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1일 UNHCR (유엔난민기구)와 IOM (국제이주기구) 주최로 열린 난민의 정신 건강 공개강좌에 참석하였습니다.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아침 일찍부터 국가인권위원회 8층에 모여서 열정적으로 강의를 듣고 질문을 하였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동시통역을 제공하지만 통역기를 꽂고 들으시는 분이 거의 없었다는 것과 자유롭게 영어로 질의 응답이 이루어지는….영어 강국 대한민국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그리고 한가지 더 놀랐던 것은 참석자 대부분이 젊은 여성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여성 인텔리?들이 우리 사회에서 약자들을 위해 더욱더 활약하는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간단히 내용을 정리하자면.. 첫번째 세션에서는 IOM에서 정신 건강 부서에서 일하고 계신 Mr. Schinina이 이주민과 난민의 정신 건강에 대하여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강의 내용은 정신 건강 분야에서 사용되는 용어의 정의와 정신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 그리고 이주민, 난민과 정신건강의 관계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정신건강 (mental health)라는 것은 각 개인이 일상의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능률적이고 생산적으로 일을 할 수 있으며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기여를 할 수 있는 상태 (well-being)이며, 심리사회적 (pyschosocial)이란 개인의 마음과 행동에 영향을 끼치는 사회적 요소들과 그 관계에 대한 것- 이라고 합니다. 사람의 마음과 행동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사회적, 심리적인 것과 함께 문화인류학적인 요소도 있기 때문에 정신 건강의 문제에 접근할 때에 이 세가지 요소에 대한 고려가 함께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누누히 강조하셨습니다. 또한 자아정체성은 내가 나를 누구로 생각하는가 뿐만 아니라 시작하여 다른 사람이 나를 누구로 생각하느냐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난민이나 이주민의 경우, 이주과정에서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의 문제가 변하기 때문에 자아정체성에도 혼란이 오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배운 것 중에 새롭다고 느껴진 점은 일반적으로 난민이나 이주민이 일반인보다 정신 장애(mental disorder)를 겪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며, “이주” 자체가 정신 장애를 일으키는 요소라는 증거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단, 성적 착취, 인신매매, 정치적 폭력이나 직접적인 폭력의 희생자나 이주민보호시설에 수감되는 경우에는 정신 장애의 가능성이 더 높아지는 데 이것은 그들이 “이주”민이기 때문은 아니며, 이주민이 아닌 일반인들이 이러한 어려움에 처해졌을 경우에도 비슷하게 정신 장애의 위험에 노출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주민이나 난민들의 정신건강 문제에 접근을 할때에 가장 중요한 것은 도와주는 사람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착각과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 그리고 상대방의 감정에 지나치게 이입해버리는 것과 너무나 냉랭하게 거리를 유지하는 것 사이에서 균형 잡힌 입장을 취하는 것이라는 팁을 주시면서 강의를 마무리 해주셨습니다.
두번째 세션에서는 University of Essex의 교수이시면서, Centre for Trauma, Asylum and Refugees 라는 곳에서 연구도 하시고, private에서는 심리학자로서 practice를 하고 계시는 등 다방면에서 활동 중이신 Mr.Papadopoulous이 난민에 대한 심리사회적 지원: 실행, 기회, 그리고 딜레마에 대하여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먼저 victim의 힘든 경험이 trauma로 발전하는 과정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셨는데요, 어떤 사건에 대한 초기 반응 이후에 victim 스스로의 해석과 다른 사람들, 그리고 사회적 문맥이 개입하게 되면서 “해석된 반응”이 나오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aid worker와의 interaction의 중요성에 대해서 말씀을 강조를 해주셨습니다.
victim이 단순히 어려웠던 상황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victim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victim identity까지 발전하는 경우에는 어려웠던 상황 이외의 모든 상황에서 자신을 피해자라고 남들 탓을 하며 다른 사람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게 된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humanitarian aid worker가 humanitarian identity를 갖게 되면 자신이 victim의 구세주가 된 것 처럼 많은 도움을 주려고 하다가 결국에는 지쳐 버리게 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id가 개입된 상태로 관계가 형성되는 경우에는 두 사람을 둘러싼 세계가 hostile하게 정의되면서 관계가 유지되기 때문에 건강하지 않은 관계가 생긴다고 합니다. 따라서 victim에게 그저 감정적으로 동조하는 것보다는 정상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한데, 한 예로 강의하시는 분도 어려움을 겪은 분들을 “힘든 사람, 피해자”로 규정해버리고 어려웠던 상황에 대해서 꼬치꼬치 캐묻기 보다는 차를 권하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victim 스스로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꺼내고 이런 상황에서는 이야기가 더 부드럽게 흘러가고 victim identity를 발전시키기 힘들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또한 어려움에 대한 반응이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 있는 것은 아니며 어떤 특질들은 resilient하여 상황과 상관없이 유지되거나 또는 긍정적인 반응 – 어려운 경험은 있었지만 그것을 통해서 더욱 좋아진 것들이 있다고 인식하는 경우- 도 있기 때문에 victim으로 미리 단정짓고 접근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점을 강조해주셨습니다. 더욱 구체적인 논의는 오후에 이루어졌을 것인데…오후에는 김종철 변호사님이 발제하시는 기업과 인권 전문가 세미나에 참여하게 되어 듣지 못하여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궁금하신 경우 방법이 있으니 바로 전 APIL 인턴 이성은씨에게 문의를 주시면 될 거 같습니다~
현재 IOM에서 인턴 중이신데, IOM에서 이번에 번역한 책자 두 권 – 인신매매와 정신건강, 인신매매 피해자 지원: 보건 실무자 지침서- 를 챙겨주셨습니다~^^
난민 정신 건강에 대해서 하루 아침에 전문가가 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난민을 대할 때의 마음 가짐 – 심리적, 사회적, 인류문화적 상황에 대한 종합적 고려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과 무조건 감정적으로 동조하기 보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interaction하는 것이 중요할 거 같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작성자: 정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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