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미국 재정착난민지원단체 방문 1부 – San Diego

2015년 2월 13일
 
안녕하세요? 어필의 이일 변호사는 한미일 3국의 난민재정착제도 협력 프로젝트 2주년차를 맞아 피난처(Refugee Pnan), 일본 JAR(Japan Association for Refugees)의 난민활동가들과 함께, 미국 서부의 San Diego와 Pheonix의 재정착난민지원단체들을 방문하였습니다(지난 해에는 미국 동부의 Philadelphia, Lancaster, Baltimore, Washington DC를 다녀왔었습니다).

►참고 : 2014년도 미국 방문기  CGP project 미국 방문기 1부-난민의 재정착이란? 

http://apil.tistory.com/1481

CGP project 미국 방문기 2부-필라델피아와 랭카스터

http://apil.tistory.com/1488

CGP project 미국 방문기 3부 – IRC in 볼티모어 & PRM in DC

http://apil.tistory.com/1489

 
 
이번 미국 서부 재정착난민지원단체의 방문은 캘리포니아 주의 San Diego와 애리조나 주의 Phoenix를 목표로 하고 이뤄졌습니다. 언제나처럼 프로젝트 지원을 받은 여행비를 최소화하여 2명이 갈 수 있는 예산으로 4명이 참여하는 초절약 여행을 위해 한국 참가팀은 10시간 환승대기시간과 환승공항 밤샘대기등을 기꺼이(!) 감수하며 출발했습니다. 
 
 

Los Angeles 공항에서 출발하여, San Diego, Pheonix를 경유하며 각 일정마다 하루종일 꽉짜인 일정들을 소화하고 길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어야 했는데요. 그래서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참가자 7명과 여행용 가방들을 모두 싣고도 거뜬한 대형밴으로 초장거리 이동을 해야했습니다. 서로 다른 비행기편으로 LA 공항에 도착한 한국참가자들과 일본참가자들은 공항에서 만나 밴을 빌리고, 밤늦게 샌디에고로 향했습니다. 

 
 
 
 
 
 

샌디에고 – 1일차 : 2015년 2월 9일

 

 
드디어 다음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참. 왜 San Diego를 받문했냐구요? 각 지역마다 단체들의 활동가 집중 목표가 각기 다른 미국에서, 2014년 미국 동부 재정착난민지원단체 방문시 대부분의 단체들에서 “San Diego는 가장 성공적이고 모범적인 재정착 사업의 사례다”라고 많이 원용되고 있었기 때문인데요. 
 
듣던 소문대로 우선 San Diego Refugee Forum이라고 불리우는 지역 난민지원 NGO들의 활발한 네트워크 활동부터 돋보였습니다. 마침 월례네트워크 회의시간을 조절해서 저희들이 방문 목적과 동아시아의 난민상황을 개괄할 기회와, Forum의 활동들을 설명하고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한국의 난민네트워크와 비슷한 연대활동 단위였는데, 오랜 역사를 갖고 있고 참석단위도 매우 다양하며, 월례 모임 뿐아니라 해결해야할 주제별로 내부 Task Force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었던 것이 인상깊었습니다(예를 들어, 난민의 정신건강 문제에 초점을 두며 미술치료, 음악치료를 병행하는 Health TF, 아동과 성인난민들의 교육권에 주력하는 Education TF, Domestic Violence TF, Detention Facility에 있는 난민신청자들을 조력하는 Asylee TF, 취업문제 해결에 주력하는 고용 TF).
 
아 참. 연대활동 회의를 지역경찰에서 제공해준 회의장소에서 하는 것도 인상깊었습니다. 실제로 난민재정착의 역사가 오래되다 보니, 난민의 존재와 삶 자체가 지역사회에서 ‘기정사실화’되어 있었고, 때문에 한국에서는 예상하기 어렵게 경찰등 다양한 행정단위에서도 신기하게도 이런 활동들에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더군요. 
 
 
▲San Diego Refugee Forum 월례모임 참석
 

 

▲ 설명에 많은 열의를 보여주셨던 이라크 재정착 난민출신 활동가

 

▲ 오늘 모임을 주선해준 Karen Organization of San Diego의 대표 Nao.

 

▲Brian Barbour의 동아시아 난민인권상황 개괄과 재정착제도 진행 단계 브리핑 

Karen Organization of San Diego 방문 후 재정착 난민들과의 라운드테이블 

당일 오후에는 주로 재정착된 버마의 소수부족 카렌 난민들을 전천후로 조력하고 있는 단체인 Karen Organization of San Diego를 방문하여 실제로 다양한 난민캠프에서 오랫동안 살아 오셨던 난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신기하게도 위 단체는 하루를 48시간처럼 뛰어다니는 열정적인 일본인활동가 Nao가 대표가 되어 설립한 단체였는데요. 국적과 문화가 다른 과정에서 난민 공동체들의 신뢰를 얻기 까지의 이야기나 그 밖의 다양한 에피소드들도 잘 들어볼 수 있었고, 재정착난민 출신 난민활동가들이 스탭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 재정착 난민출신 full-time 스탭 활동가

아무래도, 한국에서 재정착제도를 새롭게 설계하려는 마당에, 오직 ‘법’과 ‘제도’적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 보다는, 실제 재정착의 주체인 난민들의 목소리를 듣는게 중요하겠죠? 장기간의 캠프생활에서 미국으로 오기까지의 transition 과정, 미국에서 겪게된 정착 초기의 어려움, 언어와 문화의 문제, 2세대의 문화적 정체성 문제, 정착과정에서의 NGO의 중요한 역할 들에 대해서 상세하게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저희들이 많은 환대를 받았고, 수없는 어려움을 겪어오셨고, 현재도 맞닥뜨리고 계신분들이지만 긍정적이고 밝은 모습에 많은 힘을 얻고 왔습니다. 

 

▲ 라운드 테이블

 

 

▲일행이 대접받은 카렌족의 간식 타마나(타마나는 사실 커다란 솥을 의미한다고 하네요)

 

▲언제, 어디서나 즐거운 아이들

 

IRC San Diego 지부 미팅 

이후에는 IRC San Diego 지부 대표와 주요 스탭들과 미팅을 가졌는데요. IRC San Diego 지부에서는 주로 재정착난민들의 취업을 알선하는 프로그램들과 주류 은행들과 협의를 통한 난민들에 대한 Micro-Credit에 주력하고 있었는데요.  미팅에서는 아주 새로운 것을 듣거나 알 수는 없었지만, 앞으로의 서로 조력할 수 있는 부분들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 38년간 재정착난민필드에서 일하다가 IRC 샌디에고 지부 대표를 끝으로 곧 퇴직한다던 

Robert R. Montgomery와 함께

 

▲ 어떤 질문에도 거침없이 답변해준 Anchi Mei

오히려, IRC에서 조력하여 상당히 커다란 규모로 운영하고 있던 Community Farm을 방문해보는게 더 인상깊은 기회였는데요. 미국의 많은 난민재정착지원단체들은 ‘실제 수익수단 + 실제 난민가정 식품 재배 + 농업경험을 갖고 있던 많은 난민들의 친숙한 활동을 통한 트라우마 치유 + 지역 공동체와의 연결점 창출’을 목표로 Community Farm을 운영하고 있는데요(마치 한국에서 유행하여 지자체에서 토지 일부를 분양해주는 ‘주말농장’과 외견상 유사합니다).

New Roots Community Farm이란 의미심장한 이름을 갖고 있는 이곳은 실제로 난민들 뿐만이 아니라 지역공동체 주민들에게도 개방해서 분양을 하는데, 재배작물의 종류, 숫자, 재배방법, 판로, 공동체와의 연결점등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동떨어진 땅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는 주택가 한 가운데에 위치한 것도 인상깊었구요. 영부인 미셸 오바마가 실제로 한번 방문한 이후로 더 유명해진 곳이라고 했는데요. 한국에서 어떤 식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됩니다. 

 

▲ 주택가 한 가운데에 위치한 New Roots Farm의 정문

 

▲ 다양한 작물들

 

▲미셸 오바마의 방문을 환영하며 걸어놓았던 현수막 

  샌디에고 – 2일차 : 2015년 2월 10일

Crawford  고등학교 ESL 교사 미팅

둘째날 오전에는 Crawford 고등학교를 방문하여 주로 재정착 난민들에 대한 ESL(English as Second Language) 수업을 오랫동안 담당하고 계신 선생님을 만나 난민의 ‘언어’교육의 고충과 좋은 선례들에 대해서 들었습니다. 

이미 8년동안 진행해온 ESL수업은 Refugee Kids를 위한 전담 영어교실과, New Arrival Kids를 위한 전담 영어교실이 있었습니다. 무료로 식사도 제공되고, 어떤 면에서 학교는 완전히 안전한 공간이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영어를 배우는 것 뿐만 아니라 적응을 위해서도 이곳에 오고 있었는데요. 고충이랄 것은, 1년동안의 적응교육을 하고 2년차때는 일반적인 수업을 따라갈 수 있도록 안내한다고 하였는데, 1년동안의 적응기간이 실제로 돌려보니 너무 짧다고 합니다. 예산문제 때문에 어쩔수 없지만, 8년동안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적응교육이 2년은 되어야 하지 않는가 하는 의견을 말씀해주셨습니다. 통상적으로 진입장벽이 영어보다 한국어가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한국에서의 제도설계에서 고려되어야 할 지점으로 보였습니다. 

이와 같은 ESL 수업 전체에 대한 예산이 교육부 산하의 OELA, Office of English language Acqusition(for second language learner, http://www2.ed.gov/about/offices/list/oela/index.html)에서 배정하는 것도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현재 한국의 이주민들에 대한 사회통합계획이 각 부처별로 산재해 있어 상당히 문제가 많은데, 내부 사정을 다 알수는 없었지만, 난민들에 대한 교육 자체를 기정사실화하여 교육부에서 모두 주관해서 예산을 배정한다는 것이 주목할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팅 모습

 

 

▲ ESL 수업 영어 교재

  Hanaoka 고용주 미팅

San Diego를 떠나기 전에 마지막을 만난 분은 매우 많은 난민들을 종업원과 요리사로 지속해서 고용하고 있는 고용주 Hanaoka 선생님과의 미팅이었습니다. 오래전에 미국에 이주해서 자수성가하신 일본인 사업가셨는데요. San Diego 지역에 두 곳의 일식 레스토랑과, 한 곳의 퓨전 음식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계셨습니다. 

미국의 재정착 프로그램의 특징은 ‘신속하게 사회적응을 시키고, 스스로 취업해서 자활할 수 있게 한다’라는데에 초점을 맞춘 것인데요. 사실 미국 재정착 프로그램이 아니더라 하더라도, 직업을 얻어 스스로 가계를 설계하고 운영하는 것은 어느 곳이나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윤을 내야하는 고용주들에게 난민에 대한 고용기회 제공을 요구하는 것은 간단치 않은 문제죠.

3개의 레스토랑에서 현재 약23명의 난민들(총 30명 종업원, 4명의 요리사 중중)을 고용하고 계신, Hanaoka 선생님은 도덕적 접근을 하고 계셨습니다. 난민들을 고용하는 것에 대한 심리적, 문화적 장벽이 처음에는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분들을 고용하지 않으면 다른 곳에서 취직기회를 사실 구하기 어렵기에 도와주는 마음에서 한명 한명 고용하기 시작했고, 실제로 함께 일하니 더 좋다는 취지의 설명이셨습니다. 난민 뿐 아니라 식당에서 고용을 꺼려하는 장애인들까지 고용하면서 일자리를 주고 계신 것은 그런 맥락이었는데요. 모든 고용주들에게 동일한 접근을 기대하기가 바람직하거나 쉬운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대화 속에 배포가 크고 보기 드문 따뜻한 마음을 갖고 계신 분인 것을 알았습니다. 욕심이 일단 없으시더라구요. 난민들의 일자리 문제 한국에서 NGO들이 풀어가기는 간단치 않지만 접점을 앞으로 더 잘 찾아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 레스토랑 운영 방침과 여태까지의 역사에 대해서 듣는 미팅

 

▲식당 내부의 모습

 

▲ 주방을 안내해주시는 Hanaoka 선생님

 

▲ 오랫동안 근무하신 재정착난민 직원분

 

▲San Diego의 한 바닷가에서

(2편 – Phoenix로 이어집니다)

<참고>

1부 : 2015 미국 재정착난민지원단체 방문 1부 – San Diego편

http://apil.tistory.com/1695

2부 : 2015 미국 재정착난민지원단체 방문 2부 – Pheonix편

http://apil.tistory.com/1715

(이일 변호사 작성)

최종수정일: 2022.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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