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난민지원네트워크는 세계 난민의 날인 6월 20일을 맞아, 난민주간(6.14~20)을 지정하고 난민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점들의 이야기 축제’를 하였습니다. 난민이 우리 곁에 있음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각 단체에서 모인 실무자들은 무려 두달이 넘는 기간동안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난민주간을 준비하였는데요:) 6월 14일 토요일에는 서울역 광장에서 플래시몹, 홍대 놀이터에서 부스를 진행하고 6월 20일 금요일에는 인사동길에서 부스와 공연을 하기로 하였답니다.
6월 14일 서울역 광장 플래시몹과 홍대 놀이터 공동 부스행사
14일 오전 11시, 서울역 광장에서 이루어진 플래시몹에는 15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하였습니다. ‘무브먼트 당당’에서 우산을 모티브로 하여 구상한 플래시몹 안무는 ‘우산을 씀으로써 내 안에 나의 공간을 만들어 난민을 초대, 우산을 함께 쓴다’는 메시지를 전달하였는데요. 플래시몹의 끝에는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로 시작하는 정현종 시인의 ‘섬’을 암송하였습니다. 이 평화로운 몸짓이 서울역 광장을 스쳤던 수많은 사람들에게 난민의 존재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래봅니다. 😀
플래시몹을 마친다음에는 홍대 놀이터로 이동하여 부스를 진행하였습니다. 홍대 놀이터에서는 공간이 협소한 만큼, 한국에 그 수가 가장 많은 버마(미얀마)난민과 방글라데시 난민을 집중적으로 시민들에게 알리고, 이 두나라 이외에도 많은 나라들에서 난민이 발생하고 있음을 알리는 것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이에 버마 어린이 지원 단체 따비에, 방글라데시의 줌머인 난민으로 구성된 재한줌머인연대(JPNK) 그리고 공익법센터 어필이 이에 걸맞은 부스 행사를 기획하였습니다 😀
따비에는 부스참여자들에게 버마 전통 대나무 크림을 발라주고, 버마에서 온 수공예품을 전시, 판매하였습니다. 홍대 놀이터의 젊고 열정적인 분위기와 정말 잘 어울리는 따비에의 부스입니다!
재한줌머인연대는 줌머인들의 삶이 기록된 책과 사진을 전시하였습니다. 직접 거리로 나와 시민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다양한 방식으로 알리며 시민들과 교감하는 줌머인들이 존경스러웠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한국에서 또 하나의 소수민족으로 살아가고 있는 난민들에게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어필은 부스 참여자들에게 어필 소개, 난민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한 뒤 한국으로 온 난민의 출신국이 표시된 지도를 바탕으로 난민 한명 한명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난민에 관한 간단한 OX 퀴즈를 풀면 상품을 주는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어필의 인턴들은 처음 해본 거리켐페인에다가, 난민의 이야기를 짧은 시간 내에 잘 설명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는데요. 하지만 곧 그 걱정은 환희와 보람으로 바뀌었습니다>.< 12시 반부터 6시까지, 약 5시간 반동안 120명이 넘는 시민들이 어필 부스를 방문하여 난민의 이야기를 듣고, 난민들이 받는 박해에 놀라워하며, 더 많은 난민을 도와야 한다는 것에 공감의 표시를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이 날은 홍대입구역에서 놀이터까지의 거리를 걸으며 난민을 알리는 거리캠페인도 동시에 진행되었습니다.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토요일 오후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홍대 거리에서! 공감과 동천, 난민인권센터의 인턴과 활동가들이 우산과 선글라스를 쓴 채 색다르고 유쾌한 방식으로 난민을 알렸습니다. 🙂
6월 20일 인사동 공동 부스행사
난민주간의 첫번째 날이 가고, 어필을 포함한 난민지원네트워크는 6월 20일 부스 프로그램에서 다시 점들의 이야기 축제를 펼쳤습니다. 20일에는 무려 7개의 단체(동천, 어필, 따비에, 에코팜므, 재한줌머인연대, 티벳 난민, 공감)에서 부스를 운영하여, 한층 다양한 난민 콘텐츠를 시민들에게 선보였는데요. 비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인사동을 지나가는 많은 시민들이 저희를 주목해주시고, 행사에 참여해주셨습니다! 20일에는 모든 부스를 돌아보고 온 참여자에게 UNHCR 티셔츠를 비롯한 물품을 상품으로 지급하여 14일 못지않은 높은 참여도를 기록하였습니다.
아래 사진은 동천의 난민법 설명 부스입니다. 2013년, 대한민국에 아시아에서 첫번째로 난민법에 도입되었지만 이에 대한 홍보가 많이 부족한데요. 이에 동천은 작년에 이어, 난민법에 대한 자세하고 정보를 담은 멋진 판넬 20여개를 활용하여 시민들에게 이를 널리 알렸습니다:)
공감 역시 작년에 이어 시민들에게 각자가 생각하는 난민의 이미지를 묻는 ‘난민은 OO이다’캠페인을 진행하였습니다. 빠른 시간에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인 ‘난민은 OO이다’ 캠페인! 스스로 자신만의 난민의 정의를 생각해보고, 이를 스케치북에 적은 경험이 참가자들에게 잊혀지지 않는 좋은 기억이 되었길 바랍니다.
인사동에서는 예쁜 물건들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부스의 인기도 매우 높았는데요, 이주여성들이 직접 디자인한 물건을 판매하는 에코팜므의 부스와 티벳, 네팔에서 온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부스가 나란히 자리하였습니다. 티벳과 네팔의 수공예품은 한국에서 티베트인이 세운 포탈라레스토랑에서 배달이 된 것인데요. 포탈라레스토랑은 티벳과 티벳난민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수입을 이들에게 후원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티벳과 네팔 등에서 만들어져 온 물품들이 포탈라레스토랑으로 온다고 합니다. 팔찌 하나의 가격이 하나에 3000원 정도였다고 하니, 이날 이 부스에 들리신 분들은 행운을 잡으셨을 것 같아요!!<3
14일 홍대에서 선보였던 따비에 부스도 더욱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인사동에서 시민들을 맞이했습니다. 버마(미얀마)가 어디에 있는지, 버마에서 한국으로 온 대표적인 난민 마웅저는 누구인지, 수많은 버마인들이 왜 난민이 되는지를 시민들에게 설명하고 버마에서 온 수공예품도 판매하는 알찬 부스였는데요. 버마 난민의 배경을 이해하고 수공예품을 구매하신 분들께 공예품이 단순한 악세사리가 아닌, 난민을 떠올리게 하는 좋은 매개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
재한줌머인연대의 부스 역시 인사동에서 한층 새로워졌는데요. 줌머인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는 이화여대 학생들이 줌머인들과 함께 참가형, ‘줌머족의 문자지키기 프로젝트’프로그램을 열었기 때문인데요. 이 날 전통의상을 입은 많은 줌머인들이 참여하여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과 사진, 언어, 그리고 이들의 모습들을 서울시민들에게 알렸습니다. 한국에서 버마 다음으로 두번째로 난민이 많은 나라, 방글라데시! 재한줌머인들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한국인들과 교감하고, 줌머인 고유의 문화를 수호하며 앞으로도 활발한 연대를 해나가길 기대해봅니다. 🙂
마지막으로 어필의 부스입니다. 어필은 홍대에서와 같이 어필의 소개와 난민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한 뒤 한국으로 온 난민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이에 대한 간단한 OX퀴즈를 내는 부스입니다. OX퀴즈 문제는 ‘난민은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 ‘한국에도 난민이 있다?’ ‘우리가 난민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이렇게 총 3개였는데요. 모든 분들이 퀴즈 정답을 맞춰주셨고 상품을 가져가셨습니다. (1등 에코백, 2등 ‘내 이름은 욤비’ 도서, 3등 어필 실리콘 팔찌&휴먼아시아 마우스패드, 4등 어필 3주년 토크콘서트 티켓+사탕 – 꽝이 없는 경품추첨!) 첫번째 질문을 풀며 대다수의 시민들은 ‘돌아갈 수는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 돌아가면 박해를 받으니까 힘들 것 같기도 합니다’ 는 반응을 보이셨는데, 그 반응이 곧 난민의 현실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두번째 질문에서는 모두가 ‘O!한국에도 난민이 있습니다’라고 답해주셨는데요, 난민이 우리곁에 있음을 확인하는 이 순간이 개인적으로는 난민주간 중 가장 감동깊었습니다:D 마지막 질문을 통해 난민을 위해 할 수 있는 행동을 묻기도 했는데요. 퀴즈 보기에는 1)페이스북 난민주간 페이지에 좋아요를 누르고, 2)APIL의 뉴스레터를 구독하여 난민에 대한 정기적인 관심을 키우고, 3)난민지원단체에 후원을 하고, 4)난민 욤비와 어필의 김종철변호사가 게스트인 어필 토크콘서트에 참여하는 것이 있었지만, 이 모든 행동들은 ‘난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환대의 문화 조성’이라는 문구로 요약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아쉽게도 6월 20일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기획되었던 부스 프로그램은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인해 6시에 중지하여야 했는데요. 또한 6시부터 8시까지 예정되어있던 공연 중 일부가 취소되어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하지만 좋지 않은 날씨에도, 빗속을 뚫고 점들의 이야기 축제를 진행한 분들께 박수를 보냅니다!:>
공연은 콩고 난민의 젬베 연주, 줌머인 가수의 노래, 티벳 가수 ‘카락펜파’의 노래 그리고 한국인 밴드 PAN의 공연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이 중 빗줄기가 그나마 거세지 않을 때 밴드 PAN과 줌머인 가수의 공연만 하게 되었습니다. 비에 옷이 다 젖는데도 난민의 날을 기념하고 함께하기 위해 아름다운 선율을 내주신 공연팀께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세계 난민의 날이었던 6월 20일에는 인사동길의 부스 뿐만 아니라 여러 난민지원단체에서 난민의 존재를 알리고, 난민의 의미를 되새기는 행사들을 마련하였습니다. 난민인권센터는 광화문 앞 광장에서 ‘우리도 난민일 수 있습니다’라는 피켓을 활용하여 11시부터 4시까지 여러 활동가들이 1인시위를 하였으며, UNHCR은 난민 현황과 난민 캠프 모형 등을 전시한 ‘세계 난민의 날 기념 전시회’를 개최하였습니다. (6.10~22)
작년에 이어 두번째로 맞이하는 난민주간. 이전에도 난민의 날 기념 플래시몹과 개별 단체들의 행사는 있었지만 한국의 난민지원단체들이 힘을 합쳐 하나의 큰 축제를 만들어 낸지는 얼마 되지 않았는데요. 아직 미흡한 점도 많고, 함께하지 못한 난민단체들도 있습니다. 앞으로 난민주간이 더 많은 단체와 연대하고, 더 많은 난민들과 소통하는 진정한 ‘refugees day’로 거듭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 2회 난민 주간 ‘난민, 우리 곁에 있습니다.’를 준비하신 분들, 참여해주신 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리고요, 난민은 난민 주간뿐만 아니라 항상 우리 곁에 있음을 기억해주시고, 그런 난민에게 환영의 인사를 건네주세요! 감사합니다.
(7기 인턴 이근옥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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