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어느날 후원금 계좌를 정리하던 김종철 변호사는 “헛!”하고 외마디 소리를 내뱉었습니다. 왜냐구요? 한 후원자께서 월급 전부를 어필에 후원하신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었어요. 머리를 맞대고 “혹시 실수로 입금하신 건 아닌지”, “어떤 경위로 이렇게 큰 금액을 입금해주셨는지” 골똘히 의견을 모았던 저희들은 결국 후원자분을 만나 떨리는 마음으로 인터뷰를 진행해보기로 하였습니다.
어필의 가치를 향한 같이 걷기의 든든한 동반자이자 일을 시작하시고 받은 첫 월급 전부를 어필에 기부해주신 주인공은 바로! 홍민호 후원자님이셨습니다.
3월 둘째 주 늦은 저녁, 퇴근하자마자 어필로 달려와 주신 홍민호 후원자님을 김윤진, 박은솔 인턴이 인터뷰했습니다. 후원 관련 인터뷰를 하는 것이 부담스러우실 수도 있는데, 주저 없이 허락해주시고 바쁜 와중에 시간을 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원래 홍민호 후원자님은 익명으로 기부하길 원하셨고 후원 내용이 밝혀지는 것에 부담스러워 하셔서 저희도 그 뜻을 존중하고자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 멋진 마음을 저희끼리만 알고 있기에는 너무 아쉬웠고 많은 분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 후원자님께서는 ‘주변 분들은 많이들 이렇게 하신다’며 오히려 인터뷰가 조심스럽다는 겸손하신 모습까지! 보여주셨습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홍민호 후원자님의 멋진 마음과 실천을 아름답게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어필: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홍민호 후원자님: 외대 로스쿨을 졸업해 올해부터 한국금융개발연구원에서 사내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홍민호입니다. 어필: 어필에 대해 알게 되신 계기가 있으신가요? 어필과의 인연이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세요 홍민호 후원자님: 제가 법무법인 소명에서 인턴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김종철 변호사님을 알게 되었고 그 이후 어필을 세우실 때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었죠. 직접적인 인연을 맺게 된 것은 변호사시험 후 약 2주간 어필에서 자원봉사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어필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어필: 어필에 후원을 언제부터 하셨고 후원을 하게 된 계기가 혹시 있으신가요? 아무리 그래도 일을 시작하신 후 월급 전체를 후원하시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텐데 대단하십니다. 홍민호 후원자님: 어필에 대해 원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정기후원자로 후원을 시작한 것은 2년 정도 전이네요. 학생 시절에는 큰 금액은 아니었지만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금액을 정기적으로 후원했었습니다. 그 후에는 어필 후원 동영상을 보고 추가적인 후원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런 후원은 처음으로 한 것이고 솔직히 말하자면 앞으로 또 이렇게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웃음). 종교가 없는 분들은 어떻게 보실지 모르겠는데, 저는 그리스도인인데 제가 이렇게 사회인이 되기까지 제가 잘나서 그런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 주변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사회인이 되고 일을 시작하면 첫 월급 전체를 특정 NGO들에 후원하는 모습을 많이 봐 와서 이렇게 따로 주목을 받을만한 일인지 조심스러운 부분은 있지만, 학생 때부터 꼭 하고 싶다고 생각해 왔었습니다. 어필: 특히 어필에 후원해 주신 특별한 동기가 있으신가요? 홍민호 후원자님: 저는 공익이나 남을 위한 봉사 등에 막연한 관심을 가졌지만 특정한 분야를 정하지는 못했었습니다. 제가 갖춘 능력을 어디에 써야 할지에 대한 방황도 있었구요. 그러다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어필의 김세진 변호사에게 이 세상에 어려운 분들이 많은데 어떻게 난민이라는 분야에 집중해서 활동하고 있는지 물어봤던 적이 있어요.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때 당시 김세진 변호사는 아직 난민이라는 주제에 대해 완전히 모르긴 하지만, 어필의 동료들의 가치관과 그들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에 동참하게 되었다고 대답해 주었어요. 저는 과거엔 이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어요. 왜냐면 특정한 공익분야에 헌신하려면 뚜렷한 비전이나 강렬한 열정이 필요한 게 아닐까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저도 막상 변호사로서 업무를 시작하기 시작하면서 김세진 변호사의 말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어요. 비록 저는 제가 신뢰하는 어필의 변호사분들이 하시는 일에 대해서 제시간을 직접 쏟지는 못하지만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후원을 하게 되었던 거예요. 어필에서 봉사활동을 했던 인연도 있고 어필이 실제로 재정적으로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으니까요. 어필: 정말 훌륭하십니다(웃음). 그렇다면 후원을 하시기 전과 후로 혹시 달라지신 점이 있나요? 홍민호 후원자님: 후원을 하게 되면서 어필에 더 많은 애착이 생긴 것 같아요. 이전까지는 막연히 지인분들이 좋은 일을 하시는구나 싶었지만, 후원을 시작하면서 홈페이지에 가끔 들어가 보기도 하고 브로셔도 꼼꼼히 읽어보게 되었어요. 어필에서 5월에 3주년 행사로 토크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던데 그런 행사가 있으면 시간을 내서 참여하게 될 것 같구요. 후원 전에는 어필이 좋은 일을 하는 다른 사람 같았다면 지금은 어필이 좋은 일을 하는 친구처럼 느껴집니다. 어필: 어필 정기후원을 고려하시는 분들께 혹시 드릴 말씀 있으신가요? 홍민호 후원자님: 항상 마음은 있어도 몸으로 실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매일 일을 하다 보면 휴식시간을 쪼개서 봉사활동을 하기가 힘들고 생활 수준을 포기하면서 공익 활동을 위해 뛰는 것에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나 몸으로 뛰는 것만큼 이분들이 추구하는 비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재정적 어려움을 최소화시켜드리는 것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망설이시지 말고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에 재정적으로라도 동참해 주셨으면 합니다. 어필: 후원자님께서는 우리나라 난민들의 현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홍민호 후원자님: 우리나라의 복지가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닌데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그 복지의 대부분은 우리나라의 시민권자분들에게 쏠려 있어 외국인분들은 방치되어있는 느낌입니다. 난민에 대해 모르는 분들도 많으므로 재정적 차원에서도 지원이 이루어지고 사회 인식 개선을 위해서라도 많은 사람들이 호의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전반적으로 더 많은 홍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필: 난민 이슈 외에 관심이 가는 인권이나 공익 관련 분야가 있으신가요? 홍민호 후원자님: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변호사가 되어서 세상에 도움이 되고자 했지만, 어느 분야에서 일을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엔 기독법률가회에서 청소년 범죄로 방황하는 아이들, 성매매와 성폭력 등으로 고통받는 여성분들, 입양특례법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데 버려지는 아이들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지금 일을 하면서도 그 분야들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야에서도 가치를 향한 같이 걷기가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어필: 좋은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혹시 마지막으로 어필에 응원의 한 마디를 부탁해도 될까요? 홍민호 후원자님: 저는 어필의 ‘가치를 향한 같이 걷기’라는 슬로건에 깊이 공감합니다. 어필에서 일하면서 힘든 순간들이 많으셔도 내딛는 발걸음 하나하나에 많은 사람이 동참하고 응원하고 있음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언제든지 저는 그 걸음걸이에 함께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어필 화이팅!^^ |
직접 시간을 내서 활동을 돕기는 힘드니 이렇게나마 어필이 비전에 올인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홍민호 후원자님! 직접 만나 보니 깊으시고 겸손하신 마음이 정말 감명 깊었고 인터뷰 동안 많이 배웠습니다. 멋진 마음과 응원을 감사히 받아 저희 어필은 후원자분들께 부끄럽지 않게 오늘도 열심히 뛰겠습니다 ^^
(7기 인턴 박은솔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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