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탈취 목적 인신매매(Organ Human Trafficking)

2013년 10월 29일

장기탈취 목적 인신매매(Organ Human Trafficking)

*인신매매를 여러 기준으로 유형화 할 수 있습니다. 착취목적을 기준으로는 성착취 목적 인신매매, 장기탈취 목적 인신매매, 노동착취 목적 인신매매 등으로 구별할 수 있고, 대상을 기준으로는 아동에 대한 인신매매,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인신매매 등으로 구별할 수 있습니다. 어필은 2013년 국제이주기구(IOM)과  장기탈취 목적 인신매매와 아동을 대상으로 한 인신매매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바 있는데, 아래에서는 장기탈취 목적 인신매매(Organ Human Trafficking)부분을 정리했습니다.

장기탈취 목적 인신매매의 유형

한국에서 나타나는 장기적출 인신매매의 형태는 수단과 행위에 따라 3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장기 적출 대상자를 위협하거나 무력행사를 사용하여 강제로 장기를 획득하는 강제장기적출이고, 두 번째는 경제적 취약성을 이용하여 장기를 매입하는 불법장기매매, 그리고 세 번째는 중국이나 인도에 가서 장기를 이식받는 해외원정 장기이식입니다.

이 중 강제장기 적출의 경우 조선족과 관련된 괴담이 SNS를 통해서 많이 퍼지고 있어 조선족에 대한 인종차별을 부추기는 경향이 있는데요, 장기탈취 인신매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을 찾아가 직접 인터뷰를 해 본 결과 이는 근거없는 소문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다음으로 불법장기매매는 주로 인터넷을 통하여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는 IMF 이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생활비와 목돈 마련을 위해 장기를 팔려는 사람이 많이 늘어난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 유형인 해외원정장기이식은 대부분 중국원정장기이식인데, 중국의 경우 공식적인 장기기증 프로그램이 거의 없기 때문에 사실상 중국에서의 장기이식은 거의 전부가 인신매매에 연루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위 경찰의 증언에 따르면 중국은 전간(全肝)을 이식봉합하는 수술이 한국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중국에서의 장기이식을 선호하는 경향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현재는 한국은 적법한 형태의 장기이식 수술보다 불법적인 장기이식수술이 더 많고 그 중에서도 중국 원정 장기이식이 가장 많이 일어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중국에서의 장기이식에 더욱 주목해야 합니다.  

중국의 장기탈취 목적 인신매매 상황

중국은 2000년부터 2005년까지 6년 동안만 보더라도 약 4만 1,500건의 장기 이식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1년에 7000건 이상의 장기이식이 있는건데요, 이렇게 상당한 수의 장기이식에 대해 중국 정부는 이식된 장기의 90% 이상이 사망한 사형수의 장기이며 그들 본인이 장기이식에 동의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인들의 장기 기증에 대한 문화적 거부감을 고려할 때 사형수들이 전부 장기 기증에 동의하였다고 볼 수 없고, 매년 사형자의 수가 7000여건에 이른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이에 대한 국제장기이식윤리협회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서 매년 장기 이식을 당하는 사형수는 1000명 정도이고 그 외 장기는 노동교양소에 수감되어 있는 파룬궁 수련원과 티베트인, 위구르인 또는 가정기독교인의 장기이거나, 생계비를 마련하기 위하여 장기 판매를 강요받는 빈곤층의 장기라고 합니다.

특히 중국의 노동교양소에서 출소한 파룬궁 수련원들은 노동교양소 안에서 소변검사, 대량의 혈액 채취 검사, 심전도, 복부 및 허벅지 안쪽을 두드려 보는 검사 등을 받았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검사들은 단순한 신체검사만으로는 보이지 않으며 장기 적출을 위해서 장기가 건강한지를 살펴보는 검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이는 중국 공산당, 경찰 병원조직이 중국 내 장기탈취 목적 인신매매(Organ Human Trafficking)와 직간접적으로 연루되었음도 추정해 볼 수 있게 합니다.

이렇게 세계 최대 불법 장기 이식 시스템이 작동하는 중국에 인접해 있는 한국은 1999년부터 자연스럽게 중국의 불법 장기 이식 시장에 노출되어 중국 내 브로커에게 거액의 수수료를 주고 중국으로 원정 장기이식을 가는 경우가 생겨나기 시작하였습니다.

장기탈취 목적 인신매매의 경로 

(도표 : 서울신문 “말로만 듣던 中원정 장기매매…사망자 속출”에서 인용 http://m.seoul.co.kr/news/newsView.php?id=20121210500003&cp=seoul)

장기확보가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중국원정장기이식을 직접 수사한 경찰도 현지인 브로커를 검거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아주 정확히는 알기 어렵다고 합니다. 그러나 2005년까지 해외원정 장기 이식은 주로 다른 환자들이나 지인들의 알선으로 이루어 진 것으로 보이고, 그 이후 현재까지는 주로 중국 현지에 있는 조선족 브로커들이 국내에 있는 한국인 장기이식 브로커들을 이용하여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면서 국내 환자를 모집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모집 과정에서 때로는 중국측 의료진이 정기적으로 내한해 장기 이식을 상담하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식 희망자가 모집되면 한국인 브로커는 이식 희망 환자의 진료기록부와 검사자료를 중국 병원측에 발송하고, 병원측은 검토 후 장기 확보에 착수합니다 .

그리고 위 경찰이 조사한 국내 알선책의 진술에 의하면 사형수나 파룬궁의 장기가 적출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고, 특이한 점은 군인도 주요 장기매매자 중의 하나인데, 군인은 건강하기 때문에 장기 브로커들이 선호하는 장기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군인들에게 지급되는 액수는 1,000만원에서 2,000만원인데 죽을 수 있는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군인들이 줄을 서서 자신의 장기를 팔려고 한다고 합니다.

장기가 확보되면 환자는 중국으로 출국해 2~3일간 정밀 검사 후 장기가 도착하는 대로 수술 및 회복과 요양을 한 후 한국으로 입국합니다. 그런데 한국으로 돌아온 장기 수여자들 중 성공적으로 장기를 이식 받은 환자들과 그 보호자들은 이식 이후에도 정보를 교환하고, 이식 정보를 제공하며, 친목 단체 성격으로 정기적인 모임을 가집니다. 이들은 인터넷 까페를 활용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인터넷 까페들에 브로커들이 끼어들어 장기매매를 알선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일부 브로커들은 한국으로 돌아온 환자의 상태를 재조사해 관리하기도 하고 직접 친목 도모 까페를 개설하여 더욱 철저히 지능적으로 관리합니다. 뿐만 아니라 브로커들은 장기를 이식받고 온 환자들이나 그 가족들을 장기 알선 조직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기도 하여 장기 수여자 및 그 가족들이 불법장기이식의 새로운 알선책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장기탈취 목적 인신매매는 왜 일어나는 걸까요?

위와 같은 장기탈취 목적 인신매매의 배경에는 장기이식 수술의 기술적 성장과 한국의 장기기증에 대한 문화적 거부감이 자리해 있습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장기이식은 국내에서 매년 200여건밖에 시행되지 않았지만, 현재는 2011년 한 해만도 전국에서 1556건의 장기이식이 이뤄져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그러나 장기기증자의 수는 턱없이 부족해서 뇌사자로부터 신장이식을 받기를 희망하는 환자들은 평균 4년 이상을 기다려야 합니다. 즉 장기이식 수술의 기술적 성과는 날로 발전하고 있어 장기이식 수술의 성공할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장기기증 수는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장기탈취 목적 인신매매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한편 위 경찰은 장기탈취 목적 인신매매의 브로커들은 별다른 죄의식 없이 불법장기매매 및 해외원정장기이식을 알선하고 있어 문제라고 합니다. 브로커들은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있는데 이게 무슨 죄냐고 따진다고 합니다. 이러한 인식은 브로커들뿐만 아니라 장기 수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살기 위해 장기를 이식받는 것이 무어가 그리 나쁘냐는 인식이 많습니다. 이러한 인식은 경찰 및 법원에도 영향을 미쳐서 장기 수여자에 대한 단속 및 처벌을 약화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장기탈취 목적 인신매매와 관련한 문제점들

-통계조사의 문제

보건복지부산하 질병관리본부는 2009년에 들어서야 주요 포탈 및 개인병원 홈페이지 등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되는 게시물을 대상으로 월 1회 정기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는 해외 이식과 관련한 통계 및 관리 업무는 하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해외원정장기이식이 불법장기매매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고 감염 및 합병증의 위험도 높음에도 불구하고 상황 파악을 위한 통계조사를 하고 있지 않은 것은 문제입니다.

-단속 및 처벌의 문제

한편 ‘장기등이식에 관한 법률’이 불법적인 장기이식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경찰은 불법장기매매의 단속에 미온적입니다. 경찰청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08년 검거 수가 18명이고, 2009년 9명, 2010년 3명으로 계속 감소하다가, 2011년 25명으로 증가했으나 2012년 8월까지 13명이 검거된 것으로 확인됩니다. 불법 장기매매에 대한 법원의 처벌 또한 매우 약합니다. 법원은 국내장기불법매매의 경우 장기수여자의 건강과 장기 공여자의 경제적 어려움을 정상 참작하여 징역을 선고하더라도 집행유예를 함께 선고하여 실질적으로 거의 처벌하지 않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해외원정장기이식의 경우에는 해외원정장기이식을 알선하고 금품을 챙긴 브로커에게 징역을 선고한 적이 있으나 그 선고형이 겨우 2년에 불과합니다.

-국민건강보험금 지급의 문제

중국에서 수술을 받고 온 환자들의 경우 이식 수술 정보나 공여자 정보가 미비하여 합병증이나 감염의 문제를 더욱 악화시킵니다. 이러한 합병증이나 감염을 치료하기 위하여 면역억제제를 투여하는데 이 때 국민건강보험법상 건강보험금이 지급되고 있어 문제입니다. 원래 장기등의 적출 및 이식 비용은 원칙적으로 장기 등을 이식 받는 사람이 부담하게 되어 있습니다(‘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제42조 제1항, 제2항). 그런데 해외에서 장기를 이식 받고 국내에 들어온 환자에 대한 사후 진료 및 처치와 관련된 것은 장기 적출 이식에 관한 것은 아니므로, ‘국민건강보험법’에 규정되어 있는 일반적인 절차와 동일하게 보험급여가 지급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불법적인 장기이식에 국민건강 보험금이 지급된다는 것은 그 자체도 문제이지만 보험금 지급은 간접적으로 장기탈취 목적 인신매매가 계속 유지되게 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더욱 문제입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해외원정 장기이식의 경우 공식적인 장기기증 시스템이 거의 운영되지 않는 중국의 현실을 고려할 때 중국내 사형수, 파룬궁, 위구르족에 대한 비윤리적인 장기적출에 암묵적으로 동조하는 것이 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그 심각성에 비례하는 처벌이 행해져야 할 것입니다. 같은 차원에서 중국원정장기이식으로 인한 합병증 및 감염에 대한 보험금지급도 중단하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성이 분명히 있습니다. 실제로 이스라엘의 경우 중국원정장기이식이 비윤리적인 것을 인식하여, 해외에서 장기 이식을 받은 이스라엘인에 대한 보험금지급을 금지하였습니다. 근본적으로는 불법적인 장기 이식을 근절하기 위해서 장기기증의 수를 늘려가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개선이 필요합니다. 

(김세진 변호사 작성)

최종수정일: 2022.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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