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한국기업과 버마 민중이 공존하는 미래로 나아가야 할 때 – 아웅산 수찌 여사의 역사적 방한에 부쳐

2013년 1월 29일

한국기업과 버마 민중이 공존하는 미래로 나아가야 할 때 아웅산 수찌 여사의 역사적 방한에 부쳐

해외투자 한국기업의 인권 및 환경침해를 감시하는 한국시민단체 및 노동단체의 네트워크인 해외한국기업감시는 버마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찌여사의 역사적인 방한을 한국시민사회와 함께 환영하는 바이다.

하지만, 우리는 아웅산 수찌여사의 방한으로 상징되는 좀 더 자유로워진 버마의 상황이 한국기업을 비롯한 외국 자본들에게만, 그리고 투자유치를 통해 축재하려는 군부를 비롯한 관료들에게만 이익이 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한국의 대 버마 누적 투자액은 29억달러로 중국, 태국, 홍콩에 이어 4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갈수록 그 투자규모가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현재 300만 달러 규모의 ODA예산을 1000만 달러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을 정부는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기업의 투자가 확대 될수록 그 부작용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현재 버마 투자의 가장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대우인터내셔널과 한국가스공사의 슈에가스개발사업은 본격적인 상업생산을 앞두고도 여전히 파이프라인 공사에 따른 주민들의 보상문제, 환경오염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또한, 버마 경제특구에 진출한 한국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에 맞서 노조를 결성하였으나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등의 한국기업 특유의 행태로 인하여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한국의 경험에서도 나타나듯이, 자유의 확대와 민주주의 진전이 노동자와 농민들의 일방적인 희생위에서 외국기업과 기득권 세력에게만 유리하게 작용할 때, 그에 따른 사회적 갈등과 치유비용은 버마 사회의 큰 숙제로 남게 될 것이다. 오랜 독재에 시달려온 버마의 민중들에게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강제이주 및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노조파괴를 똑같이 겪어야 한다는 한국식 논리를 또다시 들이밀고 있지는 않은지 정부와 기업은 반성해야 할 것이다. 특히, ODA를 확대하면서 한국의 새마을 운동을 버마에 수출하겠다는 과거 군사독재 시절의 사고방식에서 탈피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경제성장이 권위주의 통치의 명분이 되었던 과거와 달리, UN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기업 활동과 ODA에 있어 국가와 기업이 준수해야 할 기준을 제시하고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의 시민사회는 버마의 민중들과 연대하여 이 기준의 적용과 이행을 요구하고 감시해 나갈 것이다.

아웅산 수찌 여사의 방한 기간 동안, 박근혜 당선인과의 면담도 예정되어 있다. 해외한국기업감시는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과 세계적인 여성 지도자의 만남이, ‘잘살아보세’로 대변되는 경제성장지상주의를 다시 부활시키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어린 여성 노동자들이 희생당하지 않는 투자 및 노동정책이 양국에서 자리 잡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2013년 1월 29일

공익법센터 어필/공익변호사그룹 공감/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국제민주연대/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사회진보연대/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좋은기업센터

최종수정일: 2022.06.19

관련 활동분야

한국기업 인권침해 피해자 관련 글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