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지갑 속 만원 짜리 지폐는 어디에서 왔을까요? 우리 나라 지폐의 원료가 되는 면 펄프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생산된 목화로 만들어졌는데요, 이 목화를 재배하고 수확하는 과정에서 매년 100만 명 이상의 우즈벡 어린이들과 학생, 교사, 의사, 직장인 등의 성인들이 목화밭에 끌려와 고된 노동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작년 한 해에만 11명이 목숨을 잃었고, 이 중에는 엄마를 따라 목화밭에 왔다가 목화더미에서 잠깐 자다 질식사한 여섯살 어린이도 포함되어있습니다. (우즈벡 목화밭에서의 강제노동 실태를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어필은 지난 2012년부터 세 계 각국의 NGO들과 함께 ‘코튼 캠페인 (Cotton Campaign)’ 에 가입해서 우즈벡 목화밭의 가장 큰 투자자인 대우인터네셔널(이하 대우)과 유명 글로벌 기업들에게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목화를 구매하지 말고 현지에서 인권 모니터링을 수행하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습니다. 이에 따라 나이키, H&M, 이케아, C&A 등의 기업들은 대우를 자사의 공급망에서 밀어냈고 전 세계 130여개 기업들 또한 인권 침해가 그칠 때까지 우즈벡 목화를 구입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가 있었지만, 우리나라 기업인 대우는 목화 구입을 멈추지 않고 오히려 투자를 계속 늘려왔습니다. 그리하여 지난 7월 10일 어필은 국제 NGO 워크프리, 국제민주연대, 좋은기업센터 등과 함께 항의 시위를 하러 대우 본사에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땡볕에서 캠페인을 하게 될까 걱정했던 것도 잠시, 서늘한 바람이 불어온 덕분에 수월하게 캠페인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대우가 어떻게 우즈벡 강제노동에 연루되었는지, 그리고 노예노동을 중지하는 데에 대우가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포스터를 전시하고,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이 내용을 담은 전단지를 나눠주었습니다. 또 한켠에서는 워크프리의 활동가들과 함께 목화로 된 직물을 모아 만든 예술 작품을 설치했습니다. 이 날 캠페인에는 KBS, MBC 등의 공중파 방송사와 경향신문, 시사in, 뉴시스, 참세상 등의 언론사에서도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답니다! (관련 기사는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KBS: 「인권 노동단체, 우즈베키스탄 강제노동 목화 수입 규탄」
시사인: 「‘노예노동’으로 만든 당신과 나의 지폐」
경향: 「“한국 지폐엔 우즈벡인 눈물 스며” 국내외 시민단체 “목화가공 강제노동 반대” 대우인터네셔널에 항의」
빌딩 안에서는 어필의 김종철 변호사와 워크프리 활동가 제이드 브래들리가 대우 관계자들을 만났습니다. 190여 개국에서 무려 22만 8425명이 서명한 항의 서한을 전달하면서 “대우는 우즈벡 강제노동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국제노동기구가 강제노동이 종식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때까지 우즈벡에서 목화를 구매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는 우리의 뜻을 알렸습니다.
그리고 오후에는 대우의 모기업인 포스코 본사에도 찾아갔습니다. 선릉역에서 포스코 본사까지 플래카드를 들고 결연한 표정으로 행진한 후, 대우에서와 마찬가지로 관계자에게 항의 서한을 전달하였습니다.
우즈벡 목화산업의 강제노동 문제는 먼 나라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안타까운 일들 중 하나라고 치부해버리기엔 우리 곁에 너무 가까이 와있습니다. 우리가 매일 쓰는 돈과 입는 옷, 덮고 자는 이불, 그리고 아이들에게 선물하는 곰인형이 우즈벡에서의 강제노동을 통해 생산된 목화로 만들어지는 까닭입니다. 어필은 이 날의 캠페인에서 그치지 않고 함께 참여했던 단체들과 함께 다국적 기업에 관한 OECD 가이드라인에 근거해서 설립된 한국 국내연락사무소에 강제노동에 연루된 대우에 대한 진정을 제기할 예정입니다.
비록 대우에서 아직 구체적인 답안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대우가 기업의 인권 존중 책임을 인지하고 우즈벡에서의 영향력을 발휘하여 우즈벡 목화산업에서의 강제노동을 종식시키는 데에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기업이 되기를 바라며,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지속적인 관심 부탁드립니다!
(7.5기 김하은 인턴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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