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5일 목요일 오후 APIL 사무실에서 인턴 오리엔테이션이 있었습니다. 공익법센터 APIL에서 인턴들은 ‘가치를 향해 같이 걸어간다’는 모토 아래, 리서치, 문서 작성, 홍보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경험과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턴들이 모여서 같은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 APIL의 또 하나의 자랑이 아닐까 합니다.
이 날 오리엔테이션은 APIL으로 전문기관연수를 나오신 사법연수원 시보 3 분이 함께 참석하셔서 더욱 빛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사진 왼편부터 박노산, 우은정, 최명구 시보님이십니다.) 세 분 모두 공익 및 인권(특히, 국제인권)분야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연수기관으로 APIL을 선택하셨다고 합니다. 박노산 시보님은 ‘공익의 대변자’가 되기 위하여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는 포부를 밝혀주셨고, 최명구 시보님은 해박한 공법 지식을 갖고 계셔서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walking encyclopedia)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우은정 시보님은 사법연수원 입소 전 1년 동안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으로 1년 간 세계 여행을 한 소중한 경험을 공유해주셨는데요, 특히 아프리카와 남아프리카 대륙을 종단(!)하셨다고 하네요.
1부 행사는 김종철 변호사님의 진행으로 1) 난민협약상 난민요건, 2) 난민법안을 개괄하는 세션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난민협약상 난민요건을 간략하게 정리해보자면, 어떤 사람이 난민이 되기 위해서는 1) 국적국 밖에서, 2) 국적국으로 돌아갈 때 받게 될 위해에 대한 공포 때문에, 3) 국적국으로 돌아가기를 원하지 않거나 돌아갈 수 없어야 하는데, 4) 위 공포는 합리적 근거(혹은 충분한 근거)가 있어야 하며, 즉 well-founded 되어야 하며, 5) 위 위해는 박해에 해당할 정도가 되어야 하고, 6) 위 박해의 원인은 난민협약이 규정한 5가지 사유(인종, 종교, 국적, 정치적 의견, 특정 사회 집단 구성원 신분)로 말미암은 것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김 변호사님은 난민 소송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각각 요건을 구체적이면서도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을 알려 주셨습니다. 특히, 입증의 정도는 “mere possibility”와 “more likely than not”의 중간 정도라고 할 수 있는 “reasonable possibility”가 되어야 하는데, 이 때 변호인은 난민 신청자의 1) 진술의 일관성과 2) 그(녀)의 진술이 객관적으로 드러난 사실과 일치하는 여부를 살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셨습니다. 다음으로는 2011년 12월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난민법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는 세션이 진행되었습니다. 난민법안은 2006년에 시작된 입법운동의 결실로 이뤄진 것으로서, 2009년 대한변협 입법청원을 거치며 2011년 말 민생법안 중 하나로 통과되었는데요, 이 과정의 중심에 계셨던 김종철 변호사님의 생생한 경험과 고민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난민’,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은 사람’ 및 ‘난민인정을 신청한 사람’ 의 정의, 신속절차, 난민인정 심사과정 등 난민법안에 새롭게 반영된 사항들을 검토하면서, 난민법 제정을 둘러싼 법무부, 시민사회, 국제기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stakeholders)의 합의가 이뤄진 궤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시간 동안 열심히 오리엔테이션을 하면서 달렸으니 연료를 넣어야겠죠? (…)
찹살탕수육과 짜장면을 열심히 먹은 후, 2부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2부 행사는 어진이 변호사님이 진행하신 이주여성 인신매매(human trafficking) 피해자 지원 방안 발제와 박수지, 공수진 인턴이 함께 진행한 UPR 블로그 개설 발표가 있었습니다.
어진이 변호사님의 발제는 이주여성 인신매매 피해자들을 지원 및 보호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을 나누면서 시작되었습니다. E-6 비자로 입국한 필리핀 여성의 성매매 착취 등 인권 침해가 업계의 관행 및 구조적 문제로 밝혀내기 힘들다는 점, 현행 형법이 인신매매에 대한 국제적 기준에 비하여 지나치게 협소한 방식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점점 다양해지는 인신매매 범죄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되었습니다. 한 시간 가량의 토론을 통하여 어필은 아동 성매매 및 미군 기지촌의 이주여성 성매매 등에 초점을 맞추고, 국제인권메커니즘을 활용하고 한 편으로는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캠페인도 기획해보기로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UPR 블로그에 관한 인턴들에 발표가 있었습니다. 현재 APIL에서는 올해 예정되어 있는 대한민국 정부에 관한 UPR에 준비하기 위한 블로그를 제작 중에 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관한 UN 인권 자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니, 기대해주세요.
‘오리엔테이션’이기는 하지만, 몇몇 인턴들은 인턴 활동 기간 중반을 훌쩍 넘겨 APIL 업무에 익숙해진 후라 실질적으로는 회의처럼 진행된 시간이기는 했습니다. (^-^a) 다만, 마음 만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APIL의 임무와 미션을 다시 곱씹어 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볼 수 있었습니다.
(작성: 2.5기 인턴 공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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