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사조 산업 ‘오양 75호’ 인도네시아 선원 인권침해 보도 기사

2011년 11월 9일
“은밀한 부위 잡고 비틀어… 개 취급 받았다”
[머니위크]<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 ‘오양 75호’ 보고서> 단독입수      “식탁에서 점심을 준비하고 있는데 갑자기 갑판장이 와서 입을 맞추려 했습니다. 성행위를 하는 것처럼 내 몸에 자신의 몸도 밀착시켰고요. 거기서 멈추지 않고 그는 내가 일어서려 하자 재빨리 뒤에서 나를 안고는 성추행을 했습니다.” -선원 A씨.
 
“지난 6월 16일 새벽 4시 30분경, 저는 여섯 차례나 두들겨 맞았습니다. 세 차례는 뒷머리를, 나머지 세 차례는 얼굴의 눈과 귀 부분이었죠. 구타로 인해 코피가 났고 코뼈도 어긋났습니다. 아직도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정신적 외상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더 이상은 그 어떤 한국인 어선에서도 일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요.” -선원 B씨.
 
뉴질랜드 근해에서 조업중이던 사조오양 의 원양어선 ‘오양 75호’를 둘러싸고 ‘노예선’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선원 32명 “구타와 성폭행은 일상”
 
지난 6월 ‘오양 75호’ 소속 인도네시아 선원 32명은 사측인 사조오양 관계자들의 인권탄압과 급여 미지급 행위 등에 반발하며 현지에서 조업을 중단했다. 한국인 관계자들이 선원들에게 성적 학대와 폭행을 일삼고 지불해야 할 급여마저 주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집단으로 문제삼은 것이다. 
 
당시 뉴질랜드 언론은 이 사실을 크게 보도했고 뉴질랜드 정부차원에서도 지난 8월 진상조사위원회를 만들어 ‘오양 75호’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은 ‘오양 75호’ 선원들의 인권탄압 여부에 관심을 갖고 해당 인도네시아 선원 13명에 대한 증언 보고서를 최근 공개했다. 
 
<머니위크>가 입수한 이 대학의 ‘오양 75호’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선원들은 지난 8월 작성된 증언록에서 한국인 간부들에게 상습적으로 폭행과 성추행을 받아왔다고 밝혔다. 
 
선원 A씨는 “주먹으로 때리거나 발로 차고 미는 식의 육체적 폭행은 일상적이었다”면서 “이 같은 (한국인들의) 폭력행위는 바다에서건 뉴질랜드 육지에서건 늘 일어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선원 B씨는 “바다로 밧줄을 던지고 있었는데 줄이 풀려버리자 한국인 간부는 내 머리를 치고 귀를 잡아당겼다. 그리고는 나를 개와, 다른 경멸스러운 동물 이름으로 불렀다. 한번은 한국인 직원이 자신의 기름진 장갑으로 내 얼굴을 문지르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폭력행위와 함께 한국인 간부들의 성폭행을 고발하는 발언도 잇따랐다. 당시 ‘오양 75호’에는 인도네시아 선원 32명 외에 선장과 항해사, 갑판장 등 한국인 간부가 7~8명 정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선원 C씨는 “주방에서 일을 하는데 거의 매일 뒷머리를 얻어맞는 것뿐 아니라 ‘새끼야, XX놈아’와 같은 언어폭력도 당했다”며 “한번은 한국인 직원이 내 앞에서 자신의 바지를 내리고 엉덩이를 흔드는가 하면, 갑판장은 내 은밀한 부위를 잡고 마구 비틀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 ‘오양 75호’ 선원들의 인권탄압에 대한 구명운동에 나서고 있는 국제민주연대의 나현필 사무차장은 “이주노동자들이란 이유로 거리낌 없이 가해지는 끔직한 폭력들이 한국의 대표적인 원양어업 회사인 사조산업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게 충격적”이라면서도 “하지만 아직 이에 대한 조사나 법적처벌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민주연대에 따르면 현재 사조오양측은 선원들과의 계약을 해지했고 그 결과 선원들은 전혀 보상을 받지 못한 채 오히려 인력파견업체와 계약할 때 설정한 담보물과 계약 위반금을 지불하게 돼 파산 지경에 처했다고 한다. 또한 선원 대부분은 이미 뉴질랜드 정부에 의해 8월13일까지 뉴질랜드를 떠나라는 통보까지 받았다. 
 
◆지난해 ‘오양 70호’에서도 비슷한 일이?
 
‘오양 75호’에 대한 노예선 논란은 지난해 다른 사조오양의 원양어선인 ‘오양 70호’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는 주장이 나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오클랜드 대학측은 이번 ’75호’ 조사가 지난해 발생한 ’70호’ 난파 때의 선원 인권탄압과 관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8월18일 뉴질랜드 바운티 섬 부근에서 침몰해 선원 3명이 사망하고 3명이 실종됐던 ‘오양 70호’ 사건과 관련, 오클랜드 대학은 당시 ’70호’에서 생존했던 선원들을 인터뷰한 보고서도 공개했다. 
 
보고서에서 오클랜드 대학은 “선원들에게 부당한 수수료를 떼고 위약금을 물거나 보너스를 제대로 주지 않았다는 증언은 물론, 한국인 관리자들로부터 폭행과 성적학대 등을 받은 선원들의 증언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70호’ 선원 D씨는 “선실에는 난방이 거의 없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일종의 ‘떠다니는 냉동실’이었다”면서 “빈민굴과 같은 엄청나게 끔찍한 조건이었다. 그 곳에는 분명 인권 침해가 있었다. 그 곳은 노예선이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성추행을 당했다는 선원 E씨도 “내 아내와 사망한 동료의 아내가 (한국) 에이전시측에 사망 진단서를 가져갔다. 그런데 그들은 남편의 보험금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면서 만일 보험금을 받고 싶으면 에이전시의 디렉터와 며칠간 같이 생활하며 잠자리도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10월7일 좋은기업센터와 국제민주연대 등 시민단체는 ‘오양 75호’ 인도네시아 선원들의 인권침해 유린 행위와 관련, 국가인권위원회가 진정서를 제출하며 진상조사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앞서 이들 단체는 8월11일에도 충정로에 위치한 사조그룹 본사 앞에서 ”인도네시아 선원들의 피해를 보상하고, 부당노동 관행을 개선하라’는 내용의 기자회견과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외교통상부측은 뉴질랜드 대사관, 농림부, 해양경찰청, 인권위 등과 협의 중이라고 밝히면서도 뉴질랜드 정부의 조사결과를 일단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사조그룹 역시 선원 학대 건과 관련 “일방적인 주장”이라는 입장 외에는 특별한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출처 머니위크 김진욱 기자: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1110318018140680&outlink=1 )

최종수정일: 2022.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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