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필은 지난 11월 14일 오후 2시에 진행된 제15회 난민법률지원교육에 참석했습니다.
1부는 난민인권센터의 김연주 변호사와 법무법인 광장의 홍석표 변호사가 (1) 신청 단계 및 최근쟁점 중심으로 보는 난민법률지원 개괄과 (2) 이집트 정치적 난민 사건을 중심으로 보는 난민재판 소송 실무를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먼저 1부 첫 발표는 신청 단계 및 최근 쟁점 중심으로 보는 난민법률지원 개괄이라는 주제로 김연주 변호사가 맡았으며, 난민협약과 난민법, 국내 난민현황 개괄, 난민신청 지원실무와 같이 세 파트로 구성하여 발표했습니다. 우선 난민협약과 난민법에서 나타난 난민의 정의에 대해 살펴보고, 난민 요건이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지 정의에 따라 살펴보며 한국의 난민 요건 해석이 세계적 기준에 맞춰 보다 포괄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난민요건은 크게 네 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고 말하며 상세히 분석해 주셨습니다. 첫번째는 ‘국적국 밖에 있는 사람으로 국적국에 돌아가면 위해를 당할 것이 두려워 돌아갈 수 없을 것’입니다. 해당 사항은 미래 지향적으로 분석이 되어야 하며, 과거에 박해 받은 사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미래에 위해를 받을 가능성이 있으면 보호해야 합니다. 또한 본국을 떠날 땐 난민이 아니었으나 체재 중 난민이 된 경우에는 재판부에서 주목 가능성에 대해 보충적으로 요구 중이며, 이 경우 조력 시에는 배경과 경위 등을 상세히 알아 보아야 합니다. 두번째는 ‘위해는 박해에 해당할 것’입니다. 생명 또는 자유에 대한 위협은 항상 박해에 해당되었지만 그 외에 중대한 인권 침해도 박해에 해당합니다. 여기서 인권의 범위는 포괄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존재하며, 심각한 인권침해에 해당하는지는 분석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사소한 것도 누적적인 효과를 고려해야 하며, 개인의 취약성을 고려한 개별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세번째는 ‘박해와 인종, 종교, 국적/민족, 특정 사회집단구성원신분 또는 정치적 의견 사이에 관련성이 있을 것’입니다. 실무적으로는 소수민족이나 특정 인종이라는 이유로 지속적인 차별이나 박해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별적으로 개인에게 구체적인 침해가 있는 것인가가 요구되고 있으며, 난민협약은 박해가 협약상 사유와 연결된다면 족하다고 보고 있다는 점을 비교해 주셨습니다. 네번째는 ‘난민협약상의 이유로 박해를 받을 두려움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을 것’ 입니다. 충분히 근거 있는 공포는 충분히 입증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 소지가 있으나, 이는 합리적인 근거가 있을 것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본국에 돌아갔을 때 박해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가를 증명하는 문제에서는 입증 책임, 입증 방법, 입증 정도에 관한 쟁점으로 이어집니다. 입증 책임은 난민 신청자에 있지만 사실을 확인하고 평가하는 의무는 심사관에게도 분담되어 있으며, ‘의심스러울 때에는 난민신청자의 이익으로’라는 원칙을 적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2022년 국내 난민 현황에 대해 브리핑해 주셨습니다. 2022년 난민 신청은 11,539건이었고, 심사를 통해 인정받은 사람은 약 110명입니다. 한국의 난민 심사 대기 기간은 평균 약 2년이며 최장 4년 8개월로 알려져 있으며, 그 기간동안 난민들은 불안정하게 살아갑니다. 유일한 생계 지원 제도는 생계비 지원제도이지만 난민 신청자의 1.5%만이 지원받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난민신청 지원실무에 관하여, 난민 신청 단계에서 어떠한 법률적 지원을 할 수 있는지 단계별로 상세하게 알려주셨습니다. 또한 2021년 12월 17일 발의되어 국회에 계류 중인 ‘난민재신청자에 대한 적격심사 제도’가 난민인정을 받지 못한 다수의 난민신청자를 추방시키는 근거로 악용될 수 있는 점, 부당한 관점에 기초한 난민심사의 기회를 제한하는 문제, 적격심사의 기준과 절차가 미비한 점, ‘중대한 사정변경’에 대해 자의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했습니다.
1부의 두 번째 발표는 이집트 정치적 난민 사건을 중심으로 보는 난민재판 소송 실무가 주제였으며, 이는 홍석표 변호사가 맡았습니다. 이집트의 정치적 난민 사건을 중심으로 난민재판에서 쟁점이 된 내용들을 살펴보았습니다. 2010년대 발생한 “아랍의 봄” 사태와 그 이후 이루어진 복잡한 이집트의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이집트를 탈출하고 일부는 한국에 와서 난민을 신청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2011년에 취임한 대통령이 1년 만에 실각한 뒤 군부가 집권하여 이에 반대세력이 반대하며 큰 시위가 발생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재판이 이루어져 형이 확정되고 집행될 가능성이 있어 한국에서 난민 신청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관련하여 쟁점으로 우선 ‘난민 요건 입증의 문제’가 제시되었습니다. 난민법에서는 난민심사절차에서 국가가 난민신청자에게 유리한 자료를 수집하는 등 적극적으로 난민신청자를 도와서 업무 처리를 할 수 있도록 하였으나, 실무는 난민면접 과정에서의 진술의 일관성을 매우 중시하며, 일부 기억 오류나 통역상 잘못 전달된 의사 표시로 인해 전후 모순이 발생하는 부분이 발견되면 큰 틀에서 충분히 난민인정사유가 인정됨에도 작은 부분의 오류를 근거로 난민불인정을 하는 사례도 종종 발견됩니다. 다음으로는 난민 요건이 입증될 경우에도 난민인정 제한 사유, 난민인정결정 취소 사유가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전자는 난민법 제19조 각 호에 규정되어 난민으로서 인정될 요건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난민불인정할 수 있는 사유를 의미하고, 후자는 난민법 제22조에 규정되어 난민인정을 취소할 수 있는 사유를 의미합니다. 이날 교육에서 소개된 현재 진행 중인 사건에서는 피고가 난민신청자가 난민소송 진행 중 네덜란드로 출국하여 난민신청을 한 것에 관해 문제를 제기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국내체류가 난민소송의 소송요건이 아니고, 원고가 난민인정의사를 명시적, 묵시적으로 철회하지 않은 이상 출국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소의 이익이 없어지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난민 소송에서 쟁점이 되는 주요 이슈를 검토했습니다. 본국에서 정상적으로 여권을 발급받고 이후 출국할 때 정상적인 출국심사를 거친 경우, 주한 이집트 대사관에서 여권을 갱신한 경우, 난민면접조서에서 한국에서 일을 하기 위해 난민인정신청을 하였다고 진술한 경우, 이집트에서 받은 형사판결문의 진위 확인 문제가 주요 이슈로 거론되었습니다. 해당하여 각각의 이슈에 대해 실무적으로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는지 그 논리를 제시해 주셨습니다. 결론적으로 난민 소송들, 특히 이집트 정치적 난민 소송에 있어 신청자의 일관된 진술과 유리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2부는 공익법센터 어필의 이종찬 변호사와 법무법인 바른/공익사단법인 정의 송윤정 변호사가 (3) 공항 난민 법률지원 현황과 실무와 (4) 난민법 헌법소원 배경 및 주요 쟁점을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2부 첫 발표는 공익법센터 어필의 이종찬 변호사가 (3) 공항 난민 법률지원 현황과 실무라는 주제를 맡았습니다. 러시아 공항난민 신청자 사건을 실무자 시점에서 따라 가면서, 출입국항 난민 신청 제도와 불회부 결정 취소소송 및 공항 난민신청자 조력 실무 전반을 경험하고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난민법 제6조는 출입국항에서 하는 난민 신청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불회부 심사는 난민 신청자를 난민 인정 심사에 회부할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회부가 되면 입국 허가가 되고 체류 자격을 받지만 불회부 결정을 받으면 법리적, 규범적으로 한국으로 나오지 못하고 국경에 체류하는 상태가 됩니다. 불회부 결정을 받으면 제3국으로 입국할 수 있는 길도 어려워지기에 본국으로 돌아가지도, 제3국으로 가지도 못하고 출국대기실에 갇혀 불허 처분을 다투는 방법 외에는 없게 됩니다.
불회부 결정을 받은 상황에 놓여있는 공항 난민신청자를 조력하기 위한 실무적 방법은 공항 난민신청자로부터의 조력 요청이 접수되면 이 상황을 파악하고, 난민신청자를 접견하고 상담한 뒤 조력을 위한 조사를 진행하고, 불회부결정 취소소송을 제기하는 것입니다. 공항난민의 조력을 결정하고, 실제로 조력하는 과정에 있어서, 출입국항에서 하는 난민신청 제도는 ‘다소라도 의심의 여지가 있어 구체적인 판단이 필요한 경우에는 난민인정심사에 회부해야 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을 유념할 수 있었고, 불회부사유의 위법성을 논리적으로 풀어내어 실무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공항난민 법률지원은 현재까지 23건의 불회부결정취소 소송이 제기되었고, 18건이 승소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공항 난민신청자 조력을 함께 해주시기를 부탁한다는 이야기로 이 강의를 마쳤습니다. 이 발표는 공항 난민신청자가 법률지원이 필요한 부분으로 단계를 나누어 놓고 각각의 단계를 상상해 볼 수 있도록 하는 생생하고 친절한 강의였습니다. 불회부 결정 취소 소송 이후에도 난민 인정을 받는 과정이 남아있지만 공항이라는 국경에 있는 공항 난민신청자들을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강의였다고 생각합니다.
2부 두 번째 발표는 송윤정 변호사가 (4) 난민법 헌법소원 배경 및 주요 쟁점을 주제로 발표해 주셨습니다. 난민재신청자는 난민인정을 신청했다가 거부된 사람을 일컫습니다. 한국의 난민 인정률은 지난해 약 2%로 최하위권에 머무는 만큼, 난민인정을 신청한 사람 중 대부분은 난민 재신청자로 한국에서 체류하게 됩니다. 그러나 한국의 난민 체류 지침은 이들을 남용적 난민신청 유형에 해당한다고 규정하여 체류자격 허가 대상에서 제외하고, 외국인 등록증을 회수하며, 3~6개월 범위 내에서 출국기한 유예조치를 취합니다. 결국 생계비지원 신청, 취업,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 이용 등에서 제한을 받게 되므로, 취업,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 이용 등에서 제한을 받게 되므로 사실상 경제활동이 어렵게 되고, 단순체류만이 가능한 상태로 남아 생계 유지가 어려운 처지에 놓입니다. 이렇게 되면 그들은 갈 곳이 없게 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상황도 생깁니다. 그렇기에 난민법 헌법소원 대리인단에서는 난민 재신청자에 대한 현행 법이 취업이나 직업의 자유 차원을 넘어 생존권에 위협이 된다는 관점으로 접근했습니다.
난민법 제40조 제2항은 “법무부장관이 난민에 대한 지위를 인정한 신청일로부터 6개월이 지난 경우, 대통령령으로 정한 것에 따라 취업을 허가할 수 있”도록 규정했으나, 난민법 시행령 제18조와 출입국관리법 제20조는 법에 따른 취업허가는 법무부 장관의 허락을 받아야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으로는 난민신청 기간이라도 취업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법 시행령 상으로는 구체적인 규정이나 이유가 없는 상태로 출입국 측의 허가 없이는 취업을 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난민법 제40조 제2항의 위헌성에 집중하여 소송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2022년 12월 31일 기준 통계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난민신청자 중 2%도 되지 않는 사람들 만이 생계비를 받았으며, 지급 기간 또한 매년 평균 3~4개월에 그쳤습니다. 난민신청자는 심사 대기자로서 임시적 체류를 하는 자에 해당하지만 구조적 문제로 장기간 체류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생계비 지원은 법무부 장관의 재량 사항이며 대부분은 지원을 받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더군다나 취업조차 제한하고 있어 난민신청자가 심사 대기 중 합법적으로 생활을 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현실입니다. 이는 한국이 비준한 국제법과 헌법 제10조를 위반하는 것입니다. 또한, 난민신청자가 취업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고용계약서와 사업자등록증 등’을 제출해야 하나, 취업허가는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하기에 미래에 체결될 고용계약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더군다나 취업허가는 난민신청자의 ‘체류기간 범위 내’에서 받아야 하기에 6개월보다 짧고, 이것을 이해해주는 사업주는 매우 드물어 정식 근로계약 체결은 정말 어렵습니다. 이로 인해 난민신청자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와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생명권 모두 제한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난민법 제40조 제2항은 취업허가의 기준과 조건 또는 그 범위에 관해 법률에는 구체적 기준을 두고 있지 않고, 이를 하위법규에 모두 위임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어느 누구도 이 법률조항의 규정으로부터 난민신청자의 취업허가에 관한 내용을 예상할 수 없습니다. 또한 이 법률조항이 시행령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에 관해서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시행령인 대통령령의 제정주체는 자의적으로 규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법률조항은 취업허가에 관한 어떤 기준도 제시하지 않은 채 위임하여 시행령에 취업허가에 관한 사항을 모두 위임하는 결과를 만들었으므로 포괄위임금지 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과잉금지 원칙의 위반 여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입법목적의 정당성은 인정할 수 있으나, 해당 법률조항이 인도적 목적과 국내 노동시장 보호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라고는 보기 어렵기에 수단의 적합성을 충족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더불어 입법자는 공정한 절차 속의 심사를 통해 난민신청자의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하여 직업허가 여부를 결정할 수 있었지만 이 법률조항에는 취업허가에 대한 아무 기준도 제시하지 않았고 이를 시행령에 포괄적이고 전적으로 위임하여 실제로 이 법률조항의 위임에 따라 제정된 난민법 시행령 제18조가 난민신청자들의 생존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덜 제한적이고 다양한 입법수단을 찾지 않은 채 포괄적인 위임을 한 결과 난민신청자들의 취업 기회 박탈과 생존권 위협이 발생하였으므로 피해의 최소성 원칙에도 위반됩니다. 이 법률조항은 국내 노동시장의 보호라는 막연한 공익 외에 달리 중요한 공익을 인정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난민신청자들의 생계유지에 중대한 위협을 초래하고 있으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지 못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난민법 제40조 제2항은 법률 상에 취업 허가의 기준과 조건 또는 그 범위에 관해 구체적인 기준을 두지 않고 이를 하위 법규에 모두 위임하여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는 결과를 낳았으며, 수단의 적합성, 피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에 모두 반하여 과잉금지원칙에도 위반되므로 헌법에 반하는 입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난민 인정률이 1% 내외인 한국 사회의 상황에서 수많은 난민신청자들은 난민재신청자들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난민재신청자의 일할 권리가 정말 생존권과 관련없다고 할 수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의미를 남겨주었습니다.
제15회 난민법률지원교육은 난민법률지원을 난민의 정의에 따라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구체적인 사안을 통해 난민 현황에 대한 이해와 난민법률지원 실무 역량을 기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실무에서 다루게 되는 중요한 쟁점들과 더불어 난민법 헌법소원의 배경과 주요 쟁점들을 알아보며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교육이 난민의 권리를 보장하는데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기를 바랍니다.
(김유정 인턴 작성)
관련 태그
관련 활동분야
관련 글
- 2023년 11월 14일
- 2023년 12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