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BLACK OUT이 보여주는 기니-코나크리의 현실
BLACK OUT은 한국어로 ‘정전 이라는 단어를 보면 우리들은 전력 공급량에 비해 전기 소비량이 많을 경우에 발생하는 정전 사태를 떠올립니다. 이 BLACK OUT은 서아프리카에 위치한 나라 기니에서 매일 밤에 벌어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열린 EBS 국제 영화 다큐제(2013 EDIF Festival, 10월 18일~25일)의 개막작인 BLACK OUT은 독일 출신인 에바 웨버 감독이 세상사람들에게 매일 밤마다 전기가 끊어진 상황에서 불빛을 찾아 공부하러 다니는 기니 아이들의 일상을 알려주고 싶어서 만든 47분짜리의 짧은 단편 영화입니다.
기니에서 학교 수업이 끝나고 저녁이 되면 아이들은 과제나 시험공부를 하기 위하여 불빛이 있는 곳을 찾아 나섭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저녁 때 불빛을 찾아 모여든 곳은 공항이나 주유소 근처입니다. 집에서 3~5km 떨어진 곳에서 불빛을 찾아온 아이들도 있고, 성폭행 및 강간의 두려움도 잊은 채 불빛을 찾아온 소녀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이 매일 밤 이렇게 불빛을 찾아서 오는 이유는 공부만이 기니의 빈곤한 현실에서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20년 전만해도 기니에서는 밤에 전기가 끊기는 일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오랜 기간 독재, 내전, 부정부패 등으로 정치적 불안에 시달린 기니는 결국 발전소 부품 수급이 어려워질만큼 재정 상태가 악화되어 밤에는 전력을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기니 국민들은 통치자를 뽑을 때마다 이런 상황이 개선될 거라는 희망을 갖지만, 선거 뒤에는 별반 차이가 없고 항상 똑같아지는 상황에 실망하게 됩니다. 그리고 기니는 원자력 발전소의 근간의 우라늄의 생산국입니다 하지만 이 우라늄들은 강대국들이 기니의 값싼 노동력을 착취하여 그들의 원자력 발전에 사용되어집니다. 이런 상황만 보더라도 기니의 전력 공급의 문제는 기술, 자원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형설지공의 학구열로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의 숫자가 감소하고,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의 수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기니에서는 해외 유학을 갔다오면 국내 취업이 수월하지만, 국내 대학 졸업자들은 취업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빈곤 탈출이 유일한 해결책이 공부라고 믿었던 아이들에게는 이젠 신분상승할 수 있는 기회까지도 없어지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마지막은 “ 삶은 희망이다. 희망이 없다면 자살이다”라는 기니 학교 선생님의 나레이션으로 끝납니다. 이 나레이션은 BLACK OUT 영화에서 밤마다 미래를 위해 살기위해 그리고 싸워나가기 위해 밤마다 향학열로 불태우는 아이들의 모습을 대변해줍니다. 절절한 그들의 희망에 대한 추구 앞에서 겸허해집니다.
(인턴 6기 김효연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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