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거리며 짓다, 정의를 | 21년 4월] #15. 힘들었지만, 힘들지 않았던 여행 – 이준엽 인턴

2021년 5월 5일


  어느덧 시간이 흘러서 제가 예상했던것보다 더 일찍 인턴이라는 여행을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인권에 관심은 있었지만 많이 알지 못했던터라 잘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밀물처럼 밀려왔지만 통역사로 일을 하면서 아주 천천히 어필에 스며들어 갔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과의 추억이 아직 제 가슴속에 남아 떠나는 발걸음이 무겁게만 느껴집니다. 인권에 취약한 분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듣고, 느끼고, 전달하는 과정에서 여러 감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마다 가슴 속 깊이 간직하고 있던 우여곡절을 이야기하는 모습을 지켜볼때면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구멍이 있는 사람들 같이 느껴졌습니다. 최선을 다해 그분들의 감정을 그대로 전달하고 싶었지만 너무나도 끔찍하고 처참한 이야기 앞에서 감히 그럴 엄두를 내지 못할때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힘든 상황속에서도 이들은 흔들릴지언정 무너지지는 않았습니다. 어필이 이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기 때문입니다. 저도 잠시나마 이러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에 자부심과 긍지를 느꼈습니다. 하지만 인권을 지키려는 우리의 노력이 거대한 힘과 장애물 앞에서 좌절되는 것을 보면서 과연 이 노력이 결국에 바라던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때때로 의구심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열정을 다해 일하시는 변호사님들과 동료들을 보면서 그런 감정이 해소되기 시작했고, 언젠가는 마땅히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를 모두가 예외없이 손에 쥐게 될거라는 강한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여파로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그 어느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각종 재판과 일정이 연기되어 더 큰 고통을 받은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우리사회 뿐만아니라 전 지구상에 아직도 불평등이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이 저를 참 슬프게 만들었습니다. 백신을 구경도 못한 가난한 국가들이 수두룩한 상황에서 몇몇 선진국이 부유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백신을 선점하고 독점하는 모습을 보면서 씁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런 위기상황은 인권에 취약한 계층의 고통을 더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위기에 처한 사람은 많지만 이에 비해 이들을 구하려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인권을 위해 일하시는 분들을 보면 대단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인권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더 인정받고 존중받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어필도 좋은 단체를 넘어서 위대한 단체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안되더라도 될때까지 노력하는 어필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어필에서 받은 힘과 경험으로 저도 또 다른 곳에서 대체불가능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공익법센터 어필 20기 인턴 이준엽 작성)

최종수정일: 2022.09.23

관련 태그

관련 활동분야

난민 관련 글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