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필 시즌2 안국동 시대를 열다

2012년 5월 23일

어필 사무실이 오늘(2012년 5월 13일)이사를 갔습니다. 저희도 이렇게 갑작스럽게 가게될지 몰랐는데, 정말 거짓말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어필 문을 열면서 2011년 1월 3일 반포동에 사무실을 얻어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30평 정도로 넓기는 한데 너무 월세 부담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올해 부터 적자가 누적되어온 어필은 임차기간이 남아 있었지만 2012년 1월 부터 부동산 중개사무실에 방을 내놓은 터였습니다. 그러나 지난 4개월 반 동안 방을 보러 온 사람은 딱 2명 !! 4월에는 하도 답답해서 동네에 있는 부동산 중개 사무실을 모두 다니면서 사무실이 빨리 나라도록 해달라고 통사정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자택 근무라도 할 요량으로 새로운 임차인이 구해지기만 언제든지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2012년 5월 9일 수요일에만 3명이 사무실을 보러 왔고, 급기야 그 중에 한 명이 들어오고 싶다고 하면서 계약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조건이 이번주 일요일까지 사무실을 비워달라는 것입니다. 뜨악~ 그날 오후에 어필의 여성 동지들이 모두 안국동으로 달려가 그 근처의 사무실을 알아보았는데, 월세 부담을 줄이면서 들어갈만한 괜찮은 방을 찾는데 실패하였습니다. 그래서 실의에 빠져 터벅터벅 안국역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는데 안국역 1번 출구 바로 옆에 걸스카웃 회관 건물이 눈에 띄였습니다. 그래서 혹시나 월세가 저렴하게 나온 사무실이 있을까 생각하며 들어가보았더니 5층에 정말 아름답고 월세도 합리적인 그런 사무실이 있는 겁니다. 우리는 금요일 오후 부터 짐을 싸기 시작했고, 일요일 오전에 반포에서 안국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정말 번개불에 콩 구어서 먹는다는 것이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어필 식구들은 아름다운 새 사무실을 찾게 되어서 기뻤지만, 그 때 부터 새로운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마냥 좋아만 했는데, 곰곰히 생각해 보니 월세가 싼 만큼 사무실의 크기도 그만큼 작은 것이었습니다. 방이 하나 밖에 없으니 회의는 어떻게 하고, 상담은 어떻게 하지? 아니 우리가 가진 책상 10개와 책장 4개, 의자 10개가 들어가 공간이 나올까? 어떻게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쓸 것인지 고민이 깊어진 탓인지, 정신영 변호사는 꿈에서도 사무실 배치를 고민할 정도였고, 김종철 변호사는 교보문고에 가서 사무실/작업실 인테리어책을 보고 아이디어를 짜보았습니다. 그리고 안국에 있는 새로운 사무실로 이사를 하는 날 “좁은 사무실을 효율적이고 아름다운 공간으로 승화시키기 위한 3가지 컨셉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1. 메뚜기: 고정 자리를 없애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일 한다. 
2. 트랜스포머: 책상 등 가구 배치를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바꿀 수 있도록 한다. 
3. 여백의 미: 불필요한 것들을 일체 배제하고 단순함을 유지한다. 
 

오늘 위 원칙에 따라 가구 등을 배치했습니다. 아직 몇 가지 정리할 것이 남아 있습니다. 방이 하나이고 탕비실이 없다보니 잡동사니들을 넣을 때가 마땅치가 않아 고민입니다. 난민 등 의뢰인이 찾아 올 때 비밀이 보장되고 편안한 상담실이 없어서 걱정입니다. 이 두 가지 문제가 하루 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여러분도 함께 고민해주고 빌어주시길 바랍니다. 새 어필 사무실이 편안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안국에 있는 새 사무실에서 일하게 된 어필도 새로운 마음으로 일하려고 합니다. 이제부터는 아래 주소로 저희들을 찾아오시기 바랍니다~ 

 *3호선 안국역 1번출구 옆 걸스카웃 회관 505호
최종수정일: 2022.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