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2011.7.26. 난민신청자 모녀가 방문을 했습니다. 지금 있는 쉘터에 계속 신세를 지는 것이 미안해서 일을 하고 싶은데 외국인등록증이 나오지 않아서 그 문제도 상의하고 인사도 할 겸 APIL사무실에 들렸다고 했습니다. 인도적체류허가를 받은 상태에서 난민불허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을 한 분입니다. 인도적체류허가를 받은 분들은 외국인등록증+고용계약서+고용주의 사업자등록증을 제출하면 취업허가를 받을 수 있는데,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고 외국인등록증을 신청한지 2달 가까이 되는데 아직 발급이 안되었습니다. 요즘 조폐공사에서 외국인등록증을 찍어내고 있어서 평소보다 더 늦어진다고 하네요. 쩝~ 그분 하는 말이 빨리 일을 해서 돈을 벌어 신세진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보답해서 사람구실을 해야 할텐데요 라고 여러번 말합니다. ‘사람 구실’ 이란 말이 참 생소합니다. 지난번은 저를 기억하지 못하는 딸에게 “야, 누구야 너는 양심도 없다”라고 하더라구요. 같은 단어를 쓰는데 그 용례가 참 다르네요. ㅋ 하여간 난민들에게 단순히 생계 지원을 하는 것 보다는 이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하여 삶을 자율적으로 꾸려가도록 하는 것이 훨씬 더 인권적이라는 어찌보면 당연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그분이 돌아가시면서 주머니에서 꼬깃꼬깃 접은 만원자리 2장과 천원자리 2장을 주시길래 사양을 했더니 제 바지 주머니 속에 돈을 잡은 그 손을 불쑥 집어 넣고는 (제가 돈을 빼서 돌려드릴까봐) 한 동안 계셨습니다. 저는 민망하고 또 감사해서 더 이상 거절하지 않고 후원금으로 잘 사용하겠다고 인사를 했는데, 그제서야 제 바지 주머니에서 손을 빼시더군요. 대략 난감 ^^;; 그분과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동안 이승은, 정유인씨는 그분의 딸과 팥빙수를 100번 정도 만들었다는데, 엄마가 돌아 가자고 하니 놀아준 언니들을 쳐다 보지도 않고 그냥 가버리네요. ㅋ정들까봐 그랬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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