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구금된 난민신청자 풀려나다 !!!

2년 가까이 구금되었던 난민 신청자 N씨가 어제 풀려났습니다 !!! 이 소식은 한 동안 좌절(?)에 빠져 있었던 어필 식구들에게 마치 단비와 같은 기쁨을 주었습니다. 왜 좌절에 빠져있었나고요?

난민 소송에서 승소한 이후에 우리들은 N씨가 당연히 풀려날 것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우리의 예상과는 달리 당국은 난민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N씨는 계속 가두겠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 우리의 실망도 컸지만 당연히 풀려날 것으로 알고 있었던 N씨의 실망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였을 것입니다.

그 뿐 아니라 그 이후에도 우리는 N씨가 풀려 날 수 있도록 안 해 본 것이 없을 정도로 거의 모든 방법을 총 동원했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계란으로 바위치는 기분이 들기만 했습니다. 

무슨 일을 했냐고요? 

1) 우선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를 당한 사람도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으면 석방하지 않느냐?”라고 하면서 최초로 온라인 서명운동을 벌였습니다. 이 서명운동에 참여한 국내외에 있는 100여명의 지지자들의 명단과 호소문을 법무부장관에게 보냈습니다. (http://www.apil.or.kr/1030, http://www.apil.or.kr/1031)

2)그리고 언론에서도 N씨가 난민사건에서 승소한 이후에도 계속 구금하는 것의 불합리에 대해 다루어 주도록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20896.html)

3)또한 난민소송에서 승소한 N씨를 계속 구금하는 것은 불법적이고, N씨에 대한 장기보호를 가능하게 하는 출입국관리법도 위헌적이라면서 보호에 대한 이의신청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이의신청에 대해서 당국은 기각처분을 내렸습니다. 

4) 어필은 위 기각 처분이 부당, 위법함을 주장하며 그 처분의 취소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고, 위 소송은 아직도 법원에 계속 중입니다. 

5)그 후 N의  취약성과 장기 구금 그리고 항소심에서의 소송준비를 위해 보호일시해제를 신청했습니다. 그리고 그 신청에 대해서 역시 불허처분이 내려졌습니다. 

6) 또한 장기 구금을 하는 경우 3개월 마다 이루어져야 하는 법무부장관의 승인이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았다는 것을 이유로 다시 보호에 대해서 이의신청을 하였습니다(여기에 대해서는 아직 당국의 결정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어필은 위와 같이 국내적인 구제절차만 시도해 본 것이 아닙니다. 7)UN의 자의적 구금 워킹 그룹에 urgent action을 제기하여 N씨에 대한 장기구금이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 규약 제9조의 자의적 구금 금지 원칙에 반한다다고 하면서 대한민국 정부에 N씨의 석방을 요청해 달라는 진정을 제기하였습니다.

이런 모든 시도가 아무런 변화도 낳지 못했지만, 그래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다 해보자는 마음으로 8)이의신청에 대한 기각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에서 장기구금을 가능하게 하는 법규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려고 계획하고 있었고, 9)보호일시해제신청에 대한 불허처분 역시 소송으로 다투려고 준비를 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N씨가 보호일시해제가 아니라 보호해제를 받은 것입니다(보호일시해제는 피구금자가 취약한 상황에 처했을 경우 기간을 정해 놓고 임시적으로 석방되는 제도인 반면에 보호해제는 기간 정함이 없이 풀어주는 제도입니다) . N씨는 장기 구금으로 정신 건강이 너무 악화되어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문제가 신체적으로 아픈 증상으로 나타나는 소마티제이션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래 전에 풀려났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늦게라도 아무 조건 없이 풀려나게 된 것은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풀려나도 머물 곳이 없다면 그것 때문에 또 다른 염려와 걱정을 해야 했을 텐데, 풀려난 N씨에 대해서는 난민신청 초기 단계에서 부터 도움을 주었던 난민인권센터가 숙소를 제공한다고 하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N씨 석방 소식을 들은 어필은 이제 힘든 보리고개를 지나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 창조적으로 그리고 더 꾸준히 이 일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