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무의미한 인증’: ‘지속 가능한’ 팜유에 대해 반대론을 펴는 연구결과 발표

2020년 8월 30일

 ‘지속가능한 팜유 산업 협의체(Roundtable for Sustainable Palm Oil, RSPO)’는 팜유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파괴와 인권침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이해관계자들의 협의체입니다. RSPO는 환경파괴와 인권침해를 하지 않도록 하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며, 생산자와  제조업자 그리고 이런 기업들에 투자하는 은행과 투자자들이 회원이 되어 자발적으로 이러한 기준을 따르는 것을 통해 팜유의 공급망 전반에서 지속가능성이 담보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RSPO가 당초의 이런 목적과는 다르게 지속가능한 팜유의 생산의 인증이 아닌, 그린워싱(green washing)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새로운 연구는 RSPO의 인증을 받은 많은 농장들 중 4분의 3이 30년 전까지만해도 숲이나 야생동물의 서식지였으나 이러한 산림파괴가 RSPO 인증과정에서는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이에 RSPO 인증을 받은 팜유가 ‘지속 가능한’ 팜유일 수 없다고 비판하는 연구에 대한 기사를 소개합니다 (이 글은 Mongabay의 허가 하에 번역 후 공유되었음을 밝힙니다. / 원문링크: https://news.mongabay.com/2020/08/palm-oil-certification-sustainable-rspo-deforestation-habitat-study/).  
 
‘무의미한 인증’: ‘지속 가능한’ 팜유에 대해 반대론을 펴는 연구결과 발표 
‘Meaningless certification’: Study makes the case against ‘sustainable’ palm oil

2020년 8월 5일, Hans Nicholas Jong

  •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에 있는 ‘지속가능한 팜유생산을 위한 원탁회의(Roundtable on Sustainable Palm Oil, 이하 RSPO)’ 인증을 받은 기름 야자나무 사업장의 3/4는 30년 전까지만 해도 숲 혹은 야생동물의 서식지였거나 둘 모두에 해당하던 지역을 차지하고 있다.
  • 이 농장들이 해당 지역에서 삼림 파괴가 이루어지게 된 최초의 원인을 제공한 것은 아니지만, 연구의 저자들은 이러한 농장들의 과거를 고려한다면 지속 가능성 인증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 공동 저자인 로베르토 카졸라 가티(Roberto Cazzolla Gatti)는 “다른 누군가가 몇 년 먼저 삼림을 파괴했다는 사실이 팜유 농장주의 책임을 면제하지는 않으며, 인증 제도에 의한 지속가능성 인증표를 정당화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 그는 또한 RSPO가 과거의 삼림 파괴를 고려하지 않는 것이 “‘오늘’ 벌목된 모든 지역이 ‘내일’이면 지속가능한 농장으로 인증 받는 무의미한 인증의 무한루프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카르타(JAKARTA) — 공인된 팜유 농장과 과거 산림 벌채와의 관련성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는 이 농장들이 과거 삼림 지대였던 지역에 세워졌음에도 지속 가능하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논쟁을 야기했다.

종합환경과학회지(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에 게재된 이 연구는 1984년부터 2020년까지의 상세한 위성 이미지를 분석했다(1984년의 자료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자료이다). 이 연구는 RSPO로부터 인증을 받은 인도네시아의 78개 농장과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에 있는 173개 농장을 모두 다루고 있다. RSPO는 윤리적인 팜유 생산을 위해 구성된 세계에서 가장 큰 협회이다.

연구자들은 인증을 받은 농장들의 지도와 멸종위기 포유류종의 분포 범위를 겹치게 놓고 공통 부분을 확인했다. 그들은 또한 해당 기간 내에 인증된 팜유 생산으로 인해 사라진 열대림의 규모를 계산했다.

이들은 지난 수십 년 간 일부 기름 야자나무 사업장와 보급기지가 보르네오와 수마트라에 있는 멸종위기 포유류종 서식지와 생태다양성을 갖춘 열대림의 자리를 차지했음을 밝혀냈다.

“더 나아가, 우리는 현재 인증을 받은 기름 야자나무 농장이 1990년대에 코뿔소, 호랑이, 오랑우탄, 코끼리 등 멸종 위기에 처한 거대 포유류들이 서식하던 곳에 위치하고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이 연구의 공동 저자인 로베르토 카졸라 가티(Roberto Cazzolla Gatti) 러시아 톰스크 국립대학 부교수는 몽가베이(Mongabay)에 이렇게 전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RSPO 영업 허가 구역과 공급기지 중 약 75%는 개간된 지역 혹은 멸종 위기에 처한 포유류들이 지난 30년간 살았던 지역, 또는 둘 모두에 해당되는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해당 연구는 또한 수마트라에 있는 공급기지의 49%와 보르네오에 있는 공급기지의 99%는 1990년부터 2000년 사이 기름야자나무 농장으로 바뀌기 전인 1984년부터 1990년까지의 기간 동안은 열대림으로 완전히 덮여 있었음을 발견했다.

이 농장들은 그 이후인 2000년대에 인증되었다. 2020년까지 농장 지대에 남아있는 삼림은 거의 없다. 일부분만 남은 삼림이나, 허가된 사업장과 기지들로 인해 생태계가 심하게 교란된 삼림만이 남아있다.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에는, RSPO가 인증한 173개 사업장이 있는 47만 헥타르(116만 에이커, 푸에르토리코의 절반 크기에 해당)의 농장 중에서 3300 헥타르(8154 에이크, 워싱턴 D.C.의 1/5에 해당하는 크기)의 파괴된 우림만이 현재까지 남아있다.

이 연구는 보르네오에 있는 인증된 공급기지 중 85%는 1999년까지도 오랑우탄이 서식하는 삼림이었으며, 수마트라에 있는 공급기지의 5~18%는 1985년부터 1991년까지의 기간동안 호랑이, 코뿔소, 코끼리가 서식하던 지역이었음을 밝혀냈다.

카졸라 가티는, “이는 (합법적 혹은 불법) 삼림 벌목 후 이루어진 지속가능한 농장의 설립이 겨우 30년 전에 일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가까운 과거에 서식지를 파괴했음에도 이 농장들이 ‘지속가능성’을 인증 받았다”고 말했다.

카졸라 가티의 선행연구에 대한 새로운 후속연구는 2,210개의 공인된 사업장에서 2001년부터 2016년까지의 기간동안 일어난 삼림 면적 손실을 검토했다. 2019년에 이루어진 이 연구는 해당 기간동안(2001년~2016년) 인도네시아 기름 야자나무 사업장에서의 총 수목 손실이 농장이 차지하는 면적의 34.2%에 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러나 지속가능성 인증을 받은 농장에서의 손실은 38.3%로 더 컸다.

카졸라 가티의 연구 결과는 RSPO 인증에 관한 선행 연구와 상반되는데, 선행연구에서는 인증 제도가 삼림 황폐화를 막는 데 효과적이라고 결론 내렸다. 카졸라 가티는 이러한 연구들이 연구 시작 시점에 이미 삼림이 얼마 남지 않은 농장에 대해 삼림 파괴 정도를 평가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카졸라 가티는 기름야자 농장의 설립이 환경에 미친 영향에 대해 더 큰 그림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최근 것이라도 토지 사용과 관련된 역사적인 기록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팜유의 지속가능성과 관련하여, 만약 당신이 황폐화된 삼림의 잔해에 농장을 설립했고, 현재 시점에 해당 지역이 무엇인지를 기반으로 인증을 받기 시작한다면, 당신은 이후에 환경에의 영향에 대해서는 어떠한 징후도 찾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연구는 시계열을 36년으로 늘리고, 수마트라와 보르네오 지역의 열대림과 멸종위기 포유류종 서식지에 기름야자 농장의 확장이 미친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고해상도 위성 이미지를 직접 분석하는 방법을 채택함으로써 카졸라 가티와 그의 연구 팀이 진행한 선행 연구에 대한 세부사항을 더 밝혀냈다.

카졸라 가티는 RSPO와 같은 팜유 인증 제도가 (해당 지역 토지가 이전에 삼림이었더라도) 영업 허가는 삼림 황폐화와는 무관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음을 지적한다. 이는 RSPO가 인증 대상이 되는 농장의 과거 상황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이런 방식으로라면 ‘오늘’ 벌목된 모든 지역이 ‘내일’은 지속가능한 농장으로 인증을 받는 무의미한 인증의 무한 루프가 발생할 것”이라며 “이것이 우리가 환경에 대한 역사적 관점을 취하는 이유이며, RSPO는 공급기지와 농장들의 지속가능성을 인증하기 이전에 이러한 관점을 따랐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산림환경부가 1990년부터 2019년까지의 데이터를 활용해 진행한 최근 분석에 따르면, 현존하는 인도네시아 기름야자 농장의 41%는 과거에 삼림이었던 지역을 차지하고 있다.

카졸라 가티에 따르면, RSPO가 과거의 삼림 파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RSPO가 지속가능 인증을 한 팜유 제품 중 다수가 지속가능성을 보장하지 않으며 소비자들을 오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는 “생물다양성이 보존되고 멸종위기종이 살던 지역이 30년도 되지 않은 과거에 벌목되고 그 자리에 집이 들어섰다면 우리는 그 집을 ‘지속 가능하다’고 부르지 않을 것이고, 이는 다른 산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팜유 생산에 대해서는 이러한 행위가 왜 가능한지” 반문했다.

 
반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된 직후, 카졸리 가티는 팜유 산업과 관련된 기업들과 로비스트 등 다양한 경로로부터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구글 계정에 대한 두 차례의 해킹 시도도 있었으며 인증기관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트위터로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고 말한다.

카졸라 가티는 누군가 자신의 가짜 웹사이트를 만들어 이 가짜 웹사이트가 트위터에서 공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가짜 사이트에는 팜유에 반대하는 캠페인의 링크가 포함되어 있는데, 카졸라 가티는 이것이 이해관계의 상충으로 자신을 비방하기 위한 시도라고 말한다.

해당 연구가 실린 학술지 역시 독자로부터 카졸라 가티가 상충되는 이해관계를 숨기고 있다고 주장하는 메시지를 받았다.

카졸라 가티는 “다행히도 학술지의 편집자가 이러한 주장들이 전혀 정당하지 않으며 해당 주장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확언했다”며 “소속 기관의 도움으로 우리는 이러한 모든 공격에 대해 증거를 수집하고 향후 대응을 고려하고 있으나, 이러한 종류의 강한 개인적 공격을 받았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타당하고 민감한 지점을 건드렸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졸라 가티는 2019년에 진행된 연구를 발표한 이후에도 이메일, 휴대전화,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비슷한 공격과 공격적인 항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성가시다”고 말하면서도 “겁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팜유 산업에 대한 논쟁점에 대해 소개하는 영상 (한국어 자막: 어필 자원봉사자 김지은 제작) 
 
 
 

RSPO의 대응

RSPO는 대응 과정에서 농장에 대한 지속가능성 인증 시 과거의 삼림 파괴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RSPO 대변인은 몽가베이에 “이러한 기준들은 회원들의 과거 문제에 대한 책임을 면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 아니며, RSPO는 회원들이 환경을 보호하고, 인권을 보호하며, 과거 문제의 반복을 방지하는 조치들을 이행하도록 보장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지속가능성은 하나의 여정이고, 팜유의 생산을 완전히 변화시키는 방식으로 농사법을 개선하여 그에 대한 보상을 받은 기업들이 존재한다면 우리의 집단적 여정에 참여하는 이해당사자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RSPO의 기준에 따르면, 2005년 11월 이후에 새로 진행되는 식수는 원시림이나 보존가치가 높은 삼림(HCV forest)을 유지하기 위해 관리조치가 요구되는 지역을 대체해서는 안된다.

카졸라 가티는 이러한 기준일의 설정이 완전히 자의적이며 과학적 기반이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는 “이 중 어떤 것도 진정한 의미의 환경적 지속가능성과 유관하지 않다”며 “숲과 호랑이, 코뿔소 등은 RSPO가 지속 가능하다고 간주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한 이 기준들은 미래에 세계적인 수요가 증가하고 현존하는 농장들이 증가하는 수요를 따라잡을 수 없게 되면 기준일을 조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는 “마지막으로, 2005년 11월 이후에 채벌된 고보존가치 지역은 보호되어야 하며 지속 가능성 인증을 받을 수 없지만, 보존가치가 유사하게 높고 2005년 11월 이전(이를테면 2005년 9월과 10월 사이)에 파괴된 지역은 RSPO 인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누가 정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며 “이는 유효한 보전도, 과학적 접근도 아니”라고 말했다.

노르웨이 생명과학대학 소속의 생태학자인 더글라스 셰일(Douglas Sheil)은 대규모의 삼림과 희귀종 서식지의 손실이 있었다는 연구의 큰 그림에는 동의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간지에서 이루어지는 팜유의 지속가능한 경작은 앞으로 갈 길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셰일은 몽가베이에 “우리는 이러한 개간지가 지속가능한 용도를 위해 쓰이도록 바꾸고 생산자들로 하여금 그것을 위해 개발된 기준에 맞추도록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RSPO는 비극(적인 역사적 이야기)에 기반해 세워진 긍정적인 기획이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또한 “그들을 이런 식으로 (과거의 삼림 파괴와) 엮는 것이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 일인지 묻고 싶고, RSPO가 수십 년 전 독재 하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RSPO의 대변인은 연구의 조사 대상이 된 농장 중 다수가 RSPO가 설립된 해인 2004년 이전에 세워졌다고 말한다. 당시에는 농장관리나 사회적, 환경적 보호의 더 나은 규제를 위한 산업 주도의 기준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셰일은 또한 해당 연구가 사용한 총 삼림손실에 대한 데이터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해당 데이터는 고보존가치(HCV) 삼림과 고탄소축적(HCS) 삼림을 모두 포함하고 있으며, RSPO의 성과를 평가하기 위한 기준선으로서 1984년부터의 데이터를 활용했다. RSPO는 2018년 말이 되어서야 모든 이탄지대와 고탄소축적 삼림에 대한 새로운 개간을 금지하기 시작했다. 그 이전에 RSPO는 원시 고탄소축적 삼림에 대한 새로운 개발만을 금지하고 있었다.

셰일은 RSPO와 관련해 “그들은 모든 삼림에 대해 개간을 멈추자고 약속한 적이 없다”며 “이 연구에서 지속가능성은 왜 1984년부터의 총 삼림면적에 기반하고 있는가?” 라고 말했다.

카졸라 가티는 해당 연구가 1984년을 기준선으로 잡은 것은 이용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위성 이미지가 1984년의 것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우리는 1년 단위로 삼림 내의 변화와 삼림이 어떻게 팜유 농장으로 바뀌었는지를 분석했다”며 “위성 이미지는 거짓말을 하지 않으며, 우리 연구에서 사용된 수준의 해상도라면 잘못 해석될 일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셰일은 연구에서 사용된 공간 이미지의 정확도에 대해 의문을 표한다. 해당 연구는 인도네시아에 대해서는 99%의 정확도를,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에 대해서는 95%의 정확도를 추산하고 있으나, 셰일은 연구자들이 논문에서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추정치가 진실된 것인지 알 방법이 없다고 말한다.

카졸라 가티는 정확도 추정치는 분석에 사용된 ArcGIS나 구글 어스 프로, 구글 어스 엔진(Google Earth Pro/Engine) 등 소프트웨어에서 나온 값이라고 말한다. 그는 또한 연구자들이 더 높은 해상도의 이미지를 사용하여 기름 야자나무 한 그루도 정확하게 짚어내고 삼림 간의 차이, 기존 농장과 새로운 농장의 차이 등을 정확하게 판독할 수 있었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정확도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카졸라 가티는 더 높은 해상도의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이 연구자들이 “열대림(보수적으로 잡은 임관피복도가 10% 이상인)”으로 측정하는 것과 “기름 야자 농장”이 다른 농장이나 숲이 아닌 다른 식생과 혼동되지 않게 하기 위해 필요했다고 말한다.

방법론 상의 비판에 대해 그는 “그러므로, 이는 약하고 입증되지 않은 주장”이라고 말하며, “사실 1984년, 2000년, 2016년과 샘플 이미지와 보충 도표를 통해 보인 2020년도의 RSPO 각 공급기지의 높은 수준의 세부 사항을 통해 모두가 알 수 있듯이, 이미지의 질은 숲에서 농장이 된 토지의 변화를 분명하게 밝힐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셰일은 올해 출판된 또 다른 논문의 공저자로, 이 논문에서는 팜유 생산이 코코넛기름 생산보다 생태다양성에 더 적은 위협을 가한다고 주장한다. 해당 논문은 결론을 도출해낸 방식과 공동 저자인 에릭 메이자드(Erik Meijaard)가 RSPO와 인도네시아의 한 팜유 회사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은 사실로 인해 크게 비판받고 있다. 
 

플랜테이션의 생애주기

셰일은 연구에서 밝혀진 패턴은 흥미로울 수 있으나 사용된 자료가 신뢰할 만하지 않고 여러 중요한 요소들이 차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네시아의 보르네오를 예로 들었다. 보르네오는 사용되거나 여러 번 전소된 땅을 농경지로 사용한다. RSPO의 대변인 또한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이 연구가 산림지역에 만들어진 농장과 이미 벌목된 지역에 만들어진 농장을 구별하지 않고 농장의 토지가 그 전에 어떤 형태였는지도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카졸라 가티는 이 탓에 열대우림을 벌목하며 만들어지는 농장들도 친환경 인증을 받을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인증받은 플랜테이션이 어떤 생애주기를 갖는지 설명했다. 먼저 오랜 열대우림을 벌목하거나 태워서 펄프와 목재를 얻고 그 토지에 인증받지 않은 전통적인 방식의 팜유 농장이 들어선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이 전통적인 플랜테이션은 지속 가능한 플랜테이션으로 변신하고 지속 가능하다는 인증을 받는다.

카졸라 가티는 따라서 산림지역에 건설된 플랜테이션과 벌목된 지역에 만들어진 플랜테이션의 차이가 지속가능하지 않은 농장도 지속가능한 것처럼 눈속임을 한다고 설명했다.

“팜유 플랜테이션 이전에는 삼림 파괴가 선행될 수밖에 없습니다. 삼림 지역에서 심각한 벌목 없이 플랜테이션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플랜테이션을 위해 숲을 파괴하는 것은 경제적이지도 않을뿐더러 목재 자원을 잃는 일입니다” 카졸라 가티는 이어서 설명했다.

때문에 카졸라 가티는 팜유 생산이 삼림 파괴의 주요인이 아니더라도 거의 항상 직간접적으로 산림파괴와 연관이 있고 밝혔다.

 

팜유 산업 측 설명

셰일과 RSPO가 설명했듯이 팜유 농장이 이미 벌목된 지역에 건설된다는 점이 산업 측의 주된 주장이다.

인도네시아 팜유 연합(GAPKI)의 의장 조코 서프리요노는 인도네시아에 위치한 팜유 농장의 70% 이상이 고무 플랜테이션 등으로 사용되었던 척박해진 토지에 지어지므로 팜유 산업을 향한 비판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산림학 연합(Persaki)의 일원인 페트러스 구나르소가 연구한 바에 따르면 1990년도부터 2012년까지의 위성사진을 분석했을 때, 인도네시아 플랜테이션의 43%는 버려진 땅에서 일구어졌으며, 27%는 척박한 목재 벌채 지역, 14%는 농업 지역, 13%는 산업적 플랜테이션, 3%는 목재 벌채 지역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페트러스는 훼손된 산림 지역은 비산림 토지로 분류되므로 팜유 농장을 세울 때 인도네시아 법률에서 산림파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티는 산림이 먼저 벌목되고 플랜테이션으로 바뀌었다고 해서 플랜테이션이 지속가능하다는 뜻이 아니라고 말했다.

“플랜테이션이 들어서기 몇 년 전에 누군가가 벌목을 했다고 해서 팜유 플랜테이션 소유주에게 면죄부를 주진 않고 인증을 받을 수준의 지속 가능성을 절대 증명하지도 않습니다.”

“울창한 산림이었던 버려진 토지들에 필요한 것은 팜유 농장이 아니라 재삼림화입니다. 그것이야말로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것입니다.”

 

높은 수익성

팜유 산업 옹호자들은 벌목된 땅에 팜유 농장을 짓는 게 제일 나은 활용법이라고 주장했다. 팜유는 1헥타르마다 4톤의 식물성 기름이 생산된다. 이는 유채 씨, 해바라기 씨, 대두 씨에서 추출되는 양보다 대략 8배에서 10배 정도 많은 양이다.

그리고 최대한 효율적으로 기름을 생산하는 일은 식물성 기름의 국제적인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팜유 연합의 조코는 EU 등 팜유 생산 산업을 비판한 국가들은 20세기부터 번창한 인도네시아의 팜유 사업이 아닌 각국이 그간 농경 확장이 야기한 산림 파괴를 돌아보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유럽은 6000년간 자라온 산림의 반 이상을 농업 사업과 목제 연료 수요의 증가로 인하여 유럽의 중앙 및 북부 삼림 지역을 반 이상 잃었다고 한다.

하지만 카졸라 가티는 올리브유, 카놀라유, 해바라기씨유와 같은 다른 식물성 기름은 지속 가능하다는 인증을 받는데 과거에 이루어진 삼림 파괴도 평가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팜유처럼 지속 가능하다는 주장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열대 지방의 삼림 파괴는 유럽과 같은 온대 지방의 삼림 파괴가 환경에 가져오는 무게가 다르다고 덧붙였다.

“팜유 재배의 다른 점은 팜 나무는 수천 가지 멸종위기종들을 품은 산림지역이나 이탄지대에 재배되기 때문입니다. 그에 반해 올리브, 유채꽃, 해바라기 등을 위한 식물성 기름이 재배되는 온대 지역은 몇 백 정도의 개체 수만 살고 있습니다.”

그는 이미 그 지역의 기름 생산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시대에 수확된 올리브유처럼 수백 년 혹은수천 년 전에 시작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때는 훨씬 적은 인구를 부양했기 때문에 환경에 미치는 영향 역시 적었습니다.” 카졸라 가티가 말했다.

비록 많은 온대 지역에서도 개간을 위해 이미 자리고 있는 식물과 동물 서식지를 파괴했지만 그는 이것이 지금 세계 다른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삼림 파괴를 정당화하는 이유기 되어서는 안 된다고 더했다.

“과거에 우리가 이익을 위해 자연을 훼손했다고 해서 그걸 계속해야 할 이유가 생기진 않습니다. 게다가 지금 훼손되고 있는 지역은 다양한 생물들의 보금자리이며 팜유의 수요도 과거보다 훨씬 큽니다. 우리는 천연자원 관리에 소홀했던 과거의 잘못들을 보고 생물의 다양성이 사라져가는 멸종위기종 보호에 힘 써야 합니다. 특히 이런 기후 위기 시대에는 말입니다.”

 

미래의 수요

삼림 파괴를 고려하지 않고 인증을 내주는 탓에 소비자들은 지속 가능하다는 인증이 붙은 제품들이 산림을 없애고 들어선 농장에서 생산되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한다고 카졸라 가티는 말했다.

이는 팜유 산업이 급격한 성장을 이루는 발판이 되었다. 소비자들이 지속가능하다고 인증 받은 팜유를 구매할 때 죄책감을 느끼지 않음으로 지속가능하다는 인증을 받은 팜유에 대한 수요는 나날이 커졌다.

“만약 RSPO 국가들이 우리 연구에 반해 팜유 제품들을 계속 지속 가능하다고 주장하려면 그들은 대중에게 고작 몇 년 전만 해도 산림이었던 곳이 팜유 농장이 된 게 왜 인증에 문제가 안 되는지 설명해야 합니다.” 카졸라 가티는 그렇게 주장했다.

하지만 만약 RSPO 국가들이 50년 이상 산림 지역이 아니며 멸종위기종의 보금자리가 아닌 곳에만 인증을 준다면 친환경 팜유의 국제적 수요를 맞출 수 없을 것이다.

만약 인증과정에서 과거에 이루어진 산림 파괴가 고려된다면 전세계에서 매우 적은 수의 열대기후의 지역들만 친환경 인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작고 오래된 농장들은 지속가능한 팜유 생산이 가능하겠지만 생산되는 양은 오직 근처 지역의 수요만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카졸라 가티는 덧붙였다.

“(하지만) 정당하지 않은 지속 가능함에 관한 주장과 그린 워싱이 없어지면 대중과 정책수립자들은 세계 팜유 시장이 환경에 미치는 실제 영향을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말했다 “그리고 이는 팜유로 인한 서식지 및 삼림 파괴를 줄이거나 심지어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일 수도 있다.”

2018 IUCN 테스크 포스의 일원인 셰일이 공동으로 참여한 IUCN의 리포트에 따르면 팜유를 환경에 덜 해로운 것으로 알려진 유료 작물(油料作物)로 대체하는 것은 대체한 작물이 같은 양을 생산하는데 더 많은 토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반대로 더 심각한 삼림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팜유 재배는 현재 식물성 기름을 위한 재배지의 10%만 사용하고 있지만 전세계 식물성 기름의 35%를 담당한다. 결국 팜유를 금지하는 것은 동남아시아에서 남아메리카의 열대 우림이나 사바나와  같은 생태계로 피해를 떠넘길 뿐이라고 이 리포트는 주장한다.

카졸라 가티는 대부분의 팜유가 음식과 화장품 같은 소비재에 사용되지 않는 만큼 이 세계는 아직 우리가 소비하는 만큼의 팜유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한다.

“지구의 인구수가 90억에서 100억을 넘어간다 해도 이 정도의 팜유가 음식과 화장품을 생산하기 위해 필수적이진 않아요. 이런 상품을 위해 사용되는 양은 아주 적으며 대부분 위험한 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이나 필수적이지 않은 화장품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카졸라 가티는 말한다.

대부분의 팜유는 기존 디젤의 지속 가능한 대체재라는 이름 아래 포장된 바이오디젤로 정유 된다. 2017 EU는 수입한 팜유의 반 이상인 대략 400만 톤을 바이오디젤을 만드는 데 썼다.

“근래 파괴된 삼림과 서식지에 만들어진 플랜테이션도 지속 가능하다고 말하는 자들은 최근 이루어진 삼림 파괴, 종(種) 파괴, 온실가스 배출 (학계는 그들의 주장과는 다르게 플랜테이션의 온실가스의 순 배출이 0이 아니라는 것을 밝혔다), 살충제 사용, 운송수단 이용 등을 고려하면 화석 연료 못지않게 해로운 팜유를 바이오 연료라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라고 가티는 말했다.  

유럽에서 시행된 연구에 따르면 만약 그런 요소들을 고려했을 때 식물성 기름에서 추출된 바이오디젤은 석유의 1.8배에 준하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팜유는 석유보다 자그마치 3배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그리고 바이오 연료의 수요는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여러 국가가 바이오 연료를 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점점 더 팜유에서 추출한 바이오 연료의 수요를 늘려 기존 디젤을 완전히 대체할 계획이다.

노르웨이 열대우림 재단(Rainforest Foundation Norway)의 연구에 따르면 바이오 연료의 생산을 늘리는 현재 목표는 2030년까지 막대한 팜유와 콩기름 수요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이처럼 수요가 높아진다면 전체 팜유 수요는 현재 전 세계 생산량의 90%인 6,100만 톤으로 늘어나고 콩기름 수요를 4,100만 톤 혹은 현재 생산량의 75%까지 늘어날 것이다.

이 증가량은 360만 헥타르 (890만 에이커)의 이탄 지대를 포함한 700만 헥타르 (1700만 에이커)의 삼림 파괴를 낳을 것이다. 이 삼림 파괴로 인한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현재 중국이 화석연료를 태우면서 배출하는 양보다 많은 115억 톤에 이를 예정이다.

카톨라 가티는 EU가 벌써 2030년까지 팜유로 만든 바이오 연료에서 벗어날 계획을 세우는 등 위와 같은 상황에 대한 우려를 하면서도, 팜유도 지속 가능할 수 있다는 생각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근본적으로 우리가 물어야 할 질문은 정말 팜유가 필수적이냐는 것입니다. 우리는 계속 야생동물과 열대우림보다 그걸 파괴하는, 지속가능하다는 인증을 받았지만 실제로는 이들을 파괴하는, 싼 기름을 우선으로 두어야 합니까?”라고 카졸라 가티는 물었다. 
 

편집자의 말: 카졸라 가티를 사칭 웹사이트가 등장했다는 문장은 2020년 8월 12일에 수정됨.

 

논문 출처:

Cazzolla Gatti, R., & Velichevskaya, A. (2020). Certified “sustainable” palm oil took the place of endangered Bornean and Sumatran large mammals habitat and tropical forests in the last 30 years.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742, 140712. doi:10.1016/j.scitotenv.2020.140712

Meijaard, E., Abrams, J., Juffe-Bignoli, D., Voigt, M., & Sheil, D. (2020). Coconut oil, conservation and the conscientious consumer. SSRN Electronic Journal. doi:10.2139/ssrn.3575129

Cazzolla Gatti, R., Liang, J., Velichevskaya, A., & Zhou, M. (2019). Sustainable palm oil may not be so sustainable.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652, 48-51.

 
 
(자원봉사자 오예림, 김민아, 김서영 번역)

최종수정일: 2022.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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