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거리며 짓다, 정의를 | 24년 6월] #55. 어필이란 놀이공원을 소개합니다 - 김주광 변호사

2024년 6월 2일

안녕하세요, 작년 이맘때쯤 “후원자님들께서 소중한 마음을 모아 사주신 자유이용권"을 받아 어필이란 놀이공원 입장하였다고 인사드렸던 김주광 변호사입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입장했던 어필이란 놀이공원에서 어리고 미숙한 저는 1년이란 시간 동안 많이도 비틀거렸지만 함께해서 행복한 순간들이 참 많았다고, 입장할 수 있게 해주셔서 참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한 마음을 담아 오늘의 ‘비틀거리며, 짓다’에서는 저를 때로는 긴장하게, 때로는 즐겁고 행복하게 했던 "놀이공원 어필"의 명소 몇 군데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1. 정신영 변호사의 스콘 가게 

놀이공원에 가면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츄러스인데요. 놀이기구를 타러가는 길목에 있는 츄러스 가게에 들러서 산, 긴 줄을 기다리며 함께 먹는 츄러스는 기다리는 시간을 즐겁게 해주는 놀이공원의 묘미입니다. 

놀이공원의 대표메뉴가 츄러스라면 어필의 대표메뉴는 정신영 대표님이 직접 구워주시는 형형색색의 스콘입니다. 대표님께서 이른 아침 정성스럽게 준비하신 반죽을 가져오셔서 사무실의 에어프라이어로 직접 구워주시는 이 스콘들은 정말 맛있는데, 그 재료들은 모두 어필의 건강을 끔찍히 생각하시는 대표님께서 엄선하신 것들이라 건강하기까지 합니다.

덕분에 어필의 많은 분들이 기대하는 마음으로 사무실에 출근을 하고 계시다고 하는데요. 전면 재택근무가 가능한 어필인데도 마치 놀이공원에 가는 것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이른 아침 사무실에 출근할 수 있는 것은 이런 맛있는 스콘들, 그리고 갓 구운 스콘보다 더 따뜻한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대표님의 마음 덕분이 아닐까 합니다.

▲ 대표님이 직접 구워주시는 형형색색의 스콘. 저는 특히 수제 레몬소스와 함께였던 레몬스콘이 참 맛있었습니다.

2. 서울행정법원 B2xx호

그렇다면 에버랜드의 T익스프레스, 롯데월드의 자이로드롭처럼 긴장되고 무서운 놀이기구와 같은 곳은 어디가 있을까요? 어필에서 일 년 동안 일하며 가장 많이 방문했던 곳 중 하나일 것 같은데, 아직 저년차 변호사인 제게 여전히 긴장되는 곳이자 어필의 많은 난민 사건의 재판이 이루어지는 서울행정법원 B2xx호 법정입니다.

작년의 비틀거리며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법정에 앉아 제가 맡은 사건의 차례를 기다리다 보면, 꼭대기를 향해 가는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긴장될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특히 더 긴장이 되는 순간은 난민분께서 직접 법원에 출석하셔서 증인신문이나 당사자본인신문을 하시게 될 때입니다. 미리 법원의 모습은 어떤지 설명드리기도 하고, 피고와 판사님의 예상질문을 뽑아보기도 하고, 긴장하는 난민분께 자신감 있게 말씀하시면 된다고 이야기해드리기도 하지만 저부터 긴장을 풀기가 쉽지 않습니다. 피고의 무리한 질문을 잘 끊어야 하는데, 너무 긴장하셔서 맥락과 벗어난 말씀을 하시면 안 되는데, 혹시나 통역이 잘못되는 것 같으면 잘 알아채야 하는데, 짧은 순간순간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 많습니다. 신문 과정 중 각 당사자들의 감정이 격해져 법정의 언성이 높아지기라도 하는 순간에는 이 순간이 부디 무사히 잘 지나가기를 바라게 됩니다.

저년차 초보 변호사인 제가 법정 안의 난민분께 그 시간 가장 의지할 사람이 된다는 것이 어렵지만, 기억하기조차 버거운 본국에서의 그 박해를 어렵지만 힘차게 말씀하시고 계시는 난민분께서 안심하실 수 있기를 바라며 저도 최대한 믿음직한 표정으로 눈빛을 맞추어 봅니다.

▲ 가끔씩 서울행정법원 B2xx호로의 여정에 동행해주시는 인턴분들과 실무수습생분들은 큰 응원과 힘이 됩니다.

3. APIL Youtube국

번뜩이는 기획자로, 전천후 편집자로 어필 유튜브 채널을 가꿔오셨던 이일 변호사님께서 안식년에 들어가신 후, 그 빈자리를 함께 채워보자는 의미로 어필은 Youtube국을 만들었고, 이 Youtube국은 요즘 제가 어필이라는 놀이공원에서 가장 좋아하는 어트랙션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Youtube국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난민분들의 소식을 인터뷰와 영상으로 여러분께 생생하게 전달드리는 것입니다. 난민분들의 법률적 문제가 해결되는 소식이 찾아오면 저희 Youtube국은 이 기쁜 소식을 어떻게 전할까 회의를 시작합니다. 한참 회의를 진행하다보면 어느새 저희는 축하를 위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고, 마치 놀이공원 기녑품샵에서 소품과 선물을 고르듯이 축하 이벤트를 위한 소품들과 선물을 고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기쁜 소식을 어떻게 축하할지 함께 고민하는 이 시간 자체가 제게 치유의 시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기다림이 있는 이 놀이공원에서, 오랜 시간 힘들게 기다린 후에 받게 되는 안타까운 결과들을 마주하게 되는 대한민국의 난민 조력 분야에서, 입장한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낙심하는 마음이 커질 때가 있습니다. 선물과 같이 찾아온 기쁜 소식을 마음을 다해 축하하다보면 마음 속의 낙심은 어느새 희미해지고 새로 찾아올 기쁜 선물들을 다시 기대할 수 있는 마음의 자리가 다시 생기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앞으로도 APIL Youtube국에서 전해드릴 많은 기쁜 소식들을 함께 기대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Youtube국의 이야기는 어필 유튜브 채널에서 더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구독, 좋아요, 댓글, 알림설정을 부탁드립니다..!


이 세 가지 외에도 소개드리고 싶은 어필의 명소가 참 많지만, 여러 모습으로 다시 만나 소개해드릴 기회를 기대하며 오늘은 이만 글을 줄여보려고 합니다. 다시 한번 이렇게 멋진 곳에 입장할 수 있도록 자유이용권을 사주신 후원자님들께 마음 다해 감사드립니다.

아 참! 놀이공원에 각종 페스티벌이 열리는 것처럼 어필도 다가오는 6월 22일(토) 난민영화제라는 축제를 함께 준비하고 있는데요. 어필이라는 놀이동산에서 함께하는 이 축제에 여러분을 초대하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공익법센터 어필 김주광 작성)

최종수정일: 2024.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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