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터디] 영국 NCP와 WWF 중재 사례를 통해 본 바람직한 NCP의 모습

2014년 8월 31일

늦여름 햇살이 따사로운 요즘, 어필에서는 7기와 7.5기 인턴들이 떠나갈 날이 며칠 남지 않아 모두들 아쉬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동안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논의하려는 열정이 돋보이는 NCP 밥터디가 얼마 전 공간 사이多에서 있었습니다.

함께하시지 못한 분들께도 어필의 훈훈한 밥터디 내용과 분위기를 느껴볼수 있게 해 드리려고 이번 포스팅을 준비했습니다. 밥터디의 주제는 각국의 NCP와 실제 중재 사례에 관한 것이었는데요, 내용이 방대해서 이번 포스팅과 이어지는 포스팅에서 자세한 내용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NCP 밥터디 포스팅은 총 2편으로 구성됩니다 🙂

1)영국 NCP와 WWF의 중재 사례를 통해 본 바람직한 NCP의 모습

2) 각국 NCP의 구조를 통해 본 우리나라 NCP의 개선방향

그럼 본격적으로 이번 주제인 영국 NCP와 WWF의 중재 사례를 통해 본 바람직한 NCP의 모습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진출처: EDIF EBS 국제다큐영화제 공식블로그>

이번 여름에 진행중인 제 11회 EBS 국제다큐영화제 상영작 중 ‘비룽가(Virunga)‘ 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국립공원인 콩고민주공화국의 ‘비룽가 자연국립공원’에는 멸종 위기에 놓인 산악고릴라가 서식하고 있는데요, 이곳에서 자연자원을 놓고 벌어지는 일들이 그려진 다큐멘터리입니다.

이번에 설명드릴 NCP의 중재사례가 이 다큐멘터리와 연관이 있어 소개드렸는데요, 실제 WWF(World Wide Fund for Nature)의 제소와 영국 NCP의 중재로 이 국립공원에서 석유시추를 하던 영국계 정유회사 SOCO International의 사업이 최근 중지되었습니다. 이곳에서는 과연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이고, 영국 NCP는 중간에서 어떤 역할을 했던 것일까요. 이 이야기로는 다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 표지>

II.

지금 시대의 기업들, 특히 다국적기업들은 국가와 맘먹는 규모와 자본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개발도상국들의 GDP에 몇배에 육박하는 총 매출을 내는 기업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의 국제적인 영향력 역시 막강합니다. 그렇지만 기업들은 사적 영역에 속한다는 이유로 국가와 같은 공적 영역에 비해 감시나 제재가 미비합니다. 시민사회에서는 이에 대한 대응을 하고 있으나 역량이 부족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기업이 책임있고 지속가능한 활동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와 관련한 국제적인 규범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오래 전부터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나온 것이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 NCP 입니다. NCP란  National Contact Point의 줄임말로, 번역하면 ‘국가연락사무소‘ 입니다. 이는  국가들이 모여서 책임있고 지속가능한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만든 가이드라인인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OECD Guidelines for Multinational Enterprises)에 따라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OECD 국가 및 위 가이드라인을 받아들인 국가들은 정부 기관과 연계된 NCP, 즉 국가연락사무소를 설치하여 가이드라인의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이에 대한 제소를 받고, 내용을 홍보하는 일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각각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국적기업에 대한 OECD 가이드라인 포스팅을 참조해주세요)

우리나라는 가이드라인에 가입한 후 2000년에 가이드라인에 따라 NCP를 설치했습니다(대한민국 NCP 웹사이트 참조). NCP 절차는 다국적기업의 인권침해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이의제기가 가능한 거의 유일한 수단인 만큼 그 역할과 활동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NCP는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그 동안 시민사회로 부터 많은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NCP는 어필의 기업과 인권 멘데이트와도 연관이 있어 어필이 속해 있는 기업인권네트워크에서는 NCP 제소와 더불어 한국 NCP의 개선 방안에 대한 논의를 계속해 왔습니다.(어필의 실제 제소 사례는 포스코를 상대로 NCP에 진정하다 (1), 포스코를 상대로 NCP에 진정하다 (2) 포스팅을 참고해주세요)

NCP는 OECD 회원국과 위 가이드라인을 받아들인 국가, 총 44개국이 각국에 설치하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 그 활동이 적극적이고 의미있는 영국 NCP의 구조 및 현황과 최근 결론이 난 WWF와 SOCO 중재 사례를 통해 NCP의 바람직한 모습을 살펴보겠습니다.

1) 사건소개

앞서 말씀드렸던 다큐멘터리에 나온 콩고민주공화국의 비룽가 국립공원은 우간다와 콩고민주공화국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는 유네스코 세계자연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오래 된 국립공원으로 멸종 위기에 놓인 산악고릴라 및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지이기도 합니다.

2013년 10월 7일, 세계자연기금 WWF International은 영국계 다국적 석유회사인 SOCO International이 OECD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에 위반되는 기업활동을 했다는 혐의로 영국의 NCP에 제소를 했습니다. SOCO 활동이 국립공원의 생태계 파괴는 물론 지역 공동체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WWF가 지적한 SOCO가 위반한 가이드라인은 2장 일반정책의 14항, 4장 인권의 5항, 6장 환경의 2장으로 영국의 NCP는 초기 평가를 통해 이 사건이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SOCO는 자신들의 사업이 콩고민주공화국의 국내법과 국제적 기준을 준수하였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하였습니다.

영국 NCP는 정해진 NCP 절차에 따라 양측 당사자들이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조정을 하고 적절한 과정를 밟도록 했는데, WWF는 NCP 절차를 활용하면서 동시에 UNESCO의 성명을 이끌어내고 대대적인 서명운동과 캠페인 등을 벌였습니다.

그리고 2014년 6월 11일 SOCO는 결국 비룽가에서의 석유시추 관련 사업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내용의 WWF와의 합의문을 발표했습니다. 영국 NCP는 7월 최종성명을 발표하여 이 사건의 종결을 선언했습니다.

2) 타임라인

WWF의 영국 제소 사건의 진행을 시간의 흐름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사건 진행의 타임라인에서 볼 수 있듯이 영국 NCP는 제소를 접수받은 이후 초기 평가까지 3개월, 최종 성명까지 1년이 걸리지 않는 사건의 신속한 처리를 보여줍니다. 이는 OECD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고 있는 정도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NCP를 담당하는 정부 부처나 담당자가 항상 열린 자세로 항상 사건들을 주시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3) 위반한 가이드라인

WWF가 NCP제소 시 밝힌 SOCO의 위반 가이드라인 세부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2장 일반정책

A. 기업은 다음 사항을 이행하여야 한다

14항.

-지역공동체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계획 또는 기타 활동에 대한 기획 또는 의사결정에 이해관계자의 관점이 반영될 수 있는 의미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이해관계자를 참여시킨다.

4장 인권

5항

-기업의 규모, 성격, 운영상황과 인권의 부정적 영향이라는 리스크의 심각성에 따라 인권실사를 실시한다.

6장 환경

2항

-비용, 기업비밀, 지적재산권의 보호에 관한 우려를 고려하여, 기업은 다음을 이행한다

a) 환경성과 개선에 대한 진정상황 보고를 포함하여 환경, 보건, 안전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에 관한 적절하고, 측정 및 검증 가능하며, 시의성 있는 정보를 일반 및 근로자들에게 제공하여야 한다.

b)기업의 환경, 보건, 안전에 돤한 정책과 그 실행으로 인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지역사회와 적절하고도 시의성 있는 대화 및 협의를 가져야 한다.

4) 이 사건이 의미있는 이유

영국 NCP의 중재 사례가 의미있는 이유는 공식적인 NCP의 개입으로 다국적기업이 이미 시작한 사업이 전면 중단된 첫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SOCO의 활동이 콩고민주공화국의 국내법상 크게 저촉되는 부분이 없었던 점을 고려했을 때, 국내법으로는 제지할 수 없는 다국적 기업의 활동을 이러한 가이드라인을 통해서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사례는 대단히 의미가 깊다고 할 것입니다.

5) 영국의 NCP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점

영국 NCP는 부처간기구(Interagency)에서 2013년 단독기구(Monopartite)로 구조가 변경되어 Department for Business Inovations and Skills에 소속되어 담당 공무원들이 업무를 처리하고 Department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 로부터 예산을 지원받고 있습니다.

OECD 가이드라인에서는 NCP가 가시성, 투명성, 접근성, 책임성을 지키는 구조와 활동을 하도록 하고 있는데요, 영국의 NCP는 위 가이드라인이 요구하는  NCP의 가치들이 대부분 충족된 운영와 구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소 사안에 대한 적극적 처리, 활동과 그 내용의 투명한 공개, 시민사회와의 소통과 홍보 등의 관점에서 우리나라의 NCP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것입니다.

IV.

NCP는 OECD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각국이 설치하도록 되어 있으나 구조적으로는 유연성을 가지도록 되어 있습니다. 가이드라인의 효율적인 이행을 감시하고 홍보하는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 44개국의 NCP는 국가별 상황에 따라 각각 다른 모습으로 존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NCP가 효과적으로 그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가이드라인을 이행하려는 정부의 의지와 적극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또한  가시성, 투명성, 접근성, 책임성과 같은 가치들이 NCP의 구조와 활동에 반영되어야 합니다.

NCP가 다국적기업의 인권침해적인 활동에 대한 제소가 가능한 거의 유일한 공식적 방법이지만, 기업의 인권 침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민사회는 NCP절차를 이용하는 것과 함께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인식 재고 캠페인, 투자자 압박, 소비자 인식제고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들이 책임있고 지속가능한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정부는 효과적인 NCP 구조를 확립하고, 시민사회는 문제에 대한 창의적인 접근을 통해 기업활동을 감시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영국의 NCP와 실제 사례를 살펴보았는데요, 다음 포스팅에서는 밥터디에서 논의되었던 각국 NCP의 구조를 통해 본 대한민국 NCP의 개선 방향에 대해 소개드리겠습니다. 오늘 포스팅 내용에 대해 더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시면 아래 첨부한 관련 자료를 참고해 주세요.

(7기 인턴 박은솔 작성)

*관련 자료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 2011(국영문).pdf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 전문

bis-14-593-initial-assessment-by-the-uk-national-contact-point-f

영국 NCP의 Initial Assessment 전문

bis-14-967-uk-ncp-final-statement-following-agreement-reached-in

영국 NCP의 Final Statement 전문

soco_wwf_statement_11_june_2014.pdf

SOCO 와 WWF의 합의문 전문

*참고자료

영국가디언지 기사 http://www.theguardian.com/sustainable-business/soco-international-oil-exporation-drc-virunga-gorilla-park

EBS 국제다큐영화제 블로그 http://eidfblog.tistory.com/272

최종수정일: 2022.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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