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필 밥터디 후기- 원양어선과 강제노동, 인신매매

2014년 2월 20일

날이 풀리는 듯한 따뜻한 2014년 2월 20일 점심, 어필의 김세진 변호사와 인턴들은 공간 사이多에서 점심을 먹으며 열띤 밥터디 모임을 가졌습니다. 어필이 관심있는 인신매매, 그 중 원양어선에서의 강제노동과 인권침해에 대한 보고서(ILO국제노동기구 발간)를 보고 발제하였습니다. 

  Fisheries 어업    

어업 산업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인구를 고용하는 산업 중 하나인데요, 소규모 어부, 양식장까지 합치면 전세계 인구의 약 10-12%가 종사하고 있습니다. 최근 어업은 불법 포획(Illegal fishing), 남획(over-fishing), 전세계 물고기 개체 수 감소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나타나는 동향들을 알아보아요. 

 

1) 원양어업의 증가

물고기 개체 수가 감소함에 따라 예전에 비해 더 멀~리 바다로 나가야 하는 실정이 되었습니다. 예전 연근해에서 스스로 배를 가지고 일하던 어부들이 이제 원양어선에 취직할 수 밖에 없게 되었죠. 원양어업이 오랜 기간 바다에 나가있는 일이기에, 자본집약형 경제보다 노동집약형(Labor-intensive) 경제에서 노동자들이 오게 되었습니다. 

 2)저임금 노동력 고용추세

원양어업에서 노동자 임금은 전체 비용의 30-50%정도를 차지합니다. 그래서 이윤을 늘리기위해 노동비용을 줄이려는 시도로 저임금 국가들에서 일부러 이민노동자(Migrant labor)를 사용하는 것이죠.  

 3)치열해진 경쟁

고갈되는 수산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글로벌 어업시장은 더 치열해졌는데요, 경영정책을 더 강화하다보니 이에 맞추기위해 극심하게 노동력을 사용합니다. 더 위험을 무릅쓰기를 강요하고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한 기반은 약화되는 것이죠.

 4)다국적 범죄조직 

불법 포획을 하면서 국가의 법적조치를 피하려는 범죄조직들은 일부러 국제어업기준을 맞추려는 의지나 능력이 부족한 나라들에 배를 등록합니다. 이런 배들에서 학대받은 노동자들은 전혀 보호받을 수가 없죠.

 
 
 

   왜 원양어업이 강제노동에 취약한가?

위에 있는 최근 동향들은 원양어업에서 노동자들의 피해가 늘어나게 되는 배경적 요소인데요, 이제는 왜 원양어업이 강제노동과 인신매매에 노출되게 되는지 내부적 요소를 알아보겠습니다.      1. 원양어업은 말 그대로 바다 저멀리~ 나가서 물고기를 잡는 사업입니다. 그래서 외딴 바다 한 가운데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되죠. 항구에 자주 오는 연근해 어업과 달리, 원양어선들은 해상에서 연료,선원,물자,포획물 등을 다른 배와 교환합니다. 

–> 선박 위에서 일어난 학대,폭행,상해,살인 신고 어려움

2. 여러 해상구역을 넘나들다보니, 관할권 문제가 복잡해집니다. 등록국가(registered state)의 관할권에 의지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당국이 범죄에 대해 강경한 조치를 내리지 않는다면, 책임을 묻기 어려워지죠. 

3. 위에 나온 것처럼 어업도 글로벌화되고, 저임금 노동을 찾다보니, 여러나라의 이민노동자들이 한 배에 모이게 됩니다. 때문에 언어장벽이 생길 수 밖에 없고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생깁니다. 선박 위에서의 권위구조와 결합되면 빈번한 갈등이 발생하고 심지어 학대로까지 연결됩니다.

4. 이민노동자의 취약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합법적인 서류를 제대로 구비하고 오는 노동자는 적고, 서면계약서는 더더욱 적습니다. 구금이나 송환을 두려워 하는 노동자들은 인권침해나 부상을 당하더라도 신고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꺼리게 되죠. 

원한다 하더라도  고용주들에게 신원서류를 빼앗기는 경우가 많아서 이동에 제약을 받고 조종당하는 노예상태에 놓입니다.       

피해자는 누구인가? 

   원양어업은 치사율(Fatality rate)이 가장 높은 매우 위험한 직종입니다. 그만큼 일의 강도가 세고 노동집약적이기 때문에 대부분 남성들이 고용됩니다. 따라서, 이 문제의 피해자들의 절대다수는 성인남성들이죠. 

  여기서 한 가지 문제는, 남성들은 여성들에 비해 자신을 ‘피해자’라고 인식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폭력과 학대에 노출되더라도 신고를 하거나, 피해자 지원을 찾을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합니다. 

 성인남성만 피해자인 것은 아닙니다. 아동강제노동도 원양어업에서 적지않게 보도되고 있다고 합니다. 여성과 여성아동들은 주로 성적으로, 육지 상 가공과정에서 착취당합니다.     

     피해자들이 받는 학대

노동자들은 보호받지 못하고 다양한 종류의 학대를 받습니다. 

크게 1)고용과정 2)임금 3)원양선상에서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1)고용과정에서의 부당한 대우

인신매매에서 자주 등장하는 중개인(broker)나 고용업체(recruitment agency)가 있습니다. 이들은 고용될 만한 사람들을 찾아가서 사기, 기만, 약물, 납치를 사용해 고용합니다. 노동자들은 선박에 가기직전까지 어떤 환경에서, 어떤 일을, 어떤 고용주 아래서 일하게 될지 모른채 끌려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ILO규율 상에 금지되어 있는 ‘고용 댓가 비용을 노동자에게 부과하는 행위’인데요, 원래 고용주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입니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부채 상환을 위해 노예처럼 일하는 Debt Bondage 상태가 됩니다. 다른 선박으로 팔려가거나 이동할 때마다 불어납니다. 

2)임금

노예와 같은 강제노동 상태에서 임금은 거의 의미가 없습니다. 임금을 지불한다 해도,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월 US $200달러 이하) 그런데 지불방법도 불공정합니다. 일부분을 먼저 지급하고, 활동완료 전 못 견디고 그만두면, 몰수당하거나 그동안 일한만큼의 임금도 받을 수 없죠. 

약속된 임금을 받는 경우도 드물고, 초과근무에 대한 수당도 없습니다. 임금지불도 몇 달간 연체되는 경우가 많아서 본국에 있는 가족들에도 여파가 미치게 됩니다. 

3)선상에서의 학대

노동착취  하루 18-20시간, 일주일 7일 휴일없이 일하길 강요당합니다. 이는 노동자의 컨디션, 건강, 날씨와 무관하게 강행됩니다. 

끔찍한 노동환경  노동자들은 참혹한 환경에서 지내게 됩니다. 숙박시설의 부재, 위생시설 미비뿐만 아니라 턱없이 부족한 음식마저도 부패한 상태이고, 쌀과 미끼로 생존해야합니다. 생명에 필수적인 식용수마저도 없습니다. 

안전장비 미비  안 그래도 본래 위험한 작업현장에서 안전장비 하나없이 일하길 강요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상을 당하더라도 그들을 위한 의약품은 있을리가 없습니다.

하루도 견디기 힘들 것 같은 환경에서 원양어선이란 특수성 때문에 몇 개월간 지내게 됩니다. 이런 환경에서 피로, 수면부족, 영양부족, 질병, 부상으로 인해 작업 도중 산업재해를 당하여 심각한 부상을 입거나 죽음을 당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마 원양어선에서의 강제노동, 인권침해에서 가장 심각한 부분은 의도적으로 발생되는 노동자를 향한 신체적, 정신적, 성적 학대와 살인일 것입니다. 이런 범죄들은 처벌없이 넘어가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동자들이 부상을 당하면 항구에 도착했을 때 주민들에게 들키지않기 위해 고용주들이 강제로 선박에 가둬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도적 체계?

이런 끔찍한 일들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가 알아둬야 하는 국제협약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주요사항들만 간단히 알아보도록 해요.

UNCLOS(The United Nations Convention on the Law of the Sea, 1994)

-Flag State Control : 선상 위에서 관할권은 기본적으로 선박이 등록되어있는 기국이 가지고 있습니다. 이 권한은 공해(high seas)에서도 절대 사라지지 않습니다. 

한계점: ‘open registers’ 상대적으로 느슨한 등록절차 때문에 몇몇 국가들은 선박들의 익명등록도 허용합니다. 국가와는 명목상의 관계를 유지할 뿐이에요. 그래서 범죄행위들도 감지되지 않는 것이죠. 

SOLAS(Int’l convention for the Safety of Life at Sea, 1974)

-IMO(Int’l Maritime Org.)에서 주관한 SOLAS에서는 Port State Control(PSC) regime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제안전규율과 노동기준을 보다 효과적으로 적용하기위해 지역간 MOU를 체결하는 방법으로써 항구국에도 관할권을 부여하는 방법이죠. 

한계점: 항구국들간에 조직화가 부족하고, 지역 MOU에 의존하다 보니 적용되지 않는 사례가 더 많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원양어선은 항구에 정박하는 일이 드물기 때문에 효력이 부족합니다.

The Torremolinos Protocol, 1993

-1977년에 Convention 협약으로 만들려다가 비준 최소기준에 실패하여 93년에 의정서로 흡수되었습니다. 선박안에 있는 안전 장치, 비상대책, 항해기술, 선원보호, 건설, 기계 등에 대한 안전기준을 마련하였습니다. 

STCW-F(The International Convention on Standards of Training, Certification and Watchkeeping for Seafarers, 1978)

-선장, 장교, 감시관들에 대한 기준, 국제화된 어업에서 선원들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국제체계 마련을 위한 최초의 노력입니다. 

이 외에도 FAO에서 명시된 “모든 어업은 안전하고, 공평하며, 건강한 생활환경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국제적으로 동의된 기준들에 도달해야한다” 와 ILO의 the Maritime Labor Convention(MLC)에서의 the Seafarers “Bill of Rights”, 2006과 the WIF(Work in Fishing)Convention 들이 중요합니다.

   원양어선에서 일어나는 인권침해는 강제노동의 성격을 분명히 띄고 있고 따라서 강제노동을 금지하는 다양한 국제협약에 반하는 행위입니다. 강제노동은 인신매매를 금하는 국제협약에도 포함되고, 강제노동을 기소하는 것에 실패하기만 해도 해당협약을 반하는 행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양어업 특유의 요소들과, 변화하는 최근 어업추세 때문에 국가들은 국제협약에 준수하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1. Caught at sea : forced labour and trafficking in fisheries / International Labour Office,

Special Action Programme to Combat Forced Labour (DECLARATION/SAP-FL),

Sectoral Activities Department (SECTOR). – Geneva: ILO, 2013

2. Forced labour and trafficking : a casebook of court decisions : a training manual for judges, prosecutors and legal practitioners / International Labour Office. – Geneva: ILO, 2009

 (6.5기 인턴 이예정 작성)

최종수정일: 2022.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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