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롱드어필2] 국회와 시민단체가 만났을 때! 국회와 협력해서 일하는 법

2012년 11월 28일

국회의원의 쓸모는 어디 있는가?

시민단체에서 국회 100% 활용하기 협력하기!

 

예산을 결정하고, 법을 만들며, 국가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국회의원. 그러나 수백, 수천 개의 정부기관과 법률을 국회의원 혼자 감당할 수는 없는 법! 그래서 이번 살롱 드 어필을 통해 좋은 생각과 좋은 정책, 그리고 현장의 살아있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시민단체가 국회의 권한을 활용하여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이야기해 보기로 했습니다. 이 주제에 대해서는 시민단체에서 활동하셨던 경험도 있으시고, 현재는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일하고 계시는 권오재 비서관님만큼 장 이야기해주실 분이 없으시겠죠?

사실 평일 낮이라 과연 누가 올까…하는 고민이 조금 있었지만 첫번째 살롱드 어필에도 많은 분들이 오셨기에 이번에도 별 걱정 없이 대범하게 평일 낮에 진행을 하였는데요, 아니나 다를까..두번째 살롱드어필에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사무실을 꽉~ 채워주셨습니다~

바빠보이긴 하는데..과연 국회의원들은 무슨 일을 하기에 그렇게 바쁜 것일까요? 

교과서적으로 시작을 하자면 국회는 크게 세가지 역할을 합니다. 첫번째는 행정부를 감시하는 역할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국정감사를 통해 행정기관이 자신의 일을 잘 하고 있는지 국회에서 감시를 하죠. 두번째로는 예산 및 결산을 결정하는 역할인데요, 한 나라의 살림을 좌지우지 하는 만큼 엄청난 역할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입법기구로서의 역할이 있습니다.  

이렇게 엄청난 일들을 지역구, 비례대표를 포함하여 총 300명의 국회의원들이 감당해야하니, 국회의원들이 바쁠 수 밖에 없나봅니다. 한 예로 300명의 국회의원들이 상대해야 하는 기관만 총 433개이고, 의원 1인 당 소화해야하는 위원회(상임위원회, 특별위원회)가 많을 경우에는 최대 6개, 국회의원 한 명당 감사해야 하는 예산은 1조 정도(하루에 몇 십조가 넘는 예산관련 회의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음)나 되니 말입니다.  

이렇게 주어진 일만 하기에도 너무나도 바쁜 국회의원과 하고 싶은 일이 너무나도 많은 시민단체가 만나는 것은 과연 가능한 일일까요? 

정답은 “물론”이고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열정도! 뜻도! 아이디어도!! 많지만 권한이 없는 시민단체와, 권한은 (그리고 돈도?) 있지만 너무 바빠서 실행하지 못하고 있는 국회의원들간의 만남은 매우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합니다!

한 예로 토론회를 연다고 해도, 시민단체들은 이슈를 제기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싶어도 대관료, 자료집 등등 재정적인 문제 때문에 선뜻 열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요, 이때 국회의원과 협력을 하면, 의원실에서는 배정되어 있는 연구, 정책개선 예산을 이용하여 토론회를 개최할 수가 있는 것이죠~

시민단체와 국회가 협력을 하는 모습을 권오재 비서관님은 무대 앞에서 드러나는 협력과 무대 뒤에서 드러나지 않게 협력하는 모습으로 나눠서 설명해주셨는데요,

무대 앞이라는 것은 정말 말그대로 보이게 협력을 하는 모습으로 한 예로 국회 정론관에서 함께 기자회견을 하는 것인데요, 별거 아닌거 같아도 “국회” 정론관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국회의원밖에 없기 때문에 이런 협력도 이슈파이팅을 위해서 필요할 것입니다. (물론 서로 중앙에 서겠다고 신경전이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하하)

뿐만 아니라 법을 만들기 위해서는 꼭! 국회의원과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국민이 입법청원을 할 수 있지만 입법청원을 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의 소개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여기에는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한데, 시민단체는 독자적으로 입법청원을 하면 소위 “뽀대”는 날지 몰라도, 실제로 입법 청원을 통해 법이 통과된 경우는 없기 때문에, 아쉬운대로(?) 국회의원을 통해 법을 발의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국회에서 경험이 많은 시민단체들과 함께 관심 있는 이슈에 대해서 실태파악과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정책자료집을 함께 만들 수도 있고, 이슈를 공론화하기 위해 토론회를 함께 개최할 수도 있습니다.

무대 뒤에서 – 보이지 않게 협력하는 방안들에 대해서도 잘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우선 처음에 설명을 들은 것과 같이 국회의 세가지 역할 중의 하나가 행정부를 감시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국회의원들은 정부의 자료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국민들도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정부의 자료를 요청할 수 있지만, 정보공개청구의 근거가 되는 법조항을 통해서는 정보공개를 피해갈 수 있는 정보도, 국회의원이 요청하는 경우에는 공개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주셨던 팁 중에 매우 실제적인 것은 자료 요구를 할 때에는 구체적으로 피해나갈 길이 없도록  요청하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막연하게 몇년도부터 몇년도까지 이런이런 정보를 주세요~ 라고 하기 보다, 아예 표를 만들어서 빈칸을 채워달라고 하는 방법으로 정보를 요청하면 확실하게 정보를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국회의원들은 법제실, 예산정책처, 입법조사처 등을 활용할 수 있는데요, 시민단체에서도 국회의원을 통해서 위 기관들에게 관련 정책, 법률, 해외정책/법률에 대해 리서치를 해달라고 요청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리서치의 퀄리티와 스피드에 대해서는 꼭 보장이 되는 것은 아니고, “아는 것이 없다”는 답을 받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최소한 관련 이슈에 대해 살펴보고 “자각” 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기때문에 시민단체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함께 일한다면 이렇게 좋은(?) 국회의원들과 과연 어떻게 하면 일을 할 수 있을지, 비서관님이 노하우를 알려주셨는데요, 

세가지 – 기다림, 존중, 완결성이라는 세 단어로 설명을 해주셨는데, 한마디로 “국회의원도 사람이니까 수단화하지 말고 함께 일을 하는 동료로 생각하고 일을 해라”는 것이었습니다. 

거듭 강조하셨듯이! 국회는 일이 많기 때문에 기다려야 하는 일이 있을 수 있고, 서로 존중하는 태도로 진득하니 협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하나의 이슈, 업무에 대해서만 결합하고 협력하는 것이 아니고, 이러한 문제가 있다는 것에 대해 공감해야하며, 입법청원만 하고 질의하는 것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예산이든 법안이든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까지 협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입법을 위해 토론회를 같이 하고 법을 만들어 발의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법을 ‘통과’시키는 데까지 협력할 수 있는 완결성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권오재비서관님의 말씀을 한참 듣고 나니, 이번 살롱드어필의 제목에 문제가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회의원의 “쓸모”만 생각했지, 국회의원도 24시간 제한된 하루를 사는 사람이라는 것을 생각을 안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의 고민은 어떻게 “써먹을까”가 아니라 어떻게 “협력할까”여야 되는데 말입니다.

강의가 끝난 후, 많은 질문들이 오갔는데 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질문은 본인은 정치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이 있어서 국회의원들에 대해서도 좋은 마음이 안든다고 하시면서, 좋은 국회의원 있으면 소개 좀 시켜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국회의원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신문의 1면에 나갈 수 있는 이슈들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갖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국회의원들이 중요한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은 국회의원의 탓이 아니라 결국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탓이라고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지만 좋은 일, 의미있는 일을 하는 국회의원들이 분명 있는데, 국민들은 관심이 없고, 그래서 그 의원은 결국 다음에 당선이 되지 않고, 화려하게 몇방 터뜨리는 것 같지만 정작 살펴보면 그다지 중요한 일은 하지 않는 것 같은 의원들은 계속 자리를 꿰차고 있다는 것이죠…

결국 던져야하는 질문은 왜 국회의원은 신문 1면에 나갈만한 데에만 관심을 가질까가 아니라 “우리”는 어떤 이슈에 관심을 갖고 있냐는 질문인 것 같습니다. 국회의원을 붙잡고 제발 중요한 문제에 관심을 가져라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우리 자신이 중요한 문제에 관심을 갖고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한다면 그 이슈가 신문1면에서 다뤄질 것이고 국회의원은 자연스럽게 앞다투어 그 문제를 다룰 것이기 때문입니다.

시민단체와 국회가 협력하는 방법에 대해 잘 배웠으니 앞으로 어필에서도 국회와 함께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어진이 속기, 권민지 편집, 정신영 정리)

최종수정일: 2022.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