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거리며 짓다, 정의를 │ 21년 6월] 내가 유튜브를 하는 이유 – 박재순 인턴

2021년 7월 7일


  안녕하세요. 공익법센터 어필에서 유튜브 영상을 촬영하고 제작하고 있는 박재순이라고 합니다. 2019년 3월에 어필에 들어왔으니, 어필과 오랫동안 함께했다는 생각이 새삼스레 듭니다.

  어필과 함께하는 동안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하는 일만 보더라도 처음에는 리서치와 통역, 번역을 하기 위해 들어왔는데 지금은 어필 유튜브 채널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어느 날 유튜브를 담당하는 이일 변호사님에게 먼저 유튜브 영상을 만들어보겠다고 자원했던 것이 계기였습니다. 저는 그전까지 촬영이고 편집이고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무모한 용기를 낼 수 있었을까요?

  저는 어필에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좋은 뜻을 가지고 모여있다는 것을 동네방네 자랑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좋은 사람들의 멋진 모습을 동네방네 자랑하는 방법의 하나가 유튜브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유튜브 영상을 만들면서 혹시라도 영상 때문에 욕을 먹지 않도록 뒷받침할 자료를 하나라도 더 찾아서 영상에 넣고, 조잡한 영상 때문에 주옥같은 내용이 지루하다고 느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편집했습니다. 지금은 이제 다른 곳에서도 영상을 만들어 줄 수 있겠냐는 연락을 받을 정도로 실력도 향상하고, 경험도 생겼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완성된 영상이 공개되었을 때 영상미가 좋다는 칭찬보다, 내용이 좋다는 칭찬에 더 행복합니다. 영상의 주인공이 영상을 만든 제가 아닌 변호사님이, 난민이, 이주민이 되었다는 느낌이 들 때 행복합니다.

  이들은 미디어에서 주인공이 되기 어렵습니다. 혹시 되더라도 난민과 이주민은 논문에서 ‘연구 대상’이 되거나, 뉴스나 다큐멘터리에서 ‘이슈’가 되어 나옵니다. 변호사님들도 진지한 얼굴을 하고 ‘활동가’, ‘전문가’로 나올 뿐입니다. 저는 난민과 이주민이 ‘이슈’나 ‘해결해야 할 문제’ 이전에 사람으로 보이게 되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이들을 돕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들도 ‘활동가’, ‘변호사’이기 이전에 사람으로 보이게 되기를 원합니다.

  저는 이런 사소한 감정이 나비효과처럼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저만 돌이켜봐도 그렇습니다. 어필을 지원하기 전에도 저는 분명 학교 수업 시간에, 인문학책에서 난민에 대한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가 중요하고 나와 연관이 있다는 느낌은 어필에 들어와 만난 ‘사람’들의 삶을 보고 듣기 전까지 피부로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어필 유튜브에서는 진지한 이야기를 할 뿐 아니라 변호사님이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다 같이 모여서 MBTI 검사를 하기도 합니다. 난민분이 나와서 밥을 먹으며 한국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이야기를 합니다. 이런 영상을 통해서 제가 한 경험과 느낌의 편린이라도 전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잠시나마 난민, 이주민, 어필 구성원들이 그냥 사람이라고, 친구라고 느껴졌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공익법센터 어필 미디어 인턴 박재순 작성)

최종수정일: 2022.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