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보노 인터뷰] 치과 전문의 김성능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겨울은 곧 끝날 것이고 봄이 올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매년 겨울은 항상 길었던 것 같고 그래서 3월의 봄볕은 감동이 됩니다. 아직은 찬 기운이 서려있던 3월 초, 어필에서는 난민 분의 치과 치료를 도와주신 김성능 치과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난민 분들을 만나보면, 어필의 조력 분야와는 별개로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당시 구금으로 인해 치아에 많은 문제가 생겼던 아브라함 씨(가명)의 치료를 맡아주셔서, 아브라함 씨께도 그리고 사이를 연결해드린 어필에게도 참 봄볕같은 감동을 주셨던 분이십니다. 담담하고도 차분하게 이야기를 나누어주신 그 현장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어필을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어필: 안녕하세요. 김성능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페이스북을 통해서 어필에 먼저 연락을 주셨었는데요. 당시 아브라함 씨(가명)의 치아 문제로 저희가 고민을 하던 터라, 얼마나 놀랍고 또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어필을 어떻게 알게 되셨어요?

김성능: 개인적으로 알고 있던 정진 님(어필 2기 인턴)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 이미 알고는 있었고, 또 병원을 개업하면 어떤 식으로든 도와야지 했었는데 이제 한 것 뿐입니다.

어필과 홍순관 님의 노래   

어필: 정말 너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그나저나 작년 어필 3주년 토크콘서트의 노래 손님이셨던 홍순관 님과 인연이 있으시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아시는 사이세요?

김성능: 홍순관 님의 노래를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되어 팬이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오프라인 팬카페 관리자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홍순관 선생님이 너무 안 알려져있다는 안타까움에 페이스북에 온라인페이지를 만들어 관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전국적으로 ‘토토가(토요일 토요일에는 가수다)’ 열풍으로 들썩 거리며 학창시절 추억의 가요 열풍이 불었을 때가 있었는데요. 정작 김종철 변호사는 학창시절을 대표하는 음악으로 ‘홍순관’을 꼽아서 대세에 공감할 수 없었음을 토로했습니다. 류수경 인턴 역시 대학 시절 우연한 기회로 듣게 된 홍순관 님의 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었습니다.

  환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의사, 고민하는 의사   

어필: 그런데 선생님, 어떻게 치과의사를 하시게 되셨나요?

김성능: 대단한 동기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사실 대학 입학 할 때에 성적에 맞춰 들어간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손으로 하는 일을 좋아해서 일이 잘 맞는다는 생각을 하였고, 또 CMF(누가회)라는 단체의 활동을 통해 삶에 많은 도움을 얻기도 하였습니다.

어필: CMF 단체를 통해 많은 영향을 받으셨나봅니다. 그렇다면 어떤 치과의사가 되어야지 하는 목표랄까요 지향이랄까요 그런 것을 여쭤봐도 될까요?

김성능: 의사로서의 결심이랄까, 여러 결심을 했었으나 사실 기억이 다 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당시의 훈련과 결심 등이 몸에 남은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은 ‘환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의사’가 되자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개원을 해보니 사업적인 차원에서 돈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겠더라구요. 그런데 또 과잉진료라는 것이 다른 게 아니라 한 끝 차이로 달라지는 문제인 것 같고요. 제가 유달리 피곤하게 생각하는가도 싶지만, 계속 고민해가면서 일을 해 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가치관이 정립되어도 고민이 없을 수는 없는 것이니까요.

어필: 고민하는 문제에 대해 하신 말씀에 공감이 갑니다. 사실 다른 역할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직장에서든, 또 가정에서 부모로서도요. 다만 그 고민하는 과정에서 주변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힘을 얻게 되는 것 같은데요. 선생님은 어떠신가요?

김성능: 아까 말씀드렸던 CMF의 동기들은 졸업 후에 모두 점처럼, 각자의 사업에 함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살아가는 것이나 동기, 고민, 사업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치과의사들은 주로 치과의사들끼리 어울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경우 딱 그만큼만 생각하게 되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도 합니다.

어필: 그렇다면 치과의사로서 가장 보람을 느끼실 때는 언제인가요?

김성능: 환자의 치료가 무사히 잘 완료되었을 때입니다. 처음에는 참여나 호응이 낮았던 환자가 점차 진료 과정을 잘 따라와서 치료를 마쳤을 때 보람을 느낍니다.

어필: 그렇군요. 그렇다면 어려운 점은요?

김성능: 아무래도 사업적인 부분이 큽니다. 치과의사들끼리 하는 말에 병원에 3대 어려움이 있다고들 합니다. 직원(관계), 진료, 매출 문제인데요. 이게 약간 사이클이 있는 거라, 하나가 괜찮아지면 다른 문제가 터진다고들 하죠. (웃음)

   난민의 치아 건강   

어필: 사실 얼마 전까지 아브라함 씨(가명)의 진료를 맡아주셨었는데요. 어떠셨나요?

김성능: 사실 아브라함 씨의 예약 시간 앞뒤로 다른 환자들도 있다보니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환자분의 치아가 말해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치아를 보니, 환자분의 나이에 비해 치아가 너무 빨리 없어졌던 터라 조금 더 일찍 이분을 만났더라면 하는, 진료시점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었습니다.

어필: 저희가 실제로 여러 난민 분들을 만나보면, 많은 난민 분들께서 치아 문제를 호소하시는데요. 특별히 스트레스 상황에 치아가 가지는 취약성 같은 것이 있나요?

김성능: 사실 난민 분이라고 해서 특별히 치아가 더 약하다든지 하는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원래 전반적인 상태가 좋지 않을 때에 면역이 떨어지고, 애초에 잇몸병이 있었는데 스트레스 상황을 겪다보니 잇몸이 헐거워진다든지 그럴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어필: 그렇군요. 그렇다면, 난민 분들에게 치아 관리에 대한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김성능: 난민 분들이라고 해서 치아 관리에 특별히 다를 점은 없다고 봅니다. 모두에게 적용되는 조언이 될텐데요. 이 잘 닦기, 그리고 치과 정기검진 받기. 이렇게 두 가지가 있겠습니다.

어필에 조언이나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어필: 마지막 질문입니다. 어필에 부탁이나 조언,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부탁 드리겠습니다.

김성능: 필요하시면 저를 계속 이용해주세요. (웃음)

 

김성능 선생님은 차분하고 담담하게 말씀을 이어가셨는데요. 가치관이 정립되더라도 계속 고민하며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이 특히 기억에 남았습니다. 물이 고이지 않고 흐름으로써 그 맑음을 유지하듯이, 고민과 생각 가운데 묵묵히 걸어가시는 삶의 단편을 본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치열한 고민은 그 현장이 병원이든 직장이든 가정, 또는 학교이든 필요한 것 같고요. 필요하면 계속 이용해달라고 (어필의 어떤 강요도 없이!) 말씀해주셔서, 너무 든든하고 또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난민의 치아관리를 위해 어떤 시도를 해볼 수 있을까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였는데요. 이런 아이디어와 논의의 결과가 어떻게 이어질지 기대해주시길 바랍니다! 🙂

 (류수경 8기 인턴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