덫에 빠진 한국의 난민들
한국에 있는 많은 난민들은 다양한 덫에 빠져있습니다. 위험이 분명한 본국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한국에서 안정적인 체류지위를 얻을 수도 없고, 그 와중에 심사는 늦어지고 결과는 부당하게 기각되고, 소송으로, 재신청으로 이를 다투는 기간동안에 본국을 떠나온 시간은 점차 멀어지고, 난민사유를 주장할 근거도 점차 희미해지고. 서로 함께 만나 사랑하여 한국에서 아이를 낳고, 아이는 체류자격도 없는 채 인종차별을 감내하며 한국인으로 살아가고, 언제 가족이 어떻게 잡힐지, 어떻게 추방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하루하루를 일구어 가는 난민들, 그렇게 덫에 빠진 한국의 난민들이 많습니다.
덫에 빠져 재신청에 도달하여 하루하루를 살았던 난민 A씨의 가족
아프리카의 한 국가에서 온 난민 A씨는 위험에서 빠져나와 한국에 도착하였으나 난민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치열히 다퉜던 소송과정에서도 마찬가지로 수많은 증거들에도 불구하고 패소를 거듭하였습니다. 현재의 구조상 1차심사에서 정상적 심사를 받지 못하면, 형식적으로만 존재하는 이의신청에서는 물론이고, 정상적 대리가 어려운 소송단계에서도 순차적으로 난민지위를 확인받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난민 A씨의 아내 B 역시 마찬가지로 또다른 사유로 난민신청을 하였으나 기각에, 소송 패소를 거쳤습니다. 슬하에 두 자녀가 한국에서 태어났고, 아직 자신들의 법적 처지를 모르는 채 어린 나이에 한국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라나고 있습니다.
결국 A씨의 가정은 다른 많은 덫에 빠진 난민들과 마찬가지로 과거심사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희미한 가능성에 기대어 다시 2차로 난민신청을 하여, 외국인등록증도 없이 출국명령서에 3개월씩 유예도장을 너덜너덜하게 몇년간 찍어가며 살았습니다. 부유하는 삶, 어디에도 뿌리내리지 못하면서 연명하는 삶. B는 극도의 스트레스 속에 한번 유산을 경험하지만, 무뎌지며 가족은 어떻게든 견딜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과거의 심사과정의 문제 등을 분석하며, 다양한 방법으로 위 가정을 조력해왔던 어필의 지속적인 도움 끝에, 난민A씨의 가족은 최근 인도적 체류지위를 얻었습니다. 그 자체로는 아직 사회보험적 안전망에서 벗어나있어 병원한번 가기 어렵지만, 이제 더 이상 ID도 없는 미등록체류자가 아니라, 최소한 쫓겨날 두려움 없이 한국에서 미래를 일구며 가족이 살수 있게 되었습니다.
덫에 빠진 많은 난민들은 이야기 합니다. “이미 내 인생은 망가졌다. 내 자녀들만이라도 어떻게 인간답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 그 희미한 희망의 바램을, 어필이 최선을 다해 조력해갑니다.
(어필 이일 변호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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