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난민인권네트워크 주최 APCRR6 참가기

2016년 9월 23일

 

APCRR6, 그리고 APRRN이란?
박해를 피해 탈출한 난민들. 당연히 그들은 한국에만 있거나, 한국만을 찾아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 난민들의 인권을 옹호하고 돕는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지요? 실제로 아시아, 태평양지역에도 난민들이 현존하고 있을 뿐 아니라 난민들을 돕는 여러 단체와 활동가들이 모여있고, 난민들을 둘러싼 수많은 여러 문제와 제도적 어려움들이 쌓여있습니다.

수십년간 해결되지 않았던 난민보호의 해태는 물론이고, 테러의 위험을 빙자하여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것, 목소리가 없는 이주난민들을 잠재적인 위험 대상으로 간주하는 것이나, 각 정권의 이익이 개별 국가의 추상적이익으로 선전되어 보편적인 국제인권메커니즘이 도전받고 있는 것 역시, 세계 전역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현상입니다.

이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아태지역 난민인권단체들은 개별 국가내에서의 옹호활동 뿐만 아니라 지역적 옹호활동(Regional Protection)을 꿈꾸며 함께 연대의 깃발을 들며 아시아태평양난민권리네트워크(APRRN, Asia Pacific Refugee Rights Network)를 오래전에 조직하였습니다. APRRN은 2년 마다 전략회의 및 총회인 APCRR(Asia Pacific Consultation on Refugee Rights)를 개최하는데 벌써 올해가 6회째가 되었습니다. 9월 20일~22일 열린 APCRR6에 어필의 이일 변호사가 참가하였습니다.

▲ APRRN 소속 300여 단체 및 개인 회원이 활동 중인 아시아 태평양 지역 

▲ APRRN에 등장한 어필! 

▲ APRRN의 배너 

▲ 첫날 오프닝 세션 모습 

3일간의 일정

첫째날은 APRRN의 멤버들 뿐 아니라 다양한 UNHCR 직원이나 기타 인권위원회 직원등(정부기관과 연관성이 있을 경우 APRRN의 멤버가 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멤버는 아니지만 태국내에서 난민이슈에 관심이 있는 분들까지 함께 참여한 워크샵이 하루종일 열렸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영국에 기반을 두고 있는 단체인 Rights in Exile의 Themba Lewis가 주도한 Post-voluntary return support and monitoring이란 세션이 흥미로웠습니다. 각국의 난민인정절차(RSD)의 문제 속에 결국 송환되고 마는 난민들, 혹은 자발적으로 귀환한 난민들을 어떻게 돕고, 서로 그들을 연결시킬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과정인데 한국에서는 그같은 프로그램들이 아직 구성된 적이 없어, 송환 이후의 지원에 대한 고민이 매우 새로왔습니다. 그 밖에 로힝야 난민들의 각 국가별 현황에 대한 워크샵도 흥미로웠습니다.

* APCRR6의 일정 및 프로그램 상세를 확인하시려면 아래 Agenda 파일을 참고하세요. 

   한국에서도 어필 뿐 아니라, 피난처, 난민인권센터, 재단법인 동천과 같은 단체에서 도 APCRR6에 참여하였습니다. 한국 참가자들은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가자의 일원으로서 열심히 참여함은 물론, 각자 일정한 세션에서 발표 및 토론을 맡기도 하고, 난민네트워크와 대한변협에서 함께 완성한 따끈따끈한 출입국항 난민신청 실태조사 보고서의 영문판(!) – Trapped at the border – 을 들고 가서 대회장 뒷편에 설치된 부스에서 나눠주고 설명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나라마다 법제도는 다르지만 많은 회원분들이 보고서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90부정도 가져간 보고서가 전부다 동이 났습니다.   

▲ 한국 단체 참가자들의 모습

▲ 대회장 뒤편에 마련된 부스

▲ 난민 아동들이 그린 가슴아픈 그림들

▲ 출입국항에서의 난민신청제도 실태조사 보고서 영문판을 나눠주며 열심히 설명중인 동천의 이탁건 변호사님

▲ 나라별 재정착제도의 현황과 문제에 관한 세션에서 한국상황을 발표하는 이일 변호사 

둘째날에는, 총회세션 답게, 네트워크의 재정을 포함한 현황, 정관개정에 대한 논의와 함께, 두 번의 그룹 토의를 통한 전략회의 및 선거가 있었습니다. 그룹토의의 주제는 APRRN의 활발한 활동 방향, 1. Membership engagement strategies, 2. WG functioning and structure, 3. Communications, 4. Reflection on overall impact of APRRN, 5. Steering Committee 에 대한 것들이었습니다.

참고로 APRRN은 사무국, 그리고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실행위원회(Steering Committee), 총회의 기구를 갖고 있고, 실제 활동은 동아시아,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호주등 남반구지역 이렇게 4 곳의 지역워킹그룹(Regional Working Group), 그루고 각 총회마다 제안서와 회원들의 의결로 활동 여부가 결정되는 이슈별워킹그룹(Thematic Working Group)이 있는데, 이슈별워킹그룹에는 현재 법률지원, 이주구금, 무국적자, 청소년, 여성 및 소녀위기그룹, 지역보호전략그룹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오후에는 각 워킹그룹별 선거가 있었는데요. 1회 연임이 가능한 APRRN 전체 의장과 부의장 뿐 아니라, 지역별 워킹그룹, 이슈별워킹그룹의 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하여 앞으로 2년간의 활동을 맡기는 중요한 시간이었습니다.  

▲총회의 백미! 워킹그룹 선거 준비

한국 참가자로서, 또한 APRRN 자체에서 또 뜻 깊었던 것은 한국 광주대학교의 욤비 토나 교수님이 전체 의장(대표)이 되셨다는 것입니다. 난민들을 단순히 멤버로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난민들이 직접 말하게 하는 중요한 가치를 APRRN은 갖고 있는데, 실제로 6년의 지난한 과정 끝에 한국에서 난민으로 인정받은 후, 전세계를 무대로 강의 및 난민옹호활동을 펼치고 계신 욤비 교수님이 APRRN을 2년간 이끌어 가시게 된 것입니다. APRRN 자체로서도 난민이 직접 대표가 된 것은 최초의 일이었습니다.

관련 국내 언론 보도:

연합뉴스(9.22) ‘국내서 난민 인정’ 외국인 교수, 아태지역 난민단체 의장 선출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09/22/0200000000AKR20160922181100004.HTML 

여성신문(9.23) 콩고 난민 욤비 토나 교수, 아태지역 난민단체 대표로 http://www.womennews.co.kr/news/98048

또한, 어필의 이일 변호사는 공석이 생겼던 기간동안 동아시아 워킹그룹의 의장으로 일해오다가, 다시 향후 2년간 부의장으로 일하도록 선출되었고, 의장으로는 홍콩 Justice Center의 Victoria가 선출되었습니다. 새로운 진용에 기초하여 현재 APRRN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한국, 일본, 홍콩, 대만 등에서 더 활발한 지역적 옹호활동을 기대해보게 되었습니다.

▲ 새로운 Chair가 된 한국의 욤비, 전임 의장인 네팔의 고팔, 그리고 새로운 Secretary General 아스모로 

▲ 동아시아지역 워킹그룹에서 선출된  Chair 빅토리아, Deputy 이일 변호사   셋째날에는 전날 선출된 새로운 임원단들의 주도로, 지역별 워킹 그룹, 이슈별워킹그룹이 2년간의 Action Plan을 짜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어찌보면 APCRR6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때의 계획을 기초로 다양한 활동들이 실제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곳에 다 공개할 순 없지만, 동아시아 워킹그룹에서는 크게 보아, 한국의 난민법제 후퇴와 재정착 문제에 관한 접근, 일본의 난민 구금문제, 홍콩의 통합심사모델(USM)에 대한 평가 및 분석작업, 난민에 대한 포비아의 대응, 그리고 통과 직전에 있는 대만의 난민법 관련 지원과 관계자 훈련 프로그램등에 대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 동아시아 워킹그룹의 2년간 활동계획을 수립하는 회의를 진행중인 Victoria   

대회를 다녀오며

국제회의를 갈때마다 여러 책임으로 인해, 바쁜 시간을 정말 쪼개고 쪼개어 가게되어 출발직전까지 많은 고민이 되지만, 다녀오고 나니 또다시 더없이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왔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매일의 업무에 치여 국내레벨이 아닌 지역레벨, 그리고 국제레벨에서 작동하고 있는 다양한 난민인권옹호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집중하거나 상상하기 어려웠는데, 그러한 전략을 다시 생각하게 되는 것, 그리고 한국보다 훨씬 모든 조건이 열악한 지역에서도 붙투하며 활동하는 아태지역 다른 난민인권활동가들을 만나서 배우는 것 자체는 새로운 통찰과 도전을 분명하게 안겨주었습니다. 우리만 홀로 고독하게 목소리 높이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항상 일과 회의, 연대활동등으로만 만나다 한국 떠나 못다한 이야기들 나누고 함께 웃고 떠들며 신나게 보낸 한국내 활동가들과의 시간 역시, 어떻게 보면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시, 다같이 손잡고 함께 달려가겠습니다. 한국, 그리고 아태지역의 더 나은 난민인권옹호를 이루어가기 위해. 

APCRR6 한국참가자 스케치영상 from APIL Korea on Vimeo.

  

▲ 동아시아 워킹그룹 회의를 마치고

   (이일 변호사 작성)

최종수정일: 2022.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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