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아동의 진정한 보호를 위해 - 보호자 미동반 이주·난민아동 구금대안 마련을 위한 국회 토론회에 다녀와서

2026년 9월 14일

“외국인이냐, 아동이냐”

국경을 넘어온 이주 아동을 마주할 때, 우리 사회는 이들을 출입국 통제의 대상인 외국인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보호가 필요한 아동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직면합니다.

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이주·난민 아동은 외국인이기 전에 아동으로서 보호가 필요한 대상입니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아동에 관한 모든 조치에서 아동 최선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체류 자격이나 국적과 무관하게 모든 아동은 기본적인 존엄과 권리 주체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습니다. 따라서 오직 행정적 편의와 출입국 통제를 이유로 아동을 구금 또는 추방해선 안 됩니다.

그러나 2023년 출입국관리법 제63조 제1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개정된 법률에도 아동 구금을 금지하는 조항은 여전히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법안에서 이주 아동은 실종 상태이다”

2026년 9월 10일, 국회에서 보호자 미동반 이주·난민 아동 구금대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개최되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세이브더칠드런 스웨덴의 사라 그라나트 수석전문위원과 유엔난민기구(UNHCR) 한국대표부 스테판 마이어 부대표의 발제가 먼저 진행되었습니다. 사라 그라나트 위원은 아동 구금을 엄격히 제한하고, 법정 후견인과 사회복지사를 통해 위탁 가정이나 그룹홈 등 지역사회 내 돌봄을 제공하는 스웨덴의 선진적인 보호 체계를 소개했습니다. 이어 스테판 마이어 부대표는 이주 아동을 출입국 관리 대상이 아닌 보호가 필요한 아동으로 우선 대우해야 함을 강조하며, 출입국 관련 구금을 금지하고 지역사회 기반 아동보호체계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는 국제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어필(APIL)의 이일 변호사는 토론자로 참석해 국내 보호자 미동반 이주·난민 아동 관련 실태를 지적하고 입법론적 과제를 제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일 변호사는 현행 행정 체계에서 이주 아동이 놓인 현실을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공식적으로 14세 미만 아동은 추방이나 구금의 대상이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추방과 구금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아동은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부모의 동의에 기댄 '동반생활 허가'라는 명목으로 사실상 구금되거나, 공항 출국대기실에서 방치되는 등 입국 국면에서부터 사실상의 구금을 겪고 있습니다. 

나아가, 현행 출입국관리법, 난민법, 아동복지법 어디에도 '보호자 미동반 아동'에 대한 개념이나 식별 절차, 통계, 담당 기관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법체계 안에서 실종 상태에 놓여 있는 것입니다. 행정청은 이들에 대한 행정적 책임을 지지 않고 있습니다. 행정법 체계 안에서 이러한 실종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행정 목적 달성에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추방과 구금의 측면에서도 아동이 명확히 처분의 대상이 되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하는 정책적 개선이 필요한 현실입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출입국관리법상 아동 구금을 절대적으로 금지하는 방안과, 사안별로 아동 최선의 이익을 판단하여 강제퇴거명령서나 보호명령서 같은 출입국의 결정 통지서에 그 고려 사항이 기재되도록 절차적으로 강제하는 방안이 있습니다.

현재 국내 제도는 보호자 미동반 아동을 발견하더라도 이들을 어떻게 보호할지에 대한 절차가 전무하여 아이들을 법적 공백에 방치하고 있습니다. 명확한 조기 식별 절차나 연령 판정 기준이 없어 담당 공무원의 외견적 판단에 의존하는 실정이고, 후견인 제도 및 아동복지 체계와의 연계 또한 단절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지자체는 예산 근거의 불명확성과 출입국관리법상의 통보 의무를 이유로 체류 자격 없는 아동에 대한 보호 조치를 꺼리고 있으며, 후견인이 없는 아동은 난민 신청이나 소송 제기 같은 절차적 권리를 행사하지 못한 채 의료와 교육 접근마저 차단당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단순히 '아동 구금 금지'를 선언하는 것만으로는 이주 아동을 온전히 지킬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구금 조치를 면한 아동이 길거리에 방치되는 일이 없도록 하려면, 부모 미동반 아동 발견 시 곧바로 아동보호전문기관이나 지자체로 인계할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근거가 수반되어야 합니다. 이일 변호사는 ‘아동 구금 금지가 단순한 정책적 결정이 아니라 누구나 합의해야 할 규범의 중핵’이라고 강조하며, 이는 법에 금지 조항 하나를 추가하는 것을 넘어 기존의 '구금'이라는 단일 경로를 해체하고 그 자리에 '보호'라는 실질적 경로를 놓는 과정이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주 아동이 법적 공백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아동 식별 및 연령 판단 절차를 법정화하고, 부모 미동반 아동에 대한 조치, 아동 최선의 이익 평가 및 영구적 해결책 판정절차, 공항에서의 구금 금지 규정의 신설과 같은 구체적인 입법 과제가 함께 실현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똑같은 이야기를 오랫동안 해왔다”

이번 토론회 현장에 참석하면서 저는 아동 구금 문제의 실태와 쟁점을 한층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어필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출입국 당국의 입장도 함께 들어볼 수 있었고, 스웨덴의 선진적인 보호 체계와 국제 인권 규범을 접하며 사안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어떤 법안들을 거쳐왔는지 되돌아보며,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아동 구금을 완전히 종식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실질적인 행동을 이어가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토론의 끝에서 이일 변호사는 우리가 똑같은 논의를 오랫동안 해왔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제는 법안을 통해 빠른 결정이 내려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동안 입법과 행정 차원에서 보호자 미동반 이주 아동과 난민 아동의 권리 보장 방안에 대해 여러 차례 오랜 기간 논의가 진행되어 왔습니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그간의 논의를 바탕으로, 앞으로는 아동 구금의 종식을 향해 유의미하고 실질적인 발전을 만들어내는 과정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작성 | 어필 인턴 28기 김가영


최종수정일: 2026.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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