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배터리 산업 공급망의 환경 및 사회 문제를 조명하는 보고서 “Battery Extracted” 바하사 인도네시아판 출간

2025년 2월 13일
  • 니켈 채굴은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의 핵심 단계이지만, 그 과정에서 심각한 환경 파괴와 인권 침해 문제 발생

  • 지역 주민들의 생계 수단 상실, 산림 파괴, 수질 및 대기 오염 등 사회·환경적 피해 확산

  • 장기적이고 통합적인 해결책을 위해 책임 있는 정책 수립과 기업의 변화 반드시 필요

2025년 2월 12일 자카르타, 

인도네시아와 한국의 시민사회단체들은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 상단에서 발생하는 환경 및 사회적 문제와 한국 기업의 인도네시아 투자 현황을 다룬 보고서 Battery Extracted’ 바하사 인도네시아판을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2024년 7월, 남동부 술라웨시 노스 코나웨 랑기키마 지구 라메루루 마을의 니켈 광산 현장 조사를 기반으로 작성되었다.

기후위기 대응의 주요 솔루션으로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리튬이온 배터리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리튬, 코발트, 니켈 등의 광물은 에너지 전환 기술에 주요하게 사용되어 ‘전환광물(transition minerals)’이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이러한 광물 채굴 지역에서는 전환과는 거리거 먼 심각한 환경파괴와 인권침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와 수명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니켈의 수요는 2040년까지 40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니켈 생산량의 약 50%를 차지하는 인도네시아는 주요 공급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채굴 및 제련 과정에서 대규모 탄소 배출, 산림 파괴, 석탄화력발전소 증설, 생물 다양성 손실, 수질 및 대기 오염 같은 환경적 문제뿐 아니라 토지 수탈, 전통적 생계 수단 상실, 여성과 아동의 권리 침해, 지역 주민과 토착민의 물에 대한 권리 침해가 심각하다.

기스란 마카티(Kisran Makati) 푸스파함 대표는 “니켈 광산으로 인해 지역 주민들이 오랜 전통적 생활 방식을 잃어가고 있다. 과거에는 직접 농사를 짓고 물고기를 잡아 생계를 유지했지만, 이제는 외부 상인들에게 기본 생필품을 의존할 수밖에 없다. 광산에서 일해 소득을 얻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며, 광산이 폐쇄되면 황폐화된 숲과 오염된 환경만이 남는다. 광산에 저항하는 주민들에 대한 물리적 탄압도 심각하다”고 말했다.

쿠르니아완 사바(Kurniawan Sabar) 인디스 대표는 “전기차가 ‘친환경’으로 홍보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환경 파괴와 지역 주민들의 희생이 존재한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자동차가 아니라 자원의 공정한 사용과 환경 보존이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같은 나라에서는 진정한 토지 개혁 원칙에 기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기차 공급망 상단에서 발생하는 환경 및 사회적 문제를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들은 전기차 산업을 보호하고 진흥하는 데 초점을 맞춰 보조금 지원과 광물 확보 정책에 주력하고 있다.

정신영 공익법센터 어필 대표는 “전환광물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의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인권환경 문제를 식별하고 대응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해관계자 참여가 보장되어야 하며, 인권환경 실사법을 통해 법적 소통과 대응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기업들의 인도네시아 니켈 산업 투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광물 채굴부터 배터리 및 완성차 제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2024년 2분기 한국 기업의 인도네시아 투자 규모는 약 13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00% 증가했다. 주요 기업들은 신규 채굴 및 제련소 건설 계획 등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김혜린 기후해양정책연구소 코리 연구실장은 “한국 기업들은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환경과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해야 한다. 한국 정부는 해외 자원 개발을 단순히 지원하는 데 그치지 말고, 인권환경 문제와 연루된 기업을 선별하고 책임을 묻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앞으로도 에너지 전환을 명분으로 진행되는 인도네시아 니켈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심각한 환경 및 사회적 문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국제 연대 활동을 통해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기업과 정부에 변화를 촉구할 계획이다.

최종수정일: 2025.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