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멕시코 노동자의 목소리, Cereal활동가 Felipe의 한국 방문 소회

2017년 1월 23일

2016년 12월 28일 해외 한국기업인권실태조사 보고서 발표회에서 멕시코 전자산업에 진출한 한국 대기업의 노동권침해의 실상을 드러내기 위해 12,095km 떨어진 멕시코에서 25시간을 날아온 펠리페! 어필은 현재 어필이 사무국으로 일하고 있는 기업과인권네트워크(KTNC WATCH)의 2015년 멕시코 현지조사활동을 통해 펠리페 활동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아래에서는 조사발표 보고회를 마치고 작년 12월 29일 어필이 간략히 진행한 펠리페씨에 대한 간단한 인터뷰 및 발표회, 언론보도 내용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Q: 펠리페, 먼저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멕시코 과달라하라에 살고 있는 펠리페 부르게뇨(Felipe Burgueño) 라고 합니다. Cereal 에서 5년동안 근무하고 있으며 인권 활동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Cereal은 멕시코에서 노동자들의 인권을 위해 보호활동을 하고 있는 기구입니다. Cereal은 지난 20여년 동안 과달라하라에서 전자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전자산업은 과달라하라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 중에 하나로서 많은 근로자들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Cereal은 노동자들과 원주민 등 각 단체의 다양한 요구, 즉 노무관계에 관한 다양한 이슈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그들과 함께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CEREAL

– El Centro de Reflexión y Acción Laboral

(The Centre for Labor Action and Studies)

Q: 펠리페, 인권옹호활동을 시작한 동기가 무엇이었나요? 

“대학생 때 Cereal에서 자원봉사자로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자원봉사자로 Cereal에서 일하면서 노동자들에 대한 회사의 모습에서 공정하지 못하고 정의롭지 못한 점을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 문제들을 해결하여 저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Cereal에서 계속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Q: 어필과는 어떻게 알게 되셨죠?

“2015년 기업인권네트워크의 멕시코 현지조사를 인연으로 처음 만나게 되었어요. 기업인권네트워크 프로젝트를 위해 어필에서 먼저 우리(Cereal)에게 연락이 왔었죠. 우리(Cereal)는 어필에게 멕시코 현지 한국전자기업의 근로자들의 근로 여건과 환경 등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또 어필이 현지 멕시코 근로자들과 인터뷰할 수 있도록 미팅 주선 및 통역으로 협력하였습니다.

어필의 변호사님들과 약 2주간의 현지조사를 함께 하면서 어필이 추구하는 목표와 가치를 공감할 수 있었고 지향하는 바와 일하는 방식이 우리(Cereal)와 매우 닮아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어필과 함께 일했던 것은 매우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Q: 이번에 한국에 와서 참가하셨던 해외한국기업인권침해 실태조사 발표회에 대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우선, 하나의 기업이 세계 여러 지역에 각기 다른 영향을 미친 다는 것을 확인을 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서로 연계된 점을 찾을 수 있는데, 매우 열악한 근로여건 및 법규를 기만하는 기업의 운영실태가 멕시코와 인도네시아 및 중국에서 매우 유사하게 운영된다는 점입니다. 비록 그 이유에 대하여 이미 알고 있더라도, 우리는 기업에게 ‘왜’ 그러한지를 질문해야 하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전세계적으로 연대하는 것이 필요하고 또 그 연대는 현재 기업이 가진 근로 문제를 타개할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발표회에서의 펠리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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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회 후기 참조

(www.apil.or.kr/2012)     

멕시코는 코포라티즘으로 인해(Coporatism, 조합주의: 자본과 노동에 대한 국가의 통제방식으로 국가 직접적인 행위주체로서 노사합의에 적극개입하는 형태) 노조가 노동자들을 대표하지 못하는 노동구조 하에서 전자산업에 진출한 한국대기업들의 노조결성 방해, 노동계약, 임금, 처우 등에서 노동권 침해를 조사하였습니다. 삼성전자와 오성기업을 조사한 결과, 근로자들이 노조의 존재여부를 알지 못하고 노동계약서를 가지고 있지 않을 뿐더러, 노동시간 은행제로 운영하여 고용에 대한 불안정성을 증가시키고, 대부분의 근로자가 일주일에 적게는 12시간에서 많게는 20시간을 초과하여 근무실태, 하루 화장실 사용횟수 제한, 휴가사용시기제한 등의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조사팀은 해당 기업들에게 위와 같은 사안을 문제제기 하였으나, 이에 대하여 기업들은 멕시코 노동법 및 EICC(전자업체행동규범,Electronic Industry Code of Conduct)를 준수하고 있으며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답변만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해당국의 노동법과 EICC가 국제기준에 비교해 볼 때 상당히 미비한 것이 현실이고 기업에 대한 문제제기 이후에도 근로 여건은 사실상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한국기업은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좀더 귀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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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페의 멕시코 조사 관련 기사

A. 경향신문, 2017. 1. 2. “한국기업들, 노동자 화장실 가는 횟수도 제한

“멕시코의 노동법 기준은 라틴아메리카의 어떤 나라와 비교해도 낮지 않지만, 외국기업 유치에 열 올리는 정부가 법규 위반을 묵인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여기에 편승해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데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B. 경향신문, 2016. 12. 28. “임금체불구타폭언삼성·LG·포스코 등 해외 한국기업의 노동인권 ‘민낯‘ “

“1분 정도만 늦어도 공장 출입배제, 집으로 돌려보냄“

“한국인 관리자의 언어적·신체적 폭력”

“화장실 이용이 하루 1~3회만 허락”

“주먹구구식의 근로계약서 작성”

C. 민중언론 참세상, 2016. 12. 28. 삼성해외서도 현지인 매수와 보복 의혹…”매달 돈받으러 가

“노조를 조직하거나 회사에 불만을 제기하다가 해고가 되는 경우 블랙리스트에 올라가 다른 회사에도 취직하는 것이 어렵다”

“해고는 사직서에 서명하는 것을 강요하는 방식”

“삼성전자는 현지 공장에 노동조합이 있다 주장하고 있지만, 인터뷰한 모든 노동자들은 삼성전자에 노조가 없다고 하거나, 있다 해도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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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노동자들의 인권문제 해결을 위한 바람직한 방향은 어떤거라 생각하세요?

“무엇보다도 노동자로서 마땅히 가지는 권리에 대해 우리 모두가 잘 알고 배워야 합니다. 근로에 대한 권리를 아는 것은 근로문제해결에 있어 시발점이자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주변에서 서로 서로 가진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권리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Q : 어필 후원자분들께도 한말씀 남겨주세요.

“먼저, 자발적으로 어필의 든든한 지지자가 되어주시는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어려움에 처해 있으나 열악한 여건으로 인해 제대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약자들이 우리사회에는 존재합니다. 이런 분들의 목소리를 귀 기울이고 이를 대변하는 어필의 활동은 꼭 필요할 뿐만 아니라 사회균형을 이루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 마지막으로 한국에서의 남은 계획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우선, 서울대 인권센터 한인섭교수님과 만나고 및 삼성 본사 앞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농성현장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또 아름다운 서울의 명소를 돌아볼 생각입니다. 서울에는 멋진 곳이 많은 것 같아요. 특히 한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많이 알 수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여러분 모두 멋지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Adiós!”

(펠리페와 함께한 어필)

(고궁탐방)

멕시코의 노동자들을 대변하고 한국기업의 실상을 밝히는데 협조하고자 멕시코부터 서울까지 하루를 꼬박 비행기에서 보내고, 또 집요한 원고요청에도 언제나 웃으며 ‘OK’, 귀국편 비행기 연착으로 만 이틀 동안 공항과 비행기에서의 숙식 등 어떤 상황 속에서도 해탈한 미소와 웃음을 잃지 않던 그 여유.

한국에 있는 동안 박물관, 고궁만 돌아다니며, 심지어 몹시 추운 날임에도 촛불집회까지 참여하며 한국에 대한 문화와 역사에 대한 큰 관심과 귀 기울인 열정.

저 멀리 지구 반대편에도 타인에 대한 배려와 환대라는 가치에 공감하며 힘쓰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벅찬 하루였습니다. 어필의 동반자이자 든든한 지지자인 펠리페씨와 앞으로의 ‘무스비(인연)’를 기대하며 포스팅을 마칩니다.

펠로우 변호사 이명광 작성

최종수정일: 2022.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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