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자인터뷰] 연말정산환급액을 후원금으로 쾌척해주신 송윤정 변호사님과의 만남

2018년 2월 20일

“연말 정산은 생각지도 못하게 주어지는 돈. ‘내 돈이 아니니까 좋은 일에 썼으면 좋겠다.” -송윤정 변호사

오늘은 어필 역사상 처음으로 13월의 보너스라고 불리는 연말정산환급액을 후원금으로 전달해주신 송윤정 변호사님과 나눈 이야기를 전해드리려 합니다. 어필 설립 초기부터 함께하고 계신 어필의 오랜 친구이기도 한 송윤정 변호사님을 만나기 위해 수원에 다녀왔습니다. 특히 인터뷰 바로 다음 주에 첫 아이를 출산할 예정이심에도 불구하고 선뜻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죄송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이 교차한 시간이었습니다. 아름다운 예비 엄마이자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남다른 변호사님과 맛있는 점심을 먹으며 나눈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시죠! 

  어필: 안녕하세요! 자기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송: 안녕하세요. 저는 11년차 평범한 변호사 송윤정 입니다.

어필: 어필에 후원은 언제부터 하셨고 후원을 하게 된 계기가 혹시 있으신가요?

송: 저는 변호사 2년차 때 CLF 기독 법률가회 전국대회에서 어필을 처음 만났고 그때 후원을 시작했습니다. 어필을 후원한지 8, 9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어필: 우와 완전 초창기 때부터 후원을 하셨군요!) 네, 맞습니다.

어필: 특히 13월의 보너스라고 하는 연말정산환급액을 후원금으로 쾌척하신 적이 있으신데요, 어떻게 그런 결정을 하게 되셨나요?

송: 전 월급을 받고 일하는 월급쟁이인데, 직장에 묶여있는 몸이다 보니 월급쟁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이 많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주말에 몸으로 하는 봉사들을 많이 하기는 합니다. 사실 연말 정산은 생각지도 못하게 저에게 주어지는 돈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내 돈이 아니니까 좋은 일에 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어필이 재정적으로 힘들다는 얘기를 들어서 어필에 연말정산환급액을 후원금으로 드리게 된 것 같습니다. 월급 받는 사람들은 월급을 계획적으로 써야 된다는 틀에 갇혀 있는데, 연말 정산이 약간 숨통을 트게 만드는 돈이긴 하지만 이걸 좋은 일에 쓰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던 차에 어필이 생각났고, 그래서 어필에 후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필: 오랜 시간 동안 후원과 함께 어필을 지속적으로 격려해 주셨는데요, 그간의 활동을 보면서 어필에 대해 어떤 느낌이나 생각을 가지게 되셨나요?

송: 어필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신뢰가 있습니다. 어필에서 일하시는 한 분 한 분을 알고 있고, 그 분들이 진심으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후원단체인 것 같습니다. 또 난민은 가장 취약한 사람들입니다. 외국인이고 국적도 없고 여러 면에서 소외 받고 멸시당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 사람들을 위해서 일한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제가 할 수 없는 일들을 우수한 변호사님들이 대신 해주시는 것이니깐요. 저는 기독교 인인데 성경에 보면 나그네 보호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요. 나그네, 고아, 과부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나그네’를 담당하고 있는 어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면에 있어서도 제가 가진 가치와 맞습니다.           

  어필: 인터뷰 전에 변호사님께서 하신 다른 인터뷰들을 봤는데, 보면서 느낀 것은 변호사님께서 소외된 이웃들에 대한 관심이 많으시다는 것이었습니다. 특별히 소외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법률가로써의 사명감이나, 종교적 신념 때문인지요?

송: 제가 성장과정에서 부유하게 자라지 않았고, 종교적인 부분들도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이렇게 살고 있는 것 자체가 제 노력이나 능력이 아니라 기독교적으로 은혜의 차원인데, 은혜의 차원에서 제가 가질 수 있는 것 이상을 가졌다면 하나님께서 주신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가진 것을 나눠야 하고, 타인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말을 못하는 상황이면 대신 말을 해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 출신이 그렇게 대단한 출신이 아니었기 때문에 약자들에게 더 공감이 되고 그 분들의 마음이 더 이해가 되고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 하는 삶을 살고 싶다라는 생각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아직까진 용기가 없어서 본격적으로 발벗고 뛰거나 어필 변호사님들처럼 삶을 다 던질 수 없다는 게 부끄럽긴 하지만 계속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살고 싶습니다.                            어필: 혹시 어필을 후원하고 달라진 점이 있으신가요?  송: 솔직히 얘기해서 어필이 아니었으면 난민에 대해서는 그렇게 관심을 갖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왠지 여러 가지 어려운 사람들이 많을 때 내 나라, 내 가족부터 생각하게 되지 외국인들에게까지 관심을 갖는 다는 게 여력이 안될 때가 많잖아요. 예를 들어 북한에 있는 아이들이나 우리나라에 있는 아이들에게 관심이 있지 난민에게 까지 관심을 가질 수 없을 텐데, 난민들이 보호받아야 된다라는, 이 분들의 이야기를 대신 해줘야 한다라는 것을 어필을 통해 많이 느끼게 됐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도울 사람 많은데 외국에서 온 사람들, 난민까지 도와야 되나 라는 나쁜 생각도 들 수 있는데 어필은 생각을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해줬습니다. 또한, 어필이 난민과 함께 일하지만 해외 기업의 인권침해에 관해서도 일하는데 이 부분도 거시적인 측면에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존경하고 아끼는 변호사님들이 앞장서서 일하신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또 감사한 것 같습니다.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있지만 꼭 필요한 부분을 어필을 통해서 관심을 갖게 되고 그것에 미약하게나마 일조를 할 수 있는 것에서 오는 유의미한 변화가 저한테는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어필: 어필 후원을 고려하고 계시는 분들께 어필을 추천하는 권유의 말씀을 해주신다면?  송: “어필은 진심이 있는 단체다.” 진심은 모든 것을 이긴다고 생각합니다. 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와서 하는 일, 진정한 마음에서 하는 일에는 변화가 있고 그것에서 어떤 일이든 의미 있는 변화들이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망설이지 마시고 많이들 후원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어필: 마지막으로 어필에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  송: 너무 과도하게 일하지 마시고 (웃음) 그리고 어필을 운영하는 방식들, 안식월이 있고 출산이나 육아에 대해서 서로서로 도와가면서 충분히 보장해주는 것도 우리 사회에서 선도 역할을 할 수 있으니 어필의 이런 좋은 기업 문화도 많이 홍보 됐으면 좋겠습니다. 대다수는 그러지 못해서(좋은 기업 문화가 없어서) 많이들 힘들어하고 너무 경직되다 보니까 기부나 후원을 하고자 하는 여유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안식’을 누림으로써 내 일을 내가 못하게 되니까 다른 동료가 그걸 해줘야 되는데 동료들 간 신뢰하니까 안식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일만 강조하는 사회인데 그런 것을 탈피해서 쉼이 필요한 조직, 쉼을 제공할 수 있고 여유롭게 서로 협력해서 함께 도와 나가는 문화가 정착됐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육아나 출산! 저도 다음주에 출산인데 정말 걱정이 많이 되거든요. 우리나라가 성숙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어필은 엄청 바쁘시고 개개인이 뛰어나기 때문에 그걸 감당하고 계시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바쁘고 일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가정에서 쉴 수 있고 그것을 용납해 준다는 것, 육아 출산에 있어서도 당사자 변호사께서 유연하게 대처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변호사 시장은 많이 경직되어 있는데 어필이 좋은 조직 문화를 선도하는 표본이 되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어필 변호사들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일동 웃음) 후원금을 내서 변호사를 더 뽑게 해주시던지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인터뷰 후…   인터뷰 후에도 변호사님과 양소민, 김준우 인턴, 동행하신 어필의 김세진 변호사님의 수다는 이어졌습니다. 변호사님과의 대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기의 이름에 ‘이웃들과 함께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넣고 싶다며 따뜻하게 웃으시던 모습입니다. 태어날 아이가 만나게 될 세상이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세상,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생겼습니다. 인터뷰가 끝나가니 창 밖에서 함박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함박눈이 선물처럼 느껴진 것은 송윤정 변호사님과 함께한 시간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어필은 후원자님들을 만나러 어디든 달려가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 

(글: 14.5기 인턴 양소민 / 사진: 14.5기 인턴 김준우)

최종수정일: 2022.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