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가장 박해받는 소수 민족, 로힝야”
지난 4월 13일, 열아홉번째 살롱드어필은 국제민주연대와 어필이 특별강좌로 공동주최하여 <로힝야: 제노사이드 당한 무국적 난민>이라는 제목으로 로힝야 이슈를 집중 취재해오신 이유경 기자님을 모시고 진행되었습니다. 미얀마 내 차별과 인종청소를 피해 방글라데시의 난민촌에 살고 있는 로힝야족의 수는 70만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불과 몇 년 새 로힝야 난민들이 살고 있는 난민촌은 세계적으로 가장 큰 난민촌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한국 내 로힝야 사태에 대한 무관심과 편견이 존재하지만 이번 살롱드어필에는 참가 신청자가 너무 많아 조기에 신청 마감을 해야 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오셔서 자리를 빛내주셨습니다.
이유경 기자님께서는 크게 로힝야 박해의 역사와 로힝야 박해를 제노사이드로 호명해야 하는 이유에 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역사적 사실부터 현재 상황까지 차근차근 짚어주신 덕분에 로힝야 사태에 대해 몰랐던 사실들을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로힝야 박해의 역사로 살펴보는 로힝야는 누구인가?”
로힝야 사태가 발생한 것이 근래의 일인줄 알았는데, 기자님의 설명을 들으니 로힝야에 대한 박해는 무려 40년 전인 1978년부터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미얀마 당국은 로힝야족이 방글라데시에서 온 불법이민자라는 의미로 ‘뱅갈리’라 부르며 로힝야족의 정체성을 부정해왔고, 로힝야족은 시민권 없이 무국적자로 살며 박해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로힝야족이 오랜 시간 미얀마에 뿌리내리고 살아온 소수민족임을 증명하는 연구들이 많이 있다고 합니다. 우선, 로힝야족이 미얀마에 살기 시작한 것이 최소 8세기부터라는 연구가 있습니다. 아랍상인들이 미얀마에 들어온 8세기를 기점으로 무슬림인구가 살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스코틀랜드 의사인 프란시스 부챠난은 소논문에서 버마제국의 방언인 무하메단, 즉 무슬림 언어를 소개하며, 무슬림 언어를 쓰는 이들은 [ref] https://ko.wikipedia.org/wiki/%EB%9D%BC%EC%B9%B4%EC%9D%B8_%EC%A3%BC [/ref] 아라칸(미얀마 지역 이름. 라카인 주라고도 부름)에 오랫동안 정착해온 이들이고 자신들을 ‘아라칸의 토착민’이라는 의미의 ‘로힝야’로 부르고 있다고 썼습니다. 이 논문의 내용은 이미 18세기부터 아라칸에 무슬림 인구가 살고 있었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또한 이 논문에서는 1740년에 지어진 모스크를 근거로하여 이때부터 무슬림이 마을을 이뤄 살아왔음을 밝히고 있다고 합니다. 영국 SOAS(School of Oriental and African Studies) 대학의 마이클 차니 교수 역시 로힝야족이 미얀마에 살기 시작한 시점을 최소 15세기부터라고 보며 15세기 중반부터 18세기 후반까지 유지됐던 므야욱 왕국에 적잖은 수의 무슬림들이 살고 있었고, 이 무슬림들이 로힝야들의 조상이라고 밝히고 있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로힝야족이 미얀마에 오랜 시간 살아온 미얀마인임을 밝히는 많은 연구들을 소개해주셨습니다. 이러한 연구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로힝야족에 대한 탄압이 계속되었다는 것이 답답했고, 오랜시간 살아온 자신의 삶의 터전에서 ‘이방인’ 취급 당하며 박해받아온 로힝야족이 받았을 고통이 안타까웠습니다.
[ref] http://www.hankookilbo.com/v/95bc6a90c2bc4ff8819e374fd702eaaa [/ref]”명백한 제노사이드”
[ref] http://www.un.org/en/genocideprevention/genocide.html [/ref]’집단 학살 범죄 예방 및 처벌 협약’에서 명시하고 있는 ‘제노사이드’라고 부를 수 있는 요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중 하나에만 해당되어도 제노사이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의도를 가지고 특정 집단의 구성원을 죽이는 행위
둘째, 신체적 정신적 훼손
셋째, 생활환경을 물리적으로 파괴할 의도에 따라 환경을 조성하는 행위
넷째, 산아제한을 위한 조치를 부여하는 행위
다섯째, 아이들을 강제로 다른 집단에 양도하는 행위
로힝야에 대한 박해는 이 요건들 중 다섯번째를 제외한 모든 요건에 부합할 정도로 잔인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ref] http://news1.kr/articles/?3154441 [/ref] 로힝야 사태가 제노사이드일 경우 독일 나치의 유대인 학살, 캄보디아의 킬링필드와 마찬가지로 국제법에 따른 처벌이 가능합니다. [ref] http://seattle.koreatimes.com/article/20180409/1172062 [/ref] 2018년 4월 10일, 국제형사재판소의 파투 벤수다 검사는 ICC 미가입국인 미얀마가 ICC 가입국인 방글라데시로 로힝야들을 대량강제 추방한 것은 ‘반인도주의 범죄’이며 ICC가 사법권 행사가 가능한지 검토해달라고 공식 요청한 상태라고 합니다.
미얀마 군부 독재에 맞서 오랜 시간 가택연금을 당하며 민주주의 쟁취를 위해 싸워온 아웅산 수치의 나라 미얀마. 그런 미얀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힘든 일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왜 아웅산 수치는 이 문제에 침묵하고 있는 걸까요. 그리고 나치의 유대인 학살, 캄보디아의 킬링필드와 닮은 이념, 인종, 종교등에 기반한 동족상잔의 비극이 언제쯤이면 끝날 수 있을지 질문이 많아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양소민 인턴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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