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택시운전사"로 최근엔 더 많이 조명받았던 "힌츠페터" 기자는 5.18 민주화운동 현장에서 군부의 잔혹한 폭압을 취재하여 국제사회에 알렸습니다. 힌츠페터 기자를 기리며 제정된 이 상(https://www.hinzpeterawards.com/main/main.do) 이 올해로 4회째를 맞았습니다. 올해 수상자들은 현재 가자지구에서의 이스라엘이 시행하고 있는 제노사이드에 대해, 그리고 이란 내에서 히잡 착용 강제 반대 시위에 대한 폭력적 이란 당국의 진압에 대해 알렸던 기자분들이 수상을 하셨습니다.
올해 다음 수상작은 힌츠페터상 홈페이지에서 직접 보실수 있습니다.
살라 알 하우의 'Voices from Gaza'(알자지라 TV) : 기로에 선 세계상
유세프 함마쉬의 '지금 가자에선'(영국 채널4) : 뉴스상
네치르반 만도의 '인사이드이란 : 자유를 위한 투쟁(영국ITV) : 특집상
모든 수상자들의 설명은 무겁고 그 만큼 쉽게 들을 수 없는 생명과 죽음, 폭력의 경계를 직접 맞닥뜨려온 현장성이 있는 이야기들이어서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그 중 대상 '기로에 선 세계상'을 수상한 살라 알 하우님의 발언을 임의로 정리해서 옮겨봅니다
이 작품의 작업을 함께 했던 한 내 동료 ‘마르완’가 작업 도중 폭격으로 사망했다. 마르완 사망 일주일 전에 부모님 형제를 포함한 48명의 친지가 모두 사망했고, 그 일주일 후 머리 위로 미사일이 떨어져서 몸 전체가 사라졌다. 이건 이스라엘이 마르완이란 언론인을 목표로 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가자에서 일어나는 일이 알려지지 않게 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목숨을 잃은 기자의 수가 180명을 넘은 상황이다. 보호도 없고, 안전도 없다. 언론의 자유란 없다. 180명의 언론인이 가자에서 희생을 당했는데 어떤 나라도 이런 상황은 보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 가족들은 언론인의 가족이어서 죽임을 당하고, 언론인은 언론인이어서 목표가 된다. Press라고 적힌 조끼를 입으면 바로 공격 목표가 되기 때문에 입을 수없다. 다른 나라에서는 조끼가 지켜줄 것이라 하지만, 가자에서는 조끼를 입으면 바로 공격 목표가 된다.
한국 국민과 언론인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가자의 실상을 알려줬으면 한다. 가자에서 무슨일이, 언론인들에게 무슨일이, 아이들의 교육에 무슨일이 생겼는지… 전쟁이 난 1년간 이스라엘은 우리들의 언론의 취재도, 아이들의 교육도, 생존도 원치 않는다. 가자에 가실수 있다면 여러분도 가셔서 무슨일이 일어나는지 보고, 알릴 수 있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힌츠페터 기자가 한국의 518을 찍어 세계에 알린 것처럼 저희도 그런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할 것이다.
오늘 참석한 언론인들은 모두들 현재의 상황을 '제노사이드'라고 칭함에 거리낌이 전혀 없었습니다. 특히 2부에서 주발제를 맡으신 이유경 기자는 131-185명에 까지 추산되는 기자 사망은 종전 어떤 사례와 비교해봐도 전례가 없고, 특히 무력충돌 과정을 취재하다 죽은 기자는 단 한명도 없고 모두 이스라엘의 폭격을 통해 죽었다는 사실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물었습니다. Making war, war-crime without witness가 체계적으로 일어나고, '이스라엘이 허락한' embedded 취재만 횡행하는 현실에 대해 비판하신 말씀을 옮겨봅니다.
전쟁범죄를 감추기 위해서, 목격자들을 어떻게 제거하고 있는가. 목격자가 없는 것인가? 아니다 오늘 수상자분들은 모두 “제노사이드와 전쟁범죄에 대한 목격자 없는 전쟁만들기”의 목격자들이다. 목격자는 있다.
RSF라는 단체는 온건한 곳인데도 ‘이스라엘이 무서운 공격을 감행하면서 기자들을 하나씩 제거하고 있다’고 논평하고 있다. 미국 CPJ는 131명으로 추산하는데 여긴 사망에 대해 5하원칙 + 동기까지 엄격히 밝혀졌어야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럼에도 그중 최소5명은 타겟 킬링 피해자라고 확정하고,나머지 10명은 타겟 킬링 여부를 조사중이라 한다. 최근 제네바에 있는 단체에서 185명을 추산했다. 놀라운 것은 교전을 취재하다가 사망한 사람이 단 한명도 없다. 모두 이스라엘의 폭격과정에서 사망했을 뿐이다.
지금 전쟁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전혀 아니고 이스라엘의 제노사이드다. 185명이라고 하더라도 역사적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이라크에서 2006년에 기자들이 사망했을때가 56명이었다. 도대체…무슨일인가 .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레바논에서 저지르는 전쟁은 역사상 본적이 없다.
2004-2009년에서 스리랑카 내전이 있을때에 War without witness 얘기가 최초로 체계화되었다. 전쟁수행자들이 주도하는 내러티브에 기자들이 따라가면 안되고 독립되어야 하는데 embedded jounalism이 진행되면 안된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목격자 죽이기를 가자 안에서 하면서, 가자 밖에서는 전세계에 있는 외신기자들에게 embedded 프로그램을 운영해서 취재를 제한적으로 허용해주고 있다.
10월 25일에 채널12 앵커가 레바논 남부로 군을 따라 안내에 따라 버튼을 눌렀는데, 레바논 남부의 마을에 폭파가 되었다. 기자가 민간인 신분인데(제4협약에 따른 보호 – 무장하면 안됨) 폭력행위에 동참시킨 것이다. 기자가 누른 버튼에 사람들이 죽었다.
하나 하나 모두 증거가 될것이다. 이스라엘의 범죄. Non-state army가 저지른 범죄까지 모두 기록되고 있다. 대량학살이기 떄문에 목격자를 죽이는 것이다. Humanity를 완전히 말살한 전쟁. 제노사이덜 intent가 있다. 분쟁 언론 양상과 맞물려보면 그렇다. Press vest가 점점 쌓이고 있다.
21세기에 목격자 없는 두 전쟁에 대해서 국제사회가 어떻게 보고, 얘기할 것인가. 차이가 있는가. 스리랑카에서 진실이 공개되었을때 채널4의 Sri-lanka’s killing field 라는 다큐에 대해서… 나왔을때는 전세계가 경악했는데, 이스라엘이 벌이는 현재의 전쟁에 대해 – 법원이 genocide에 대해 plausible하다고 하는 데도 – 국제사회는 조용하다. 스리랑카의 진실이 밖으로 나왔을때, 스리랑카 정부군은 자신들의 범죄를 막 찍었더라도 알리려 하지 않았다. . 그런데 이스라엘 군은 즐겁게 찍고, 그걸 틱톡에 자랑스럽게 올리고 있고 그 범죄를 즉각적으로 공개한다. 죄책감이 전혀 없다. 추적하는 소셜미디어 계정까지 생기고 있다.
외대의 채영길 교수는 현재 가자에 대한 이스라엘의 전쟁에 관한 전세계 보도들을 '머신러닝'을 통해 분류하고 분석한 발표를 하였습니다. '전쟁보도와 저널리즘 - 현장성, 선정성, 편향성을 중심으로'라는 발표중 다채로운 내용들이 많았지만 독특한 것은 이스라엘 군대에 대한 보도가 압도적이고, 특히 정치인의 경우 네타냐후가 주인공이 되거나 교전국도 아닌 바이든이 두번째 주인공이 되어 있는 기이한 현상에 대한 언급이었습니다.
2부는 슈피겔 이스라엘 및 팔레스타인 특파원인 토레 슈뢰더 기자, 에스토니아 탐사보도전문 마틴레인 기자, 홍성필 MFC고위법률전문가패널 위원, 김영미 분쟁전문PD, 현기택 MBC기자의 패널 토론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발언은 자의적 구금워킹그룹 위원으로 7년간 활동했던 홍성필 위원의 다음과 같은 언급이었습니다. "제노사이드가 이제는 양보다, intent가 더 중요한 상황이 되었다. 현재까지 나온걸로는 제노사이드라고 부르는데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은 없는 것 같다. 지금 전쟁은 전투원과 민간인의 분류, 전시와 평시의 분류가 사라졌다는 것이 특유한 현상이다"
가자 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상, 그리고 목숨을 걸고 이를 알리고 있는 기자들의 활동에 경의를 표하면서, 동시에 2차 세계대전 때 나치의 참상에 대해서는 '왜 이걸 막지 않았나'라고 쉽게 얘기하면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가자 내의 제노사이드'에 대해서 누구도 이를 막지 못하고 무력한 이 상황 속에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폭력을 반대하고, 인권을 옹호하는 어필의 활동이 연계될 수 있는 지점을 찾아보려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무거운 행사였습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제노사이드, 그리고 제노사이드의 '목격자 살해'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
(이일 변호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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