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제3회 전국이주인권대회 참가기

2024년 11월27일과 28일 어필의 김주광 변호사, 이상준 인턴, 안가영 인턴, 손연우 인턴이 전국이주인권대회추진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가 주최하고, UN난민기구와 하인리히뵐 재단 동아시아사무소가 후원한 "제3회 전국이주인권대회"에 다녀왔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전국에서 약 200명의 활동가가 이주민과 난민 권리 보장이라는 공통된 목적을 가슴에 품고 한자리에 모여주셨으며,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아픔을 나누고 이주민과 난민의 인권을 보호하는 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토론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대회 첫날

제3회 전국이주인권대회 개회식에서는 서수정 국가인권위원회 침해조사국 국장과 추진위의 윤성민 감사와동행 변호사, 라연우 제주교구이주사목 나오미센터 활동가가 공통으로 이주민과 난민이 한국 사회에서 직면한 어려움에 관한 이야기와 이러한 어려움을 타개하고 모두가 평등하고 조화롭게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과 연대의 필요성에 대한 좋은 말씀을 나누어주셨습니다.

개회식 이후 기조 발제 시간에는 김현미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가 한국의 이주 정책을 'patchwork' 정책 (통합적이고 일관된 체계를 갖추기보다는, 다양한 상황과 요구에 따라 단편적이고 분산적으로 형성된 특징을 가짐)에 빗대어 설명하며, 조각난 규정과 정책 간 충돌로 인해 이주민의 삶이 불안해지고 결국 이주민에 대한 불평등한 대우가 강화된다는 한국 이주 정책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주셨습니다.

다음 순서로 이주단체 네트워크 소개와 2025년 유엔 인종차별철폐협약 대한민국 심의 대응 안내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있었고, 곧바로 이어진 '대주제 1. 이주정책 나아갈 길, 함께 찾다' 시간에는 아리셀 산재피해자가족협의회가 나와 아리셀 참사는 희생자 대다수가 이주민인 무능한 정부와 무책임한 회사가 만들어낸 인재로, 이후 회사 측의 사과와 진정성 있는 교섭을 끌어내기 위한 많은 단체의 연대를 절박하게 요청하였습니다. 그 이후로는 이주 돌봄 노동자, 위험의 이주화 (이주노동자 80퍼센트가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노동하고 이러한 사업장이 영세하고 안전장치, 안전대책 등이 미흡하여 위험한 사업장이고, 내국인과 비교하면 이주노동자의 산재 사망률이 2~3배에 달한다는 것), 중국동포에 대한 편견과 이해, 이주 아동의 체류권 등록, 미등록, 그리고 그 사이와 같은 주제에 관한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이어진 분과토론과 ‘톡투유: 연대의 밤’ 시간에는 전국에 있는 이주 인권 단체와 활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경험, 이야기, 그리고 이주 인권 관련 일을 하면서 겪은 정신적, 육체적 고충을 나누고 경청하고 서로를 다독여주고 격려하는 따뜻한 연대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대회 둘째 날

대회 둘째 날에는 김현수 서울시자살예방센터 센터장이 '이주인권활동가 마음챙김' 을 통해 이주 인권 관련 일을 하는 활동가들이 겪는 정신적, 육체적 고충과 이를 이겨내기 위해 스스로 기울일 수 있는 노력에 대해 강연하셨습니다. 또한 '[대주제 2] 공존을 위한 길 함께 살다'와 '[대주제 3] 여전히, 그러나 새로운 길, 함께 걷다'에서는 '대구북구 이슬람사원 갈등이 시민사회에 던지는 과제', '낯선 곳에서 어른이 된다는 것', '젠더 폭력과 이주여성', '더 나은 구금이 아니라 구금 없는 사회로', '계절이주노동 제도 현황과 개선방향', '이주어선원 현황과 실태', '이주민과 연대하기 위해 더 고민할 것들: 소수자 난민운동의 관점에서', '장애가 있는 이주민과 그 가족이 겪는 어려움', '기후 위기와 이주' 등 여러 가지 주제를 다양한 전문가들이 발제해 주셨으며, 이후 진행된 폐회식에는 길 잃은 이주 정책, 이주민의 평등, 자유, 안전 보장하라는 요지의 선언문을 낭독하면서 이틀에 걸친 대회가 끝이 났습니다.

클로징 멘트

제3회 전국이주인권대회에서는 화성외국인보호소 방문시민모임 '마중'이 화성외국인보호소에 갇힌 이들을 후원하기 위해 "no one is illegal"이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판매하였는데요. 난민이건 이주민이건 그 누구도 그 자체로 불법일 수 없다는 메시지를 담은 티셔츠입니다. 이 티셔츠 속 문구는 '사람이 불법이 아니라, 제도가 불법이다!'라고 외치는 제3회 전국이주인권대회의 활동가들의 말과도 일맥상통하는데요. 이주민의 평등, 자유, 안전을 박탈하고, 그들의 행동과 존재 자체를 불법으로 만들어버리는 길 잃은 이주 정책이 잘못되었음을 인지하고, 정부가 이주 인권 단체들과 이주민 그리고 난민의 말에 조금 더 귀를 기울여 더 나은 이주 정책을 위해 노력하길 기원하며 글을 마무리지어보겠습니다.

(공익법센터 어필 27기 인턴 이상준, 안가영, 손연우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