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산림을 파괴하는 기업은 친환경 기업이 아니다

2022년 3월 15일

 

산림을 파괴하는 기업은 친환경 기업이 아니다

– 무림은 아시아의 마지막 허파, 파푸아에서 생태계 파괴와 토착민 인권 침해를 중단하라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은 ESG를 강조하며 끊임 없이 친환경 제품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러나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친환경 제품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산림을 파괴하며 지구온난화를 야기하고, 대량 멸종을 유발하며, 숲의 사람들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간과하고 있다.

 

지난 50년 동안 세계 열대우림 중 절반가량이 개간되었으나 파푸아섬은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원시 열대우림을 품고 있다. 바로 이곳에서 무림은 자회사인 PT PNMP는 펄프의 원료가 되는 목재칩을 생산하기 위하여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일차림과 이탄지를 포함한 여의도 면적의 20배 이상에 해당하는 6,000ha 이상의 산림을 개간하였다.

 

세계산림감시(Global Forest Watch)에 따르면 PT PNMP의 사업장은 파푸아 섬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습지, 사바나가 만나 충적 역할을 하는 섬세한 생태계로 보존 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 목록 종을 비롯한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생물다양성의 보고이다. 그러나 PT PNMP는 개간 과정에서 고보존가치 평가를 수행하지 않았다.

 

또한 해당 지역은 지하에 막대한 양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는 이탄지가 위치하고 있으나 무림은 이에 대해 제대로 조사를 하지 않은 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로 인하여 파괴되고 있는 이탄지의 규모조차 제대로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숲이 개간되며 가장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된 것은 파푸아섬에 오랫동안 살아온 토착민들이다. 토착민들은 지역의 땅과 깊은 역사적, 정신적 유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주로 사냥을 하던 숲, 낚시를 하던 어장, 주식인 사고를 캐던 사고 숲이 사라지자 생계에 큰 위협을 받고 있다.

 

하지만 토착민들에게 땅은 단순한 생산수단이 아니다. 이들에게 땅은 이들을 돌보고 보살피는 어머니이다. 또한 조상 대대로 역사를 이어온 마을과 우물, 조상들의 묘, 전통 의식터와 같은 성소가 숲과 함께 파괴되었다. 성소에 대한 노래로 성소와 유대감을 이어왔던 토착민들은 더 이상 후손들에게 물려줄 노래도 성소도 없다는 것에 대해 개탄하고 있다.

 

무림은 토착민들에게 법대로 보상금을 지급하였기 때문에 토지와 관련된 분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지역의 토착민들은 동의하지 않는다. PT PNMP는 개간 과정에서 토착민들에게 보장된 권리인 자유로운 사전인지 동의(FPIC) 권리를 존중하지 않았으며, 토착민들은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항의를 하고 있다. 그러나 토지를 둘러싼 갈등은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사업장 근처에 주둔하는 경찰과 군인들은 주민들과의 미팅에도 관여하며 주민들을 직간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지금 지구를 살리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허파를 살리는 심폐소생술이다. 친환경 기업으로서 가장 시급히 해야 하는 일은 아시아의 마지막 허파인 파푸아의 숲과 생태계를 보호하고, 토착민들의 권리를 존중하는 일일 것이다. 이에 우리는 무림에 다음과 같은 사항을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

 

하나, 플랜테이션 추가 확장에 대해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라!

하나, 사업장에 대한 고보존가치 연구를 수행하여 생물다양성을 보호하라!

하나, 토착민들의 자유로운 사전인지동의를 존중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라!

하나, 토착민들의 전통적 산림 관리 방식을 인정하고, 산림 보전과 기후변화에 대한 중요한 역할을 존중하라!

2022년 3월 15일 
공익법센터 어필, 기후솔루션, 환경운동연합 

최종수정일: 2022.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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