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24일에 어필은 “어떻게 기업에 저항할 것인가?”라는 워크샵에 다녀왔습니다. 워크샵을 주관한 ‘전쟁없는세상’은 어떠한 전쟁도 정당화 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사회구조속에서 전쟁을 제거하기 위해 주로 정부를 많이 상대해왔습니다. 하지만 전쟁에 사용되는 무기를 생산하는 주체가 기업이라는 사실을 지각 한 후 최근에는 기업을 저항의 대상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이 논리를 바탕으로 전쟁없는세상은 기업의 인권 침해 사실에 대해 싸우고 있는 여러 단체들과 함께 이 워크샵을 제안한 것입니다.
기업에 의한 인권침해 규제와 어필
어필의 맨데이트 중 하나가 해외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의한 인권 침해를 받은 피해자들이기 때문에 어필 식구들은 워크샵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워크샵에 참가했습니다. 현재 어필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아이들이 수확한 목화로 지폐를 만드는 한국지폐공사와 대우인터내셔널을 상대로 우즈벡 목화의 사용 중지 캠페인을 하고 있는데, 이 워크샵에서 듣게 될 여러 전문가들과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어필의 활동에 적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관련 포스팅을 보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전략과 현실, 그리고 희망
워크샵은 기업의 인권 침해에 저항하는 단체들에서 일하는 여러 활동가들의 발표로 이루어졌습니다. 활동가들은 국내외 사례들을 중심으로 어떻게 하면 기업에 효과적이고 성공적으로 저항할 수 있을지에 대해 나눠주었습니다. 한화와 풍산의 확산탄 생산에 저항하는 운동, 팔레스타인 가옥 파괴에 사용되는 현대중공업의 굴삭기 수출 금지 운동, 삼성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을 위한 운동등 여러 사례들이 소개 되었습니다. 또한, 기업에 저항하는 다양한 방법들에 관해서도 많은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보이콧 운동을 시작으로 국민연금의 투자 철회 캠페인, 소액주주 운동, 법률적인 감시 및 규제, 기업의 CRS 보고서 발행 캠페인 등의 접근 방식들이 논의 되었습니다.
그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무기제로의 국민연금의 한화와 풍산에 대한 확산탄 투자철회 캠페인이었습니다. 국민연금의 투자와 관련된 문제는 이미 어필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인데요(이전 포스팅을 참고해주세요.) 무기제로에서 제시한 이슈레이징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무기제로는 네덜란드의 사례를 참고하여 확산탄 금지를 국민연금의 투자철회라는 방법으로 실현시키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민들의 돈으로 이루어진 국민연금이 비인도적인 살상을 일으키는 확산탄 생산에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을 부각하여 대중에게 문제의 심각성을 불러일으키고 그 문제에 대해 주인의식을 심어주려는 것이 무기제로의 접근 방식입니다. 한 단체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발견하고 변화를 위해 힘쓰는 것을 넘어서 일반 대중에게 문제를 조금 더 보편적으로 알리면서 함께 전진하려는 노력이 감명 깊었습니다.
저는 구체적인 사례들을 들으면서 기업을 보는 관점과 그 기업을 대하는 접근 방식이 매우 다양함에도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지켜야 한다는 하나의 공통된 이유로 모인 여러 단체들을 보고 가슴이 뛰었습니다. 하지만 모인 단체들이 함께 아쉬워한 부분이 있었는데, 그것은 거대 권력을 가진 기업을 상대로 열심히 싸우고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국내에서는 아직 그 싸움에서 이긴 사례가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너무나도 중요한 이슈이고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임에도 아직까지 기업의 인권 침해와 관련해서 승리한 구체적인 사례가 없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씁쓸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워크샵을 통해 과거엔 각자 일했던 단체들이 한 자리에 모여 앉아 서로를 격려하고 조언하는 모습에서 연대를 통한 힘이라는 희망을 보았고, 단체들이 앞으로 이처럼 서로 더 협력하고 기업의 인권 침해 분야에 더 많은 논의와 국민적 공감을 지속적으로 얻어낸다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곧 나타날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 기업의 인권 침해 때문에 우는 사람들이 줄기를 바라며 “어떻게 기업에 저항할 것인가?” 워크샵에 다녀온 후기를 마무리합니다.
<5.5기 김두일 인턴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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