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정권에 대항하시며 옥고 이후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출범의 초석이 되셨던 고(故) 지학순주교님의 뜻을 기리며 전세계의 인권활동가 또는 인권활동단체들에게 시상하는 지학순정의평화기금(http://www.justice.or.kr/)의 지학순정의평화상 제18회 수상자로 어필이 추천한 단체 ‘우즈벡인권연합Uzbekistan Human Rights Alliance’이 선정되었습니다.
우즈벡인권연합이 역사와 권위가 있는 지학순정의평화상을 수상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작년말에 알게 된 후 많이 기뻤던 어필은 기금측과 함께 그동안 2015년 3월 11일에 열릴 시상식과 각종 행사에 관한 실무적인 준비들을 도와왔습니다.
► 지학순정의평화상 역대수상자 1997년 제1회수상자 : 민주노동조합총연맹 (Korean Confederation of Trade Unions) 1998년 제2회수상자 : 외국인노동자무료진료소 라파엘클리닉 (Raphael Clinic. A Medical Outreach Project for Migrant Workers in south Korea) 1999년 제3회수상자 : 방글라데시 인권운동가 로잘린코스타여사 (Ms. Rosaline Costa, A Bangladesh Human Rights Worker) 2000년 제4회수상자 : 인도네시아 인권운동가 이부술라미여사 (Ms. Ibu Sulami, A Indonasia Human Rights Worker) 2001년 제5회수상자 : 파키스탄 정의평화위원회 (Pakistan, National Commission for Justice & Peace) 2002년 제6회수상자 : 불평등한 소파개정국민행동 (Korea People’s Action to Revise the Unjust SOFA) 2003년 제7회수상자 : 홍콩 아시아민중진보센터 (Hong Kong, Asian Center for the Progress of Peoples) 2004년 제8회수상자 : 태국 영치우노동조합 (Thailand, Yaung Chi Oo Workers Association) 2005년 제9회 수상자 : 홍콩까리따스 캐티젤베거 (Caritas-Hong Kong, Kathi Zellweger) 2007년 제10회 수상자 : 미얀마 살라이 툰 탄 박사 (Myanmar, Dr. Salai Tun) 2008년 제11회 수상자 : 필리핀 노동자지원센터 (Workers Assistance Center, Inc) 2009년 제12회 수상자 : 룩샨 페르난도 (Sri Lanka, Law & society, TrustRukshan Fernando) 2010년 제13회 수상자 : 자노다얌 (JANODAYAM) 인도 남부 Tamil Nadu 지방의 Chennai시에 본부를 두고 인도의 불가촉천민(Dalit)문제를 다루고 있는 조직 2011년 제14회 수상자 : 아준 칼키 박사(Nepal) 2012년 제15회 수상자 : 캄보디아 지뢰금지운동 (Cambodia Campaign to Ban Landmines) 2013년 제16회 수상자 : 넬레스 테바이 신부(Indonesia) 2014년 제17회 수상자 : 윌래완 새티에(Wilaiwan Saetia-Thailand) 2015년 제18회 수상자 : 우즈베키스탄인권연합 (Human Rights Alliance of Uzbekistan) |
우즈베키스탄 인권연합
우즈베키스탄의 광주학살사건으로 불리운 안디잔 사건(Andijan Massacre) 발생 직후인 2006년에 설립된 “우즈베키스탄인권연합(Human Rights Alliance of Uzbekistan, PAU)”은 Elena Urlayeva를 대표로 한 단체입니다. 1990년부터 초장기 집권하며 구KGB 정보조직을 바탕으로 언론출판, 집회결사 모든 분야에 있어서 압박을 일삼아와 국가폭력의 수준이 매우 높고, 이에 타국에서와 같이 정상적인 차원의 인권옹호활동을 하거나 단체로서 존립하기 조차 어렵게 하는 카리모프 대통령 독재정권 치하에서도 우즈베키스탄인권연합은 수많은 탄압을 받아가면서도 다양한 내용의 인권옹호활동을 펼쳐왔습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인권연합은 최근 몇 년간은 카리모프 정권의 주된 자금줄이면서, 국제적으로 알려지기는 것을 막기위해 정부가 해외 인권단체의 모니터링을 거부하고 있는 비밀 이슈 즉, 국가가 동원한 아동강제노동(forced child labor)으로 산출된 목화채취에 관하여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문제제기를 통해 이를 해외에 알려 아동강제노동을 근절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는 바, 우즈베키스탄 국내에는 접속이 차단되어 있어 해외에서만 접근이 가능한 UZnews웹사이트(http://www.uznews.net/)에 기사를 송고하거나, 연대하는 국제단체에게 알리는 방식으로 이와 같은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이로 인해 국내의 인권실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해외의 제3국 정부와 언론에게 목화채취 아동강제노동의 실태와 심각성을 내부자의 시선과 정보로 정확히 알려 CNN을 비롯한 유수 언론들에 보도케 했고, 또한 우즈베키스탄 아동강제노동으로 생산된 목화의 구매를 하지 못하도록 각국 정부와 기업에 전방위적인 압박과 대사회 홍보활동을 펼쳐온 국제기구로서 미국에 사무국을 두고 있는 Cotton Campaign과 같은 단체가 구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정보기반을 마련하였습니다.
이에, 해외에서는 유럽국가를 중심으로 우즈벡에서 생산된 목화구매를 점차 주저하거나 보류하는 움직임들이 생겨나게 되었고, 구소련 치하에 있을 때 부터 목화밭을 운영해오면서, 중고등학생들을 매년 가을 목화수확철이 되면 학업을 중단시키고 강제로 목화밭 인근에 캠프를 설치하고 2-3달 동안 열악한환경에서 숙식케하며 목화할당량을 채우도록 해왔던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점차 오래된 관행을 지속하는 것에 대해 압박을 받게 되었습니다.
또한, 우즈베키스탄인권연합은 오래된 아동강제노동의 현실을 세계에 폭로하여 이를 근절시키려고 한 노력 외에도 정상적인 인권 NGO가 조직되어 활동하기 어려운 우즈베키스탄 독재정권의 현실에도 불구하고 그 외에도 수많은 인권침해 피해자들을 조력하며 인권운동을 펼쳐왔습니다.
예를 들어 우즈베키스탄인권연합 활동가들은 2005년에 정당하게 시위를 한 것에 불과하였음에도 억울하게 학살당하고 이후 반체제세력으로 낙인찍힌 안디잔 학살희생자들을 지속적, 공개적으로 추모하고 대중들에게 알려왔고, 언론의 자유가 존재하지 않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정권의 부당성을 고발하다 구금당한 기자와 변호사, 인권활동가들의 석방을 위해 전방위적으로 정부를 압박하고,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고 대중들에게 이를 계속해서 알려왔습니다. 또한, 우즈베키스탄인권연합은 공권력에 의해 벌어지고 있는 고문, 강간등의 다양한 차원의 국가폭력을 끊임없이 고발해왔고, 피해자들을 지원해왔으며, 정부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소송도 불사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정신병원에 강제로 감금되거나, 고액의 벌금을 부과받아도 활동가들은 꿋꿋이 버텨왔습니다.
대표 엘레나의 입국과정의 난항과 아델라이다 김의 참석
이번 시상식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수상자들의 참석이었습니다. 지학순정의평화상의 시상이 시작된 이래 한번도 수상자들이 참석하지 못했던 적은 없었는데요. 이번엔 우즈벡인권연합에서 시상식에 참여하기 많은 우여곡절이 있어 시상식 참여가 막판까지 확정되지 못했습니다. CIS권 국가들에는 해외여행을 통제하기 위해 일종의 출국허가(exit visa)가 필요한데, 원래 오기로 하였던 대표 엘레나와 루스타프에게 우즈벡 정부가 출국허가를 오랫동안 내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여러가지 노력들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경력을 갖고 있고 상징성이 있던 대표 엘레나를 비롯한 활동가들이 시상식 참여를 위해 출국코자 한다는 것을 안 우즈벡 정부는 끝까지 이를 막았고, 오히려 정당한 국민의 출국을 막는 이유에 대해서 항의하는 활동가들을 구금하는 등 끝까지 이를 허가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대표 엘레나는 영상을 통해 한국에 메세지를 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안타깝지만, 절절한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결국 우여곡절끝에 법률업무를 주로 맡아서 하시던 아델라이다 김(Adelaida Kim) 활동가에게만 유일하게 Exit visa가 나와 시상식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델라이다 김은 구소련 시대 우즈벡으로 강제이주되었던 고려인의 후손으로, 고려인 2세였는데 태어나서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아보게 된 강인한 활동가였습니다.
시상식의 모습들
세종호텔에서 진행된 시상식에는 카톨릭계 인사들과 함께 각계각층의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셔서 함께 축하와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사진으로 뜨거웠던 분위기를 느껴보실까요?
따뜻하고 감동적인, 어려웠던 만큼 더욱 감동적인 시상식이었습니다. 소련붕괴 이후 여태까지 개헌을 통해서 영구집권을 길을 터놓은채 24년이상 대통령이 독재를 펼치고 있는 우즈벡의 인권활동가에게 박정희 독재정권에 대항했던 지학순주교님의 고귀한 뜻이, 그리고 엄혹한 정치상황 속에서도 자신들의 활동을 함께 주목하고 연대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큰 격려가, 그리고 더 안전하고 당당한 활동에 대한 발판이 되었기를 바래봅니다.
(이일 변호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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