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자 인터뷰]번역 자원봉사자 조희연 변호사 인터뷰

2015년 3월 27일
찬바람에 밖을 나가면 옷깃을 여민 게 어제 같은데, 어느새 햇살이 따사롭고 드문드문 노란 개나리가 보이는 3월의 끝자락, 어필은 우즈베키스탄 면화산업 강제노동과 관련해 OECD NCP(National Contact Points)에 보내는 진정서를 번역해주신 조희연 변호사님을 만나보았습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기꺼이 시간을 내어주셔 어필에서 나간 정신영 변호사와 김수연 인턴을 반갑게 맞이해주신 조희연 변호사님. 정치외교 전공에 경제에 대한 지식, 그리고 법과 영어까지! 빠질 것 없이 출중한 실력과 미모 외에도 따듯한 마음이 돋보이는 인터뷰를 함께하세요!

변호사와 어필, 서로를 만나다

어필: 안녕하세요, 조희연 변호사님. 우선 바쁘실 텐데도 이번 OECD NCP 진정서를 번역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온라인으로 자원봉사 신청을 해주셨는데, 어떻게 공익법센터 어필을 알게 되어서 신청을 해주셨나요?

조희연: 네, 저는 HP법무팀의 최윤정 변호사와 로스쿨 동기인데요.*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고민을 하던 차에, 최윤정 변호사로부터 어필의 자원봉사 이야기를 듣게 되었어요. 어필에서 번역 자원봉사를 했었고, 이런 필요가 꽤 많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어서 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 HP법무팀의 최윤정 변호사는 [자원봉사자 인터뷰]HP 법무팀의 번역 자원봉사(본문링크)에서도 소개해드린 바가 있지요? 따듯한 마음씨의 사람들은 서로 어울리나 봅니다:)

어필: 어필이 어떤 일을 하는지 대략 아실 텐데, 그 중 관심 있는 이슈가 있으셨나요?

조희연: 네. 난민 문제에 대해 관심이 있었는데요. 대학교 재학 중에, 모의 UN 같은 활동을 많이 했었는데 난민은 종종 등장했던 주제였기 때문에 익숙한 주제였어요. 최근에는 로스쿨 동기들이 공익법무관으로 출입국사무소에서 일하는 경우가 있는데 동기들이 어필 변호사들을 자주 본다는 이야기도 들었네요. (웃음)

어필: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생각을 하고 계셨다고 하셨는데, 어떤 이유로 봉사활동을 하려고 하셨나요?

조희연: 아까 말씀 드린 것처럼 학부 시절에는 모의 UN 등에서 난민, 전쟁 등에 대한 주제로 많은 이야기를 했었고, 로스쿨에 진학을 하면서도 막연히 인권, 난민 이런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졸업 후에 관련된 업무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 때 생각했던 일들과는 전혀 무관한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 자원봉사를 통해 조금이나마 그 때 품었던 마음들과 같이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어필: 그러시군요. 그럼 지금은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조희연: 지금은 지적 재산권 관련 일을 하고 있어요. 일반적인 법률 사무소로 상표, 디자인, 저작권 등에 관해 클라이언트가 보호 혹은 출원을 부탁하면 소송을 포함해 관련 업무를 진행해요. 전혀 관계가 없지요? (웃음)

어필: 모든 일은 다 관계가 있는 걸요. (웃음)

[사진] 미모와 지성을 두루 갖춘 조희연 변호사님의 베스트컷(을 노리는 단독샷)

우즈벡의 목화 문제를 번역하며

어필: 업무로 바쁘실 텐데도 번역을 잘해주셔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려요.

조희연: 시간이 촉박해서 번역문이 마음이 쏙 들지는 않아서 아쉬웠어요. (어필 “무척 마음에 들었는데요!”) 사실 번역할 때 흐름이 있잖아요? 앞에서 사용한 단어를 통일감 있게 사용하는 등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 한번에 4~5시간을 내서 하려고 하니 주말밖에 시간이 없더라고요.

어필: 주말에 쉬지도 못하셨겠네요! 쉬는 날 번역을 하기 쉽지 않으셨을 텐데요.

조희연: 그렇기도 하지만… 그게 마치 시험공부를 하는 것 같아요. 시험기간에는 시험공부와 연관된 것이 아니면 책이든 뭐든 재미있잖아요? (웃음) 업무에 스트레스 받고 있을 때 즈음 다른 분야의 일을 보니까 그 자체로도 참 재미있고 좋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영어공부를 하는 느낌도 있었어요. 한국 변호사다 보니까 영어로 긴 글을 쓸 일이 별로 없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영어로 된 긴 문서를 간만에 보면서 공부도 되는 느낌이어서 좋았어요. (웃음) 그리고 첫 몇 페이지는 오래 걸렸는데 뒤로 갈수록 속도도 붙었어요.

어필: 번역을 맡게 되신 내용이 우즈베키스탄의 목화 이슈였는데요. 다소 생소하셨을 텐데 어떠셨나요?

조희연: 동남아에서 일어나는 강제노동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있었는데, 우즈베키스탄에도 이런 문제가 있는지는 잘 몰랐어요. 번역을 하면서 이슈에 대해 배울 수 있었어요.

어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다니 저희도 기쁘고 감사합니다. 혹시 어필에 물어보고 싶은 점은 없으신지요?

조희연: 사실 번역을 받고 홈페이지를 샅샅이 둘러봐서 어필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습니다. (웃음) 아, 한 가지 궁금한 것이 네요. 제가 번역한 진정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어필: 사측의 답변도 오고, 그에 대해 저희도 추가 답변을 제출했구요. 얼마전에 우즈벡인권연합 단체의 활동가 한 분이 지학순정의평화상 수상을 위해 방한을 하셨는데요(제 18회 지학순정의평화상 시상식 – 우즈베키스탄 인권연합(본문링크)). 이 때 한국 NCP 사무국과 면담을 하여 우즈벡의 상황에 대해서 전달을 할 기회가 있었어요. 결과가 규정대로라면 접수 후 90일 이내에 나와야하는데, 현재 1차 평가(Initial assessment) 과정이 길어지고 있어서, 4~5월 즈음 되어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NCP라는 곳이 다국적기업의 인권침해 문제에 대해 이의제기를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통로인데요, 한국 NCP가 설립된 이후로 1차 평가를 통과한 사건이 한 건도 없는 상황이에요. 쉽지 않겠지만 이번 사건만큼은 변호사님이 많이 도와주신 만큼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네요.

조희연: 저도요. (웃음)

2015년 3월, ‘다음’을 기약하며

어필: 벌써 2015년의 3월도 끝자락이네요.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혹시 2015년의 목표가 있으신가요?

조희연: ‘초심으로 돌아가자’에요. 제가 어필에 이메일을 보낸 게 12월 말 즈음인데 한 해를 마무리하며 다음 해를 바라보았을 때 어떤 마음으로 2015년을 보낼까 생각했어요. 그 때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원래 내가 하고 싶었던 일, 현실 때문에 도외시했던 일, 그런 것들을 해보며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것이 2015년의 큰 목표에요.

어필: 초심으로 돌아가는 길에 어필과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종종 함께 해주시길 바랄께요! 감사합니다!

조희연: 감사합니다!

(9기 인턴 김수연 작성)

최종수정일: 2022.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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