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주대로스쿨 2기 김세진이라고 합니다. 8월 1일부터 17일까지 어필에서 실무수습을 하였습니다. 어필에서 약 2주동안 있으면서 함께 하였던 어필 가족분들에 대한 이야기로 소감을 대신하려고 합니다.
어필에서 만난 이웃들 이야기
먼저 에티오피아 이웃 에티(가명)와 오피아(가명)~
에티는 난민 신청을 하러 왔고 오피아는 귀화신청을 하러 왔습니다. 같이 인턴을 한 은영이의 후기에도 나오지만 너무나 유쾌한 분들이었습니다. 특히 에티는 민족간 분쟁으로 인하여 정치적 탄압을 받아서 고국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어려움 가운데 있음에도 불구하고 웃음을 잃지 않고 있었습니다.
저는 오피아의 귀화신청서를 작성해주었습니다. 사실 아주 간단한 신청서여서 별 힘들이지 않고 작성할 수 있었는데 오피아가 작성된 신청서를 보면서 ‘앗싸’하면서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저도 기뻤습니다.
중국에서 북한 이탈민을 돕다가 발각되어서 북한 이탈민들의 권유로 한국에 들어오게 되신 이씨 아주머니도 생각납니다. 이씨 아주머니는 난민인터뷰 후에 인도적 체류 지위는 인정받으셨지만 아직 일자리나 거처가 마땅치 않으셔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계셨습니다. 일자리도 거처도 도와 드릴만한 뾰족한 수가 없어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듣기만 했습니다. 이야기를 다 들은 후에 함께 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칼국수를 먹었는데 처음 드셔보시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식사를 마친 후에는 아주머니께서 따님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아주머니께서는 자기 딸이 예쁜지 잘 모르겠는데 지하철을 타면 사람들이 딸이 예쁘고 똘망똘망 생겼다고 칭찬해 준다며 좋아하셨습니다. 예쁜 따님과 함께 마음 편히 사실 수 있는 집과 일자리가 빨리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중대 근처에 사신다고 하시길래 혹시나 중대에 일자리 알아보시러 가실거면 같이 가자고 말씀드리니 좋아하셨습니다.
기업의 인권침해 연대 회의에도 참석했었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연대회의에 참석하니 기업의 인권침해를 막기 위한 움직임들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배경지식이 부족하여 회의 내용을 잘 알아듣지는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너무나 기초적인 질문을 하였는데도 친절하게 답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회의에 참석하신 분들 모두 열정적으로 그치만 냉철하게 현실을 분석하시고 계획을 해내가시는 모습이 멋있었습니다.
회의를 마친 후에 김종철 변호사님께서 다국적 기업에 대한 OECD가이드라인을 검토하고 NCP에 대하여 조사해 보라는 과제를 주셨습니다. 과제를 수행하면서 기업의 인권침해가 어떠한 형태로 이루어 지고 있으며 이를 막기 위해서 NGO 등이 어떠한 노력들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도 NCP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거의 활동이 미비하여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앞으로 국내 NCP가 제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정부에 대하여 적극적인 촉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어필 가족들 이야기
사실 보기보다 낯을 많이 가려서 쉽게 친해지지 못하는 성격인데 어필에 계신 분들은 모두들 따뜻한 분들이라서 빨리 긴장을 풀고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먼저 김종철 변호사님~한마디로 닮고 싶은 분입니다. 행동보다 말이 앞서고 상황과 조건에 따라 쉽사리 맘이 바뀌는 제 자신을 보면서 ‘진짜’는 되고 싶어도 되기 힘든 것이라는 것을 점차 깨닫게됩니다. 그런데 김종철 변호사님과 이야기 하다 보면 ‘이 분은 진짜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투명하게 자신을 내보이시는 자유 가운데에서 이웃에 대한 사랑을 전하십니다. 그 지식도, 겸손함도, 신앙도.. 옆에서 뵈면 뵐수록 그 깊이와 무게에 놀라게 됩니다. 그래서 더욱 초라해 지는 저를 바라보게 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분이 어필을 이끌어 가신다는 것이 참 감사합니다. 정말 바쁘신 것 알면서도 북스터디하자고 졸랐는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9월 17일 첫 스터디 무척 기대 됩니다~책 열심히 읽어갈게요^^
다음은 이상민 변호사님~ 사실 이번 어필 실무수습을 통해서 이상민 변호사님을 가까이에서 뵈면서 좀 더 친해진 거 같아서 무척 좋았습니다. 말씀을 많이 하시진 않으시만 말씀말씀마다 뜻있고 재치있고 넘 재미있었습니다. 베스킨 라빈스에 가셔서 피스타치오 아몬드 주세요라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말씀하실 수 있는 멋진 꽃중년남이신 이상민 변호사님~ 보고 싶습니다^^ 아~그리고 따님 전시회 가지 못한 거 넘 안타까웠습니다. 그치만 법조윤리 시험도 시험인지라 시험에 대한 예의상 이틀은 공부해야겠기에 차마 목요일 저녁에는 나갈 수가 없었어요~다음에 또 기회 있으면 불러 주세요^^(참고로 이상민 변호사님은 두드림 법률사무소에 계십니다.)
한미리 팀장님~처음 어필에 가서 어색해 하며 식사를 하고 있을 때 옆에서 말도 시켜 주시고 재밌게 해주셔서 참 감사했습니다.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하실 때에는 유쾌한 이야기꾼이 되어주시고 일을 하실 때에는 어려운 일 귀찮은 일 모두 묵묵히 하시고, 때 되면 배고플까 간식까지 사다 주시는 팀장님은 어필의 어머니 같은 분이십니다. 팀장님을 못 뵌 분들은 어머니라고 하면 팀장님을 푸근한 전통적인 어머니상으로 떠올릴 수도 있을거 같은데요, 덧붙여 말씀드리자면 팀장님은 날씬하고 세련된 미시족이시랍니다^^. 어머니가 건강해야 가정이 건강하다!~팀장님과 동생분 건강을 위해서 기도할게요^^
어필의 공식 마스코트 어진이 변호사님~“호호호호”~어진이 변호사님의 웃음이 귀에서 맴도네요ㅋㅋ 예쁜 웃음소리와 함께 착한 미소로 어필을 가득 채우시는 어진이 변호사님~같이 있을 때 더 많이 이야기 할 수 있으면 좋았을텐데…그러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제가 영문 리서치 때문에 어려워하고 있는 모습을 보시고 다음날 일찍 와서 직접 리서치 해줄테니 일찍 가시라고 해주셔서 넘 감동했습니다. 김종철 변호사님께서 어진이 변호사님은 착하다고 말하는 것으로 부족하고 급이 다른 착한 사람이라고 하셨는데 정말 그렇더군요^^ 그리고 함께 인턴을 한 이소정, 정유인, 김은영!~^^ 소정이~ 전국대회 가기 전날 저녁에 내가 프레지 만들고 있으니깐 너는 시간 많다면서 집에 가서 해오겠다며 나보고는 빨리 집에 가라고 했었지?~~아~그 때 그 고마움이란 말로 다할 수가 없었단다. 사실 그 때 프레지로 피피티 준비하는 것이 처음이라 오래 걸릴 거 같아서 걱정하고 있었거든~^^덕분에 집에 일찍 가서 푹 쉬고 전국대회를 잘 보낼 수 있었단다. 뿐만 아니라 주사랑공동체 영어번역 봉사 부탁했을 때 너무나 쉽게 응낙해 줬던 것도 넘 고마웠어. 너도 과제하느라 바빴을텐데~^^언니가 되어가지고 도움은 주지 못하고 맨날 부탁만했네~
정이 많은 아이 정유인~정뿐만 아니라 어쩜 그리 성실하고 착한지~ 팜플렛 만들고 고치고 또 고치고~나중엔 몸에 탈이 날정도로 고생을 하면서 항상 배시시 웃던 모습이 생각나는구나~네가 만든 팜플렛 정말 너무 예뻤단다~그리고 유엔의 인권교육선언에 대한 보고서 발표 참 인상깊었단다. 아직 어린 나이인데도 뚜렷한 가치관과 방향성을 가지고 관심분야를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이 참 멋있었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 은영이~은영이 참 보고 싶네~은영이가 있어서 인턴기간 동안 참 많이 웃었다^^ 2주동안 짝꿍으로 지내면서 정 많이 들었는데~너 가고 나서 책상 혼자 쓰려니깐 참 어색하더라^^ 인권위원회 모임 함께 다녀오면서 영어도 지식도 부족하다고 서로 신세한탄하면서 위로해주었던거~ 보고서 발표 며칠밖에 남지 않았는데 해놓은 것은 없다며 서로 한숨 푹푹 쉬었던거~ 이런 것 같이 해줄 동료가 있어서 외롭지 않았던 거 같아~티벳난민들을 제대로 돕기에는 마음이 부족하다며 티벳사람과 결혼할 생각까지 하는 은영이~ 그러면서도 자기는 이기적이지 않냐고 묻는데 그 순전함에 할말이 없었단다~은영이는 바라는대로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을 도우며 웃음짓게 하는 그런 멋있는 변호사가 꼭 될거야^^
어필에는 천사들이 모여 살고 있는 곳이라 때 많이 묻은 제가 있기에 좀 미안한 곳이긴 하지만 “이곳이 좋사오니” 하며 함께 하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이제 개학을 하여서 어필을 자주 찾아뵙기는 힘들거 같습니다. 그렇지만 어필 가족들 보고 싶을 때마다 어필에서의 좋은 추억들을 야금야금 먹으면서 그리움을 달랠게요^^
김세진 작성
관련 글
- 2011년 9월 1일
- 2011년 9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