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진행을 맡아주신 프로젝트 노아의 박근우 원장님)
더 나은 이야기.
지난 주 금요일, 스페이스 노아와 어필의 공동 주최로 ‘더 나은 이야기’가 스타트를 끊었습니다. 첫회를 맞이하는 ‘더 나은 이야기’ 에는 방글라데시 출신 난민 로넬씨가 오셨습니다.
줌머족 게릴라부대 활동을 하던 로넬씨. 로넬씨가 탔던 버스가 방글라데시 정부요원 (FIU)에 의해 습격당해, 로넬씨는 그 자리에서 체포되었습니다. 군대 구치소로 이동되 3년간의 구금을 당하기도 했였습니다. 그 후 방글라데시를 탈출해 여러 나라를 거쳐, 1994년에 처음 한국 땅을 밟았습니다. 그리고 2004년 난민 지위 인정을 받았습니다. 현재 강연 등을 통해 줌머족의 문화와 인권침해의 현실에 대해 활발히 알리고 있는 로넬씨. 그렇다면 왜, 로넬씨는 난민이 되어야만 했을까요?
[APIL] Jumma from APIL Korea on Vimeo.
(더 나은 이야기 프리뷰로 스타트를 끊어주신 용기있는 줌머인, 로넬씨)
줌머족이라서 차별을 받아야 했던 날들.
벼농사와 채소,과일을 재배하는 밭농사의 비율이 각각 3%에 불과한 산림지대, 방글라데시의 치타공 힐트랙지역은 원래 줌머족이 살던 땅이었습니다. 방글라데시 주민의 대부분은 뱅갈족이지만, 치타공 지역만은 1940년 뱅갈족의 비율이 2%에 불과했을 정도로, 줌머족이 주류인 땅이었습니다. 줌머족은 인종, 종교, 문화 등, 방글라데시의 주 인종인 뱅갈족과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그러나, 1971년 방글라데시가 파키스탄에서 독립 후, 뱅갈족은 줌머족을 배제하고 헌법을 제정했습니다. 또한 도시 인구 밀도를 줄이고, 줌머족을 주변화시키기 위해 뱅갈족 도시빈민을 치타공 지역으로 이주시켰으며, 이주 뱅갈족의 토지 침탈을 방조했습니다. 뱅갈족을 보호하겠다는 명목으로 치타공 지역에 초소를 배치했지만, 이는 줌머족을 감시하고 차별하기 위한 장치였습니다. 이렇게 줌머족의 삶의 터전을 침탈한 뱅갈족은 강간, 살해 등의 인권 침해 행위를 자행하였습니다. 이러한 방글라데시 정부에 항거해서 1976년경 부터 줌머 족들은 무장 투쟁을 벌였습니다. 그러한 무장 투쟁은 1996년 아와미 리그가 이끄는 방글라데시 정부와 평화협정을 맺었습니다. ‘평화협정’을 맺었다란 말만 보면, 더이상 줌머족은 차별을 받지 않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는 끝이 아니었습니다. 오늘날까지도 줌머인을 향한 강간,학살, 체포, 구금 등의 인권침해 행위가 끊임없이 자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방글라데시 정부가 자랑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캡타이댐 입니다. 그러나 방글라데시 정부에 의해 캡타이댐이 건설된 이후, 댐 주변에서 살던 줌머족의 땅이 수몰되, 줌머족은 정든 땅을 떠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수도인 다카까지 전기가 가지만, 정작 캡타이 댐 근처에 살고 있는 줌머족들은 전기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2007년, 유엔 총회가 선주민들의 권리, 존엄성, 문화, 전통을 지키기 위해 선주민의 권리에 관한 선언을 채택했음에도 불구하고, 방글라데시 정부는 ‘방글라데시는 이슬람국가이다.’, ‘방글라데시에 선주민은 없다.’라고 주장하며, 치타콩 힐트랙 지역은 ‘빈 땅’이라 주장하면서 줌머족을 철저히 배제하고 있습니다.
이는 일본의 아이누족 차별, 호주의 애보리지니 차별, 뉴질랜드의 마오리족 차별과 같이, 지금까지 선주민을 소외시켜왔던 역사와 너무나도 비슷합니다. 다행히도 오늘 날, 줌머족에 대한 관심이 커져 일본,동남아,유럽 등 여러 나라의 시민들은 줌머족의 인권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유엔에 로비하는 등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방글라데시에 의한 줌머족 차별의 실태에 대해 말하시는 김종철 변호사)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
로넬씨의 강연이 끝나고, 강연을 들었던 모든 사람들은 Take Action 시간을 가졌습니다.
Take Action은 우리 모두가 앞으로 줌머족을 위해 어떠한 일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는, 창조적인 시간이었습니다. 작게는 주변 친구들에게 알리자는 의견부터 시작해, 크게는 방글라데시 제품을 보이콧하거나, 국내 여론을 형성해 방글라데시 정부를 압박하자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는다면,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직 우리 나라는 캐나다, 호주 등 난민 제도 선진국에 비해, 난민에 대한 관심과 의식이 부족합니다. 한국에도 난민이 있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고, 자국민도 힘든데 왜 난민을 도와야하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정신영 변호사님께서는 ‘독도 문제’, ‘위안부 문제’ 등, 우리 나라가 안고 있는 이슈들이 결코 우리 나라의 노력 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를 생각해본다면, 우리가 난민문제에 왜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 모두의 작은 관심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디딤돌이 되길 바랍니다.
(작성: 5기 인턴 이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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