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공항 구금 후 출입국지원센터에 구금된 러시아 난민들, 유엔 특별절차에 개인청원 제출

2023년 4월 26일

5개월간의 공항 구금 후 입국 후에도 자의적 구금 지속 

국제 인권규범 위반 사항에 대해 한국 정부에 의견을 표명해줄 것을 유엔 자의적 구금 실무그룹에 촉구

지난 4월 18일 공익법센터 어필과 전쟁없는세상은 러시아 난민신청자들이 출입국지원센터에 구금되어 있는 상황에 대하여 개인청원(individual communication)을 유엔 자의적구금 실무그룹에 제출했다. 전쟁 참여를 거부한 징집거부 난민들에게 난민신청할 권리를 박탈하고 공항에서 5개월 이상 구금한 뒤 입국 후에도 자의적으로 구금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문제제기가 주된 내용이다.

난민법에 따르면 인천공항 등 국경에서 난민신청을 하는 경우에는 명백히 난민 신청 사유가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입국을 허락하고 난민신청절차를 진행하도록 규정이 되어 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러시아의 명분 없는 전쟁에 반대하여 징집을 피해 한국에 난민신청을 한 러시아인들에게 난민신청 기회조차 부여하지 않았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200명이 넘는 러시아 출신 난민신청자가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 후 난민신청을 시도하였으나 입국이 거부되었으며, 5명의 러시아인들만이 소송을 통해 난민신청할 권리를 요구하고 있다. 법원은 이들에게 난민신청을 할 기회를 부여하지 않는 것은 난민법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판단을 내렸다.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5개월이 넘도록 공항에 구금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들은 소송에서 이긴 후 한국에 입국하고 구금 상태가 해제될 것을 기대했다.그러나 법무부는 법원의 판단에 불복하여 항소를 하였고, 러시아 난민신청자들을 또다시 영종도의 출입국지원센터에 구금하였다. 출입국지원센터는 통상 난민신청자들이 난민신청을 하는 동안 머물 수 있는 거주 시설로 한국 사회에 적응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출입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시설이다. 그러나 법무부는 러시아 난민신청자들이 출입국지원센터에서 외출을 할 수 없도록 제한을 하였고, 이들이 아직 난민신청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시설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한국어 교육 등에도 참여할 수 없게 제한을 하고 있다. 즉 장소만 바뀐 채 이들에 대한 구금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법무부의 조치는 법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국제인권 기준에 따르면 자의적 구금에 해당한다. 또한 이들이 소송 진행 기한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기한이 없는 구금이라는 점과 구금에 대한 정기적인 심사가 없다는 점 때문에 이는 자의적 구금에 해당한다. 이러한 점에 대해 러시아 난민신청자들을 대리하고 있는 공익법센터 어필과 전쟁없는세상에서는 유엔 자의적구금 실무그룹에 한국 정부가 러시아 난민신청자들을 출입국지원센터에 구금하고 있는 것이 자의적 구금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리고 한국 정부에 의견 표명을 할 것을 요구하였다.  

난민인권네트워크와 전쟁없는세상은 현재 법무부의 러시아 난민에 대한 인권침해를 규탄하는 온라인 서명을 펼치고 있고, 서명을 모아 법무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한편 러시아 병역거부자들이 난민으로서 권리를 인정 받을 수 있도록 국내외의 인권 옹호 그룹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 유엔 특별절차 개인청원제도 (Individual Communication)
유엔 특별절차 개인청원제도는 인권 침해 사례가 발생했을 때 이를 해당 유엔 특별절차 하의 인권전문가에게 전달해 국가가 최대한 빨리 인권 침해상황을 조사하거나 이를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사례에 따라 유엔 특별절차에서는 해당 정부에게 서한을 보내 관련 인권침해에 대한 내용을 확인하고 해당 인권침해를 최대한 빨리 중단할 것을 요청할 수 있다. 

 

최종수정일: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