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외국인출입국의 난민신청자 휴대폰 임의제출 요구 및 조사 부당" 의견표명

2026년 2월 3일

출입국항 난민신청자의 휴대전화 등 조사 및 열람에 대한 세부 절차를 마련하라

인권위는 오늘(2026. 2. 3.)자 보도자료“2026. 1. 5. 법무부장관에게 출입국항 난민신청자의 휴대전화 등 전자정보를 조사(열람)할 때 범위와 방법에 관한 충분한 설명 제공, 신청자의 자발적이고도 구체적인 동의 확보 등 세부적 절차에 관한 지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표명”하였음을 공표하였습니다. 

그렇다면, 그 동안 정부는 출입국항 난민신청자들의 휴대전화를 조사, 열람할 때 충분한 설명을 제공하지 않았고, 자발적이고 구체적인 동의를 받았다고 보기 어려우며, 이러한 적법절차의 세부사항에 관한 지침이 없었다는 말인가요? 

네, 맞습니다.

출입국항 난민신청자들은 출입국에서 휴대전화 제출을 요구하면,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동의의 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자발적으로 제출한 경우에도 도대체 어디까지 휴대폰 속 개인정보들을 확인하는지 알 길도 없었습니다. 어디까지 ‘열람’하는지도 모르고, 어디까지 ‘조사, 보관’하는지도 몰랐습니다. 


난민신청자의 휴대 전화를 제한 없이 열람, 조사하고 자료를 보관하는 실무를 반복적으로 확인하다

이 의견표명은 공익법센터 어필이 난민인권네트워크 산하 출입국항 실무그룹과 함께 2025. 2. 19. 인권위에 제기한 진정의 결과로 나온 것입니다. 

이 진정서의 피해자들은 출입국항 난민심사 과정에서 단 한 줄의 휴대폰 제출 동의 요구를 받고 그에 응하였던 수단과 미얀마 국적의 공항 난민신청자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난민신청 경위와 별다른 관련 없는 휴대폰 내부의 개인정보와 자료를 바탕으로 심사 불회부결정을 받아 공항 난민 신세가 되었습니다. 

물론 이 불회부 결정은 공익법센터 어필이 조력한 소송을 통해 취소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다시 한 번 ‘불회부결정 사유서에서 언급된 적 없는 신청자의 휴대폰 속 특정 개인정보와 자료가 소송 과정 중 출입국에 의해 제출’되었습니다. 

예컨대 미얀마 국적의 여성 난민신청자 A는 틱톡 및 페이스북, 수단 국적의 남성 난민신청자 B는 왓츠앱 등과 같은 소셜미디어의 전반적인 자료들이 열람되었고 그 중 일부가 불회부 근거나 소송 자료로 제출되었습니다(이런 자료들을 제출, 보관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휴대폰 열람이 있었을 것이라고 합리적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공익법센터 어필은 출입국항 난민신청자들의 심사 불회부결정 취소소송을 조력하고 대부분의 사건들에서 승소하는 과정에서 위 피해자들을 포함하여 다수의 공항 난민신청자들이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제한 없는 휴대폰 열람 조사를 겪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휴대폰 전자정보 열람, 조사와 관련한 기본권과 적법절차 원칙은 난민신청자에게도 적용되어야 한다

오늘날 휴대폰은 사실상 그 소지자 개인과 동일시할 수 있을 정도로 개인정보, 민감정보를 포함한 그의 모든 정보가 집약된 매체입니다. 이를 제3자가 제한 없이 열람, 조사, 자료 보관, 제3기관 제출 등을 할 때에는 반드시 그와 관련한 기본권과 적법절차 원칙이 고려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휴대폰의 전자정보가 검색될 때는 다양한 법적 보호가 적용됩니다.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라 휴대폰의 전자정보 형태로 존재하는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이용할 때 원칙적으로 정보주체의 동의가 필요하고 수집된 개인정보는 수집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도 휴대폰 정보 보호와 관련된 규정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헌법은 휴대폰 정보 보호와 관련하여 기본권을 보장합니다. 헌법 제17조에 따라 휴대폰 내 개인적인 정보, 메시지, 사진 등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로서 보호되며, 헌법 제18조에 따라 휴대폰 내 메시지나 통화 기록 등은 통신의 자유로서 보호됩니다. 또한, 자신의 개인정보를 스스로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도 헌법에 의해 보장되며(헌법 제10조, 제17조로부터 도출), 휴대폰 사용과 관련된 개인의 자유로운 행동이 제한될 수 있어 헌법 제10조에서 도출되는 일반적 행동자유권이 침해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법적 보호에도 불구하고 범죄 수사나 국가안보 등과 관련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법원의 영장 등 적법한 절차를 통해 핸드폰 정보를 검색할 수 있겠으나, 이 경우에도 필요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만 정보 검색이 허용되며 과도한 침해는 금지됩니다. 대법원 2021. 11. 18. 선고 2016도348 판결도 수사기관이 피의자로부터 임의제출된 휴대폰 내 전자정보의 압수에 관하여 명확한 원칙과 법리를 제시하였습니다. 요컨대,

'전자정보에 대한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 재산권 등을 침해할 우려가 크므로 포괄적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되고, 비례의 원칙에 따라 수사의 목적상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임의제출된 정보저장매체에서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의 범위를 넘어서는 전자정보에 대해 수사기관이 영장 없이 압수·수색하여 취득한 증거는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과거 2020. 8. 25.자 20진정0065200 결정을 통해

'휴대전화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적법절차 준수해야' 함을 밝히면서 ‘휴대전화에는 혐의사실과 관련된 정보는 물론 그와 무관한 다양하고 방대한 내용의 사생활 정보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휴대전화의 전자정보를 수사기관이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않은 채 보유하게 되면 유출 가능성 및 새로운 법익 침해 가능성이 있’음을 분명히 한바 있습니다.

이와 같은 ‘지극히 당연하고 합리적인’ 기준들은 난민신청자에게도 적용되어야 합니다. 아무리 행정조사의 당사자이며 외국인이고 국경에서 거부 당할 위기에 놓인 취약한 자라고 하더라도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지켜야 할 보편적 권리는 보호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의견표명 결정에서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 앞으로 마련되어야 할 절차의 세부적 기준들에 대한 제안

인권위의 이번 결정과 보도자료가 단지 ‘휴대전화 열람 조사에 법적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라며 단순 기각하지 않고(이 부분의 문제점은 바로 이어서 적겠습니다) 다음과 같은 근거들을 들며 의견표명 결정을 내린 것은 적극 환영할 만합니다. 

  • 유엔난민기구(UNHCR)의 『난민지위결정에 관한 절차적 기준』(2020)은 난민신청 절차에서의 ‘정보 제출 및 열람과 관련하여 충분한 설명 제공, 자발적이고 구체적인 동의, 열람 범위의 명확화’를 필수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음을 결정문의 의견표명 근거로 제시

  • 위 결정의 보도자료 본문에서는 위 UNHCR 기준 외에도 아래와 같은 추가 근거 및 조사 결과를 구체적으로 제시

    •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령」 제17조는 개인정보 처리 동의를 받을 때 정보주체가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동의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하고, 동의 내용을 구체적이고 명확하며 이해하기 쉽게 제시할 것을 규정하고 있음

    • 조사결과, 피해자들은 단순히 휴대전화 제출 요구에 응했을 뿐, 열람의 구체적 범위, 정보 활용 방식, 사후 권리 행사 방법 및 대체 수단 등에 대한 설명을 전혀 듣지 못하였고, 타국의 출입국항에서 난민신청을 하는 낯설고 위축된 상황에서 체류 결정권을 가진 직원의 요구에 따라 휴대전화 제출에 동의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음

    • 인권위는 대체수단이 없는 상황에서의 동의는 사실상 강제된 것으로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음(22진정0139800, 2022.11.4. 의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은 분명 남아 있습니다. 이번 진정의 핵심 취지가 기본권과 적법절차 원칙에 의거한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절차의 부재를 지적한 것인데, 단지 난민법 제6조 제5항과 동법 시행령 제3조 제3항의 추상적인 조사 권한 규정을 근거로 진정 자체는 기각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아쉬움은 저희의 구체적인 진정 취지와 그 보완 사항을 보시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이처럼 아주 구체적인 기준과 절차가 마련되지 않으면, 기본권이 침해되고 사실상 동의가 강제되는 취약성이 사라지기 어렵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진정서를 제출하며 정리한 진정취지와 그 후 서면 의견으로 제출한 보완 사항을 ‘앞으로 마련되어야 할 절차의 세부적 기준들에 대한 제안’으로 갈음하며 마무리합니다.


[진정 취지(발췌)] (인권위 진정 결정문 전문 - 하단 첨부 파일 참조)

2. 피진정인들은 난민인정심사 회부심사에서 난민신청자의 휴대전화 임의제출 및 조사 등에 관한 근거 규정을 마련하고, 그 규정을 공개하라.

3. 피진정인들은 난민인정심사 회부심사에서 난민신청자의 휴대전화 임의제출 및 조사 등에 관한 근거 규정에 다음의 내용을 포함시켜 난민신청자의 동의에 따른 제출 및 임의제출한 휴대폰 전자정보의 범위가 서면으로 명시되도록 하고, 조사에 관한 제출자의 참여권을 보장하며, 임의제출한 전자정보의 범위를 넘은 정보가 처분의 근거로 활용되지 않도록 하라.    

가. 휴대폰 임의제출의 근거 및 절차와 관련 서식 등을 명시하여야 한다.

나. 제출자에게 임의제출의 의사, 임의제출 거부 가능성, 제출의 특정 범위가 명시된 임의제출서 서식을 교부받아야 한다. 

다. 제출자에게 임의제출의 근거, 절차 및 위 나. 기재 내용 등이 적절한 통역과 함께 충분히 설명되어야 한다. 

라. 위 다. 기재와 같은 적절한 통역이 수반된 설명과 고지가 이루어지고 그에 따른 임의제출서의 작성과 교부가 이루어졌음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수 있을 정도로 증명되어야 한다.

마. 임의제출한 휴대폰의 열람 및 조사는 제출자가 참여한 상태로 제출자가 명시한 특정 범위 내에서 신속히 이루어져야 하고, 통역인 등 제3자도 동석한 조사인 경우 비밀유지 및 사생활 침해 방지를 위한 조치가 마련·시행되어야 한다. 

바. 전자정보의 보관은 열람 및 조사 후 처분의 근거 내지 판단의 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임의제출의 범위 내로 한정되어야 하며, 보관된 전자정보의 목록을 제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사. 임의제출의 범위를 넘어 그와 관련이 없는 정보를 열람·조사해서는 안 되며, 그러한 정보는 위법수집증거로서 처분의 근거로 활용될 수 없다.

[서면진술서 중 진정 취지 관련 보강(발췌)]

❍ 피진정인은 […]가 문제 없다는 태도여서 [...] 예컨대, 피조사자로 하여금 ‘휴대폰 내 정보 일체’라든지 ‘휴대폰 내 사진 일체, 문자 메시지 일체, 소셜미디어 기록 일체 등’과 같은 일부 구체화되긴 하였으나 여전히 ‘포괄 동의’를 받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방식으로 실무를 운영하는 것이 우려됨

❍ 이에 이 사건 진정 취지 3.에 명시한 것처럼 

   (1) 피조사자에게 임의제출의 의사, 전부 또는 일부의 제출 거부 가능성 및 제출 자료의 범위를 특정할 수 있음에 대한 설명 및 그러한 내용과 범위가 명시된 임의제출서 서식을 적절한 통역 및 설명과 함께 교부한 후, 

  (2) 피조사자가 그러한 설명을 이해하고 자신의 분명한 의사에 기해 자신의 난민면담과 관련한 자료 제출 범위를 특정하여 표시한 임의제출서 서식을 작성, 교부할 수 있게 하며, 

  (3) 임의제출한 휴대폰의 열람 및 조사는 피조사자가 참여한 상태로 적절한 통역 하에 제출자가 스스로 명시한 특정 범위 내에서 신속히 이루어져야 하고, 

  (4) 위와 같이 조사가 이루어진 전자정보의 보관은 열람 및 조사 후 처분의 근거 내지 판단의 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에 한하여 임의제출의 범위 내로 한정하며, 보관된 전자정보의 목록을 제출자에게 교부하여야 하고,

  (5) 임의제출의 범위를 넘어 그와 관련이 없는 정보를 열람·조사해서는 안 되며 그러한 정보는 위법수집증거로서 처분의 근거로 활용될 수 없음 

  (6) 이상과 같이 실무가 운영되어야 하며, 위 내용이 명시된 내부 규정 근거 및 서식 등을 마련하고 공개하여야 함.

첨부문서

최종수정일: 2026.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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