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외국인보호소 ‘첫인상’ 방문기

2014년 1월 4일

저, 강성웅 인턴은 이번 1월 23일에 어필의 이일변호사님과 함께 청주외국인보호소에 갔다 왔습니다. 어린시절부터 미국에서 자란 저는 한국의 이주행정과 구금제도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터라, 많은 기대를 하고 보호소에 가게 되었습니다. 애초에 10시에 사당역에서 출발하기로 했지만 변호사님께서 25 분 늦는 바람에 뜨거운 커피를 마시며 추운 버스 정류장에서 떨면서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곧 추위를 잊을 만큼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청주보호소로 향해 갔습니다.

청주외국인보호소에 도착했는데 제 첫인상은 감옥과 다를 것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옆에 있는 교도소와 다름없이, 보호소를 둘러싸는 벽은 왠지 범인들을 도망가지 못하게 하려고 높이 쌓아지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보호소 앞문을 지나서 내문에 들어가보니, 쓸쓸하고 얇은 살얼음이 깔려있는 미니 운동장이 보였습니다. 나중에 보호소에 구금되어있는 난민 신청자에게 물어보니, 그 운동장은 3달 동안 쓰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운동장을 쓰기 싫어서가 아니라 보호소에서 운동장을 여유있게 쓸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약90분간 면회를 하는 동안 난민 신청자는 같은 말을 끊임없이 반복을 했습니다.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 부당한 대우를 받았던 과거와 현재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상태, 보호소를 나가기 워해서 열심히 하는 활동 등을 말해주었습니다. 자신이 현재 처해있는 상황이 얼마나 절박하면 같은 말을 계속 반복할까 하는 생각에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견디지 못하고 두려워 하는 것이 구금되어서 이동의 자유가 철저히 제한되는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형사 피고인도 아닌 난민 신청자가 체류자격 위반만을 이유로 장시간 동안 기약 없는 구금을 감내해야 한다는 사실이 부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보호”를 하기 위해 “보호소”라고 하지만, 사실상 감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구금 기간에 상한이 없으니 감옥보다 더 견딜 수 없는 곳일 수도 있습니다.

 

보호소를 떠나면서 난민 신청자가 빨리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의 보호소와 난민법의 현황을 고려하면 신청자가 미래에 보호소에서 풀려날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도와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도를 변경시키고 개혁하는 일이 어필의 변호사와 한국의 공익 변호사들이 해야 할 중요한 일입니다. 이것을 이루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조금씩 조금씩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하다 보면 언젠간 이룰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어필에서 일하는 동안 어필 변호사들의 열정을 보고 느끼면서 그러한 희망이 살아있다는 것을 확신했습니다.

(6.5기 인턴 강성웅 작성)

최종수정일: 2022.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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