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협과 서울가정법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국제결혼 세미나에서 ‘이혼한 결혼 이주 여성의 체류’라는 주제로 발표한 자료입니다. 위 체류에 관한 입법론과 현행법의 합리적인 해석론 그리고 결혼 이주 여성/이주 여성의 결혼에 대한 의식변화를 촉구한 글입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국제결혼과 다문화가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검토하고 향후 개선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다문화 가정이 우리사회에 건강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견해를 수렴하고자 마련한 자리입니다.
[2011-07-13]
“국내 이혼 10%는 국제결혼… 결혼브로커 처벌 강화해야”
대한변협 김재련위원장 세미나서 주장
김재련 대한변호사협회 다문화가정법률지원위원회 위원장은 7일 서초동 변호사교육문화관에서 열린 ‘국제결혼 관련 문제점 및 개선방안’이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신영무)와 서울가정법원(법원장 김용헌)이 공동으로 연 이 세미나에서 ‘결혼중개업법에 대한 검토 및 논의’라는 제목의 주제 발표를 통해 “소규모 국제결혼중개업체들이 난립하면서 결혼 당사자들로부터 거액의 중개수수료를 부당하게 요구하는가 하면 중개수수료에 집착해 외국인 여성들에게 허위,과장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브로커들이 진정한 혼인생활을 할 의사를 가진 사람들과 돈벌이를 목적으로 국내로 입국해 국적을 취득하고자 하는 위장결혼 대상자들을 선별하지 못한 채 국제결혼을 중개하고 있다”며 “이는 가정해체, 노동력착취, 성적학대, 가정폭력 등으로 이어져 사회적 문제가 되는 만큼 강력한 단속과 엄중한 처벌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국제결혼·이혼사건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의 총 이혼 건수 11만6,858 중 국제결혼 가정의 이혼이 1,245여건으로 9.6%를 차지했다. 10건에 1건꼴이다. 2001년의 이혼 건수 13만 4,608건 중 외국인과의 이혼이 1,694건으로 1.3%였던 데 비해 10년도 지나지 않아 7배 넘게 늘어났다.
◇ 벌금 1,000만원 이하…있으나 마나= 현행 결혼중개업법은 결혼중개업자가 이용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김 위원장은 “결혼중개업자가 국제결혼중개 1건당 받는 수수료가 1,000만원을 상회하는 현실에 비춰볼 때 형이 지나치게 낮다”며 “중개업자에게 형벌로서 위하력을 거의 주지 못하고 있는 만큼, 벌금액을 현실에 맞게 상향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허위정보를 제공하는 것보다 더 심각한 것은 장애 등 문제점을 알면서도 침묵하는 것이다. 그는 “정작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는 알면서도 제대로 정보를 전달하지 않는 때”라며 “이주여성에게 지적장애 등을 알려주지 않으면 적극적 정보제공의무 위반으로 형사처벌하는 규정을 둬야 하고, 주의의무 위반에 대한 민사상 책임 또한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9세 캄보디아 여성과 43세 지적장애 한국인 남성이 결혼한 최근의 사례를 소개하며 이주여성들은 언어소통이 잘 되지 않아 한국인 남성이 지적장애를 갖고 있더라도 파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외국인 여성은 결혼브로커를 신뢰해 결혼을 결심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고 이런 브로커들은 막대한 경제적 수입을 올린다”며 “정보 미제공에 대한 1차 책임은 결혼브로커가 지고, 한국인 남성이 의도적으로 결혼브로커를 속였다면 구상권을 행사하는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 생계위해 억지로 결혼…노동비자 취득 쉬워져야= 지정토론자로 나선 한국염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는 “한국 정부가 이주 여성에게 노동비자 발급을 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주여성 대부분이 돈을 벌기 위해 어쩔수 없이 ‘결혼’이라는 수단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경제적 요인을 이유로 이주를 하는 여성들을 위해 결혼이주 방식이 아닌 노동이주를 할 수 있도록 노동비자 발급을 유연화 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며 “노동비자의 유연화는 경제적 이유로 이주하려는 아시아 여성에게 대안이 될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종업원, 가사도우미, 건물청소인력원 등 대체가 가능한 단순노무직종에 종사하는 외국인에게 체류자격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 역시 “주변을 둘러보면 식당 종업원 대부분이 조선족이고 필리핀에서 대학 졸업을 한 사람도 가사도우미로 활동하고 있다”며 “단순노동에 대한 국내수요를 파악해 적극적으로 비자 발급을 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 다문화가정 사건 대부분 서울가정법원 집중= 세미나에서는 지난 2009년부터 2년간 서울가정법원에서 근무한 이현곤 판사가 ‘법정에서 바라본 다문화가정’을 주제로 발표했다. 가사전문법관인 이 판사는 “2009년 상반기 동안 우리 재판부에서 선고한 판결 178건을 분석했더니 다문화 가정 관련사건이 108건으로 전체 선고사건의 약 60%를 차지했다”며 “이런 수치는 다른 단독재판부의 경우에도 큰 편차가 없었다”고 소개했다. 이 판사는 전국의 다문화 가정 관련 소송이 대부분 서울가정법원에 집중돼 있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2008년 1년 동안 전국의 다문화가정 관련 사건이 총 2,520건이었는데 그 중 서울가정법원에서 1,987건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가정법원으로 집중되는 원인으로 외국인 여성의 소재를 파악할 수 없는 사건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행 가사소송법 제13조2항은 피고의 주소나 거소가 국내에 없거나 알 수 없는 사건들은 대법원 소재지 가정법원인 서울가정법원에 소송을 내도록 하고 있다.
김소영 기자irene@law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