각하지 못한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밝기도 하고, 친절하기도 하고 그런 모습들을 발견하세요. 또 그렇게 해야 난민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내일의 커피의 문준석 대표 >

정: 저도 공감을 했어요. 난민을 도와야 한다. 구호나 그런 것으로 접근하면 개념에 그치지 삶에 와닿지 않는 것 같아요. 일부러 얘기하지 않아도 공감을 할 수 있게 하고 계신 것 같아 보입니다. 오히려 그런 구호를 내세우지 않으면서, 목표를 원대하게 잡기 보다는 길게 내다보시고 계신 것 같아요. 일반적으로 이런 좋은 사업을 하면, 차츰 사업의 규모를 확장하고, 자신의 사업을 더 알리고 싶어하는데, 그런 욕구를 쫓지 않고, 오래 걸리는 정공법을 어떻게 택하게 된 건가요?

문: 오래 걸릴지 짧게 걸릴지는 잘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사업을 하던 사업이 매력적으로 보여야 하는데, 사실 ‘난민’이라는 단어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은 사실이에요. 장애인, 새터민처럼 사회적 소수가 운영하는 카페를 오면 ‘한 번쯤 가봐야 되겠다’라는 생각은 들지만, ‘항상 가보고 싶은 카페다’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저는 오히려 아프리카 바리스타들 커피나 이들의 서비스가 그들의 이야기와 어울어질 때 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느꼈어요. 사업적으로 난민을 내세우면 오히려 역효과라고 생각이 들더라구요.

정: 난민분들과 같이 지내시다가, 멀쩡하게 직장 잘 다니다가(ㅋㅋㅋ), 어느 순간에 일을 그만두고 사업을 생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문: 그게 딱 정해진 것은 아니고, 이 난민 친구들과 (주로 콩고, 코트디부아르) 봉사활동을 통해서 만난지 3~4년 됐을 때, 내가 가진 편견과 실제는 달랐어요. 그게 매력적으로 오히려 보였어요. 근데 그들이 너무 암울한 상황 가운데 있었고, 그걸 사업적으로 풀어가면 좋을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테스트를 몇 번 해봤어요. 바자회를 열어서 이 난민친구들이 그린 그림을 팔기도 하고, 함께 춤을 추기도 하면서 ‘가능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이분들의 여러 재능을 카페를 통해서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느꼈는데, 처음에는 팝업 카페를 열면서 가능성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사업을 결정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한 순간의 계기라기 보다는 난민친구들과 함께 지내면서, 그 생각이 차츰 발전하게 된 것 같아요.

정: 사장님의 성격은 원래 저질러 놓고 보는 스타일인가요?

문: 하하하 그런건 아닙니다. 반대로 계획적인 스타일이지, 리스크를 크게 감수하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정: 정말인가요? 회사를 다니다가 카페를 차리는 게 쉽지 않고, 이렇게 사업을 일구어 나가는 것이 쉽지 않은데, 계획적으로 일을 진행해 오신 것 같지는 않아 보여요.

문: 카페를 운영하게 된 결정적인 순간이 회사를 그만둔 것은 맞아요. 팝업카페를 열었을 때, 반응이 좋았고, 정식으로 카페를 열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그것을 일순간에 결정한 것은 아니고, 그 동안 쌓아왔던 난민친구들과의 오랜 경험과 시간이 사업을 하도록 결정하게 한 것 같아요. 이 친구들과의 오랜 관계와 재능 등을 신중하게 생각하고 카페를 열게 된거에요.

정: 카페를 운영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문: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었어요. 대부분의 난민분들이 존댓말을 잘 못쓰잖아요. 반말 존댓말을 구분 못하니까, 때로는 손님한테 반말을 하기도 하는데, 손님들이 그 상황이 되게 유쾌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것을 재밌어 하시기도 합니다.

우리 난민 친구들은 일을 좀 즐기면서 하는 편이에요. 청소하면서 춤추면서 한다던가, 노래를 부른다던가.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바쁘고 치열하게 일하지 않아요. 일을 통해서 스트레스를 좀 풀 수 있는 편이고, 흥겨울 때가 많아요. 내가 원래 그렇게 흥겹게 일을 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함께 일하면서 일을 즐기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비교적 한국에서 살아본 친구들이라서 문화로 인한 에피소드가 많지는 않은데, 한가지 인상깊었던 것이 있긴해요. 이전에 카페가 아닌 다른 곳에서 일했던 분들은 한국사람들이 친절하다는 것을 이 카페에서 일하면서 처음 알게 되었다고 해요. 맨날 공장에서 일하면서 거칠고 무례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다가, 이렇게 조용한 공간에서 다른 한국 사람들과 교류하다 보니까 새로운 한국사람의 면모를 보게 되었다고 하는 분들이 계셨어요.

제가 뽑은 친구들이 서비스 업에 잘 맞고 적응을 잘 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원래 밝은 성격을 가진 친구들이 많기도 한데, 한국사람들이 질문을 많이 하면, 잘 모른다고 일관하는 경우도 있어요.

정: 앞으로의 목표라든지 계획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있나요?

문: 목표는 단기적으로는 바리스타를 육성하는데 있어요. 일단 성공적으로 육성을 하는게 우선적인 것 같고, 중장기적으로는 카페라는 플랫폼을 통해서 다양한 재능을 육성하는 것이에요. 파티셰나 디자이너 등이요. 그리고 또 그와 관련된 상품을 출시하고 재능을 뽑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에요. 그렇기 위해서는 바리스타 육성을 잘 해야겠죠?

끝으로 문준식 대표가 어필 후원자와 어필과 난민에 많은 관심을 갖고 계신분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하는데요. 아래 영상을 한 번 보실까요?

 (영상촬영 진유선, 글 작성 윤지수)

최종수정일: 2022.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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