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꿈꾸고 매일 꿈을 이루며 사는 변호사들

2012년 10월 19일

매일 꿈꾸고 매일 꿈을 이루며 사는 변호사들.. 

-인권 포럼 난민지원과 변호사의 역할 후기    

 젊은 시절에는 누구나 한번쯤 자신의 삶의 발자취가 누군가에 도움을 주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이고 싶다라는 꿈을 꾼다. 그래서 로스쿨 입학의 관문 중 하나인 교수님들과의 면접에서도 젊은 우리는 이러한 포부를 당차게 밝힌다. 사회에서 소외 받고 자신의 소리를 낼 수 없는 힘없는 자들을 변호해주는 섬기는 변호사가 되고 싶어 지원하게 되었다고.. 하지만 오늘 스피커로 강단 앞에 서신 변호사님께서 꼬집어 내셨듯이 우리가 한 해씩 나이를 먹으면서 각박한 현실과 부딪칠 때마다 우리의 꿈은 점차 희미해져 기억 속의 추억으로만 남을 때가 많다. 하지만 오늘 우리는 매일 매일 꿈을 이루고 또 다른 아름다운 꿈을 꾸시며 살아가고 계신 두 분의 강사 변호사님으로부터 도전을 받아 다시 우리 안에 꿈틀거리던 꿈의 씨앗을 피워 보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성균관대에서 개최한 인권 포럼에서 우리는 난민들을 돕고 계신 황필규, 김종철 변호사님을 통해 그 분들이 어떤 꿈을 꾸고 또 어떻게 꿈을 이루어 가고 계신지를 들을 수 있었다.      

먼저 황필규 변호사님을 통해 우리가 얼마나 난민에 대해 무지할 뿐 아니라 무관심하며 잘못된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지를 짚어 볼 수 있었다. 우리는 난민 이라는 말에 반사적으로 TV화면에 비춰지는 아프리카 지역의 난민 캠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떠올린다. 하지만 난민은 우리의 곁에서 일상을 살아가며 자신의 자아를 실현해 가길 원하는 지극히 평범한 우리와 다르지 않다라고 변호사님께서 강조하셨다. 정치적, 종교적 등 다양한 이유로 고국으로 돌아가게 되면 목숨까지도 잃을 수 있는 위험에 처해지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타국에서 살기로 결정 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한국에서 난민의 지위를 얻도록 돕는 것은 참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씀하시며 2005년 처음 난민 사건을 맡으셨던 때를 회상하셨다. 관련 판례는 난민 신청자가 패소한 3번의 사건뿐이고, 난민과 관련된 한국어로 번역된 자료는 하루 만에 다 읽고 소화 낼 수 있을 만큼의 적은 양이고, 난민들은 인권 단체들 사이에서 조차도 관심 밖의 사각지대에 있었기 때문에 좌절 되었던 순간도 많았다고 하신다. 그때 보다야 지금은 난민지원 변호사 100여명에 이르고, 판례도 1000개에 이르며, 다루는 문제도 사회정착 문제까지 예전과는 양적으로 질적으로 다른 수준에 이르고 있지만 여전히 난민 신청과 그 이후에 겪어야 할 문제는 너무나 많다며 아쉬워하셨다. 무엇보다도 신청 후 난민으로 인정 받기 까지 몇 년이 걸리는 시간 동안 아무런 지원조차 없어 이들은 생존하기 위해서 불법을 행하거나, 법을 준수하기 위해 굶어 죽던가 하는 양단의 선택을 해야 할 때가 대부분이기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법적 조치를 마련 하는 것도 시급하다고 덧붙이셨다.   

  황필규 변호사님을 통해 난민에 관한 전반적인 이해와 우리나라 내에서 난민을 좀 더 효과적으로 돕기 위해 NGO들 과의 난민네트워크 구축 등 굴직한 변호사의 역할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면, 김종철 변호사님의 많은 경험담을 통해서는 난민의 친구가 되어주는 변호사의 면모를 배울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인상 깊었던 것은 15살 어린 나이에 홀로 한국으로 오게 된 소말리아 소년에 관한 이야기였다. 어린 아이가 홀연 단신 이국 땅에서 지내게 되는 것을 안타까워하시며 아빠의 마음으로 아픈 곳을 치료해 줄 수 있는 의사 선생님들을 방문하고, 또 아이가 지속적으로 배움의 끈을 놓치지 않도록 이 아이를 맡아 교육해 줄 수 있는 학교를 수소문 하시기도 하셨다는 말씀을 듣는 동안 변호사라는 직업에 대해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변호사 하면 법정에서 논리적으로 똑부러지게 말 잘 하는 사람 그래서 다가가기 조금은 힘든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또 그것이 변호사로서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모습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변호사님의 삶을 통해 변호사는 힘든 사람들의 삶을 함께 나누어 주는 정 많고 따뜻한 옆집 아저씨와 같은 소외된 사람들의 이웃사촌이 되어 줄 수 있다라는 것을 배웠다.       교수님이 스피커로 초청되신 두분을 난민을 도와주시는 전문 변호사라고 소개하셨다. 1시간 여의 짧은 시간이 두 분의 변호사님들로부터 10년 이상 난민을 위해 일해 오시며 쌓아 오신 그분들의 전문성을 배우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시간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오늘 우리는 전문성 보다 더 큰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두 분의 삶이 특별해 보이고 멋져 보이는 것은 많은 사람들과 달리 “나”를 먼저 생각하기 이전에 소외되고 힘이 없는 “너”를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우리는 “나”를 포기하지 못하기에 젊은 날 수없이 꿈꿔왔던 아름다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지 못한채 수많은 장면에 그저 스쳐 지나가 버리는 엑스트라로 우리 인생의 드라마를 끝낼 때가 많다. 하지만 오늘 우리 앞에 서 계신 두 분은 다른 사람들을 먼저 생각하는 특별한 힘과 창조성으로 꿈이라는 무대의 주인공이 되어 젊은이들의 가슴 속에서 희미해져 가고 있는 꿈을 다시 한번 불 태워 주고 계신 너무나 멋진 삶을 살아가고 계신다. 나도 언젠가 나이가 들었을 때, 젊은이들 앞에서 당당하게 “나는 오늘도 꿈을 이루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말하겠다는 기분 좋은 상상으로 나의 꿈 앞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 본다.

(4기인턴 박효주)

최종수정일: 2022.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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