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5년간 시리아 난민 150명 ‘학생’으로 수용 결정

2016년 5월 23일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 5월 20일 내전이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 출신의 난민 150명을 ‘유학생’ 관련 제도를 통해 일본에 받아들인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관련 언론 보도들

   각 언론보도들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IS로 인하여 취학의 기회를 박탈당한 시리아의 청년들’을 위한 제도로서, 일본 국제협력기구에서 이미 실시하고 있는 기술협력제도를 활용하여 1년에 20명의 청년을 받아들이고, 문부과학성에서 실시하고 있는 국비 외국인유학생제도를 통해 1년에 10명 까지의 청년들을 받아들이기로 하여 2017년부터 향후 5년간 최대 150명을 받아들일 계획이라고 합니다. 일본 국제협력기구는 우선적으로 요르단 및 레바논에 체류하고 있는 시리아 난민에 대하여 유엔난민기구와의 협력을 통해 대상자를 선별할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ref] 아사히 신문, “시리아난민, 150명 수용 일본정부, 유학생으로”, 2016. 5. 19., http://www.asahi.com/articles/ASJ5L6T2MJ5LUTFK012.html [본문으로] [/ref]

시리아 난민들을 ‘난민’ 자격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본질을 외면하고 ‘유학생 신분’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에 대하여 비판의 목소리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임의 분담’으로서의 첫걸음을 내딛었다는 점에 대해 일본의 단체들은 대체로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ref] Japan Association for Refugees, “시리아난민의 유학생으로서의 수용에 대한 발표에 대하여”, 2016. 5. 19., https://www.refugee.or.jp/jar/report/2016/05/19-0000.shtml [본문으로] [/ref]

  

▲ 일본 난민지원협회의 입장  https://www.refugee.or.jp/jar/report/2016/05/19-0000.shtml

한편, 한국 정부는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막연히 국가 안보를 강화해야한다는 입장 외에 구체적인 난민보호에 관한 정책을 전혀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 박근혜 대통령은 ‘대규모 난민위기’를 세계 각국이 함께 책임지자고 이미 제안한적이 있습니다. 소위 프랑스 파리 테러 사건 3일후에 열린 2015. 11. 16. 테러리즘과 난민 위기를 주제의 G20 정상회의 업무만찬에서 “시리아 사태 장기화 등으로 인한 대규모 난민 위기는 국제 인도주의 체제 전반에 심각한 도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난민 발생국은 물론 경유지와 최종 목적지 국가들의 부담과 책임을 국제사회가 함께 공유해야 할 것”. “한국은 2012년에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제정하여 난민에게 필요한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으며, “앞으로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및 난민 수용국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여 난민 문제 해결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는 취지를 밝힌 적이 있습니다.

  

▲ 출처 : 외교부 홈페이지( [G20 정상회의] 박근혜 대통령, 정상 업무만찬(테러리즘, 난민위기) 참석http://www.mofa.go.kr/webmodule/htsboard/template/read/korboardread.jsp?typeID=6&boardid=9795&tableName=TYPE_DATABOARD&seqno=357086

   그러나 실제는 어떻습니까? 0.003%에 머무르고 있는 시리아 난민에 대한 한국 정부의 인정률, 공항에 반년 동안 구금된 28명의 시리아 난민들에 대해서 난민이 아님이 명백하다며 돌아가라고 언급하고 있는 한국 정부의 공식적 자세는 과연 국제사회에 어떤 것을 말하고 있습니까? 한국정부는 오히려 ‘책임의 분담’을 지겠다는 것이 아니라, 한국만 난민보호의 부담을 질 수 없다고 시리아 난민들에게 돌아가라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내고 있습니다.[ref] 최근 진행되고 있는 소송에서 법무부 당국에서 작성하여 제출한 문구들입니다. [본문으로] [/ref] 과연 그동안 한국정부가 어떠한 책임을 부담해 왔는지 심히 의문입니다. 유례없는 인도적 위기 앞에 한국정부는 어떤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입니까?

여러 외교적, 정무적 고려가 반영된 발표로 해석되는 일본 정부의 이번 결정은 진정한 난민보호에는 이르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심지어 보수적 성향을 강하게 보여와 주변국과의 관계를 경색시켜 온 아베 정부에서도 150명의 시리아 난민을 기존의 관련 제도를 이용해서라도 보호하겠다는 입장까지 내놓은 마당에, 그 선택과 한국정부의 선택을 비교해보게 됩니다.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책임의 분담’이 어떤 것이 될수 있을까요? 공항에 반년간 구금해 놓고 있는 28명의 난민들을 석방시키고 난민심사의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밝히는 것이 가장 시급한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

(공익법센터 어필)

최종수정일: 2022.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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