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거리며 짓다, 정의를 | 23년 5월] #40. 우연의 새가 선물처럼 날아오길 - 김시원 인턴

2023년 5월 2일

"다시 한번 우연의 새가 그녀 어깨에 내려 앉았다"

최근에 읽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책에서 나온 구절입니다.

너무 아름답지 않은가요?

책에서 나온 구절을 읽으며
과연 ‘나에게는 언제 우연의 새가 날아왔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우연의 새”

저에게 있어서 어필은
“우연의 새”와도 같이,
선물처럼,
저에게 날아왔습니다. 

첫 번째 우연의 새는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18년,
’세상의 끝에서 세상을 말하다’ 라는 책을 읽으며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와 같은 분쟁지역에서
이들의 목소리와 삶을 담아내는 PD님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를 보며  ‘세상의 끝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함께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라는 꿈을 키우게 되었습니다.

2018년,
제주 예멘 난민들은 한국 사회에서 철저하게 소외되고 있었고,
아무도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왜 우리나라는 난민에 대한 혐오가 심할까?’ 라는 호기심을 가지고
교내에서 연구를 진행하다가
‘세상의 끝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함께 외치는’ 어필을 발견했습니다.

첫 번째 우연의 새가 앉은 것입니다.

‘난민과 취약한 이주민들을 위해 법적 지원을 하는 곳이라고?’
라는 궁금증을 가지며
어필의 전수연 변호사님과 이메일로 서면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전수연 변호사님과의 인터뷰와 난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세상의 끝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함께 외치는 것’에 대한 꿈을
고이 간직하게 되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어필과 함께 일할 줄,
그리고 어필이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칠 줄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두 번째 우연의 새는 그로부터 5년 후인,
2023년에 날아왔습니다.

2023년 1월,
휴학은 했지만 별다른 계획이 없었던 저는
유튜브로 ‘국제 기구 인턴’을 쳐보다가
알고리즘으로 어필에서 인턴으로 일하시던 분이 국제기구에 가신 걸 보게 되었습니다.

그때 저는 홀린듯이 해당 영상을 클릭하면서 보다가
어딘가 익숙한 단어인 ‘어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필?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하고 기억을 더듬어 보니
2018년 전수연 변호사님과 인터뷰를 진행 한 게 생각 났습니다.

두번째 우연의 새가
저에게 앉은 것입니다.

그러고 한 달동안 열심히 인턴 지원서를 작성했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면접도 보고,
인턴으로 합격해 함께 일한 지도 벌써 두 달이 지났습니다.

지난 어필과 함께한 시간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고 감사한 순간들이 선물처럼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저의 꿈을 향해 한 발짝, 한 발짝 비틀거리지만
천천히 그리고 함께 내딛고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우연의 새가 이끌어준 어필은
제가 늘 소망하고 바라던 꿈인
‘세상의 끝에서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함께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입니다.

어필은 세상의 끝에 놓여져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존재하지만 애써 이야기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모두가 함께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고 함께하는 것은 의미있으면서도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아무도 들으려고 하지 않기에,
세상이 거칠게 내몰아 세우기도 하고,
메몰차게 그들의 목소리를 지워내려고도 합니다.

하지만, 어필은 포기하지 않고 그들과 함께 정의를 세우기 위해
비틀거리더라도 함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세상에 묻힐 수도 있는 목소리와 이야기들을 들으며 함께하는 어필에서
혼자 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
동행하는 삶의 의미를 어필에서 하나씩 배우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으며 함께하는 삶을 위해
비틀거릴수도 있지만,
쓰러지지 않고
힘차게 나아가는 법을 어필에서 배우겠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우연의 새처럼 날아온 어필이
한국에 있는 다양한 난민들과 취약한 이주민들에게도
우연의 새처럼 날아가서
그들에게도 선물과도 같은 삶들이
어필을 통해 이뤄질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공익법센터 어필 24기 인턴 김시원 작성)

최종수정일: 2023.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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