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에서 8개월, 공항난민 사건 관련 기자회견]
출국대기소 설치에 관한 출입국관리법 개정안 신속 처리를 촉구한다
출국대기실에 8개월 넘게 장기 구금된 모로코 난민신청자 사건 진행에 대한 논평 및
장기 구금 문제를 해결할 출국대기소 설치 법안의 신속한 입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개최
● 일시: 2023년 6월 13일(화) 오후 2시 15분
● 장소: 인천지방법원 정문 앞
● 주관: 난민인권네트워크 | 주최: 사단법인 두루, 공익법센터 어필
● 프로그램:
1. 기자회견 발언
발언 1: <본 사건의 경위 및 소송의 개요>/ 이한재 변호사(사단법인 두루)
발언 2: <공항난민으로서의 경험과 기억>/ 루렌도 (난민 인정자) [통역]
발언 3: <현재진행형인 출국대기실 장기구금 문제와 출국대기소 설치법안의 신속 처리 필요성> / 이종찬 변호사(공익법센터 어필)
2. 기자회견문 낭독
별첨 1.
사건의 내용과 경과
이한재 변호사 (사단법인 두루)
L씨는 2022. 10. 1.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난민신청을 했지만, 10일만에 돌아온 대답은 ‘난민심사를 해 볼 필요도 없으니 돌아가라’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선고된 이 소송은 난민으로 인정해 달라는 소송이 아닙니다. 단지 제대로 된 심사 기회를 얻어, L씨가 자신의 사정을 말해볼 기회를 달라는 소송입니다.
L씨는 북아프리카에서 왔습니다. L씨의 출신국에는 특정 종교의 교리를 따르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이 있습니다. L씨는 본인은 해당 종교의 신자가 아니며, 그러한 교리에 따라 살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L씨가 난민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의 여부는 L씨의 출신국에서 특정한 사람들을 박해하는 법률과 문화, 사회구조 등이 난민법상 박해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L씨가 그러한 박해받는 집단의 구성원에 해당하는지 심사를 해 보아야만 알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은 그러한 심사도 하지 않고, L씨의 공항에서의 난민신청 내용 자체만으로 난민심사를 해볼 필요조차 없다며 심사를 거절(불회부처분)한 것입니다.
난민법 시행령 제5조에서 정하는, 난민심사에 회부하는 것을 공항에서 거절할 수 있는 사유들에 해당하려면 난민신청자의 주장이 분명한 허위로 드러나거나 모두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주장 자체로 난민법이 정하는 난민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여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 한국의 공항에서는 이러한 기준에 따라 판단하지 않고, 정식 심사도 하지 않은 채 난민신청의 내용이 ‘얼마나 그럴듯한지’ 임의적으로 판단하여 불회부처분을 남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공항에서 심사도 없이 난민신청자를 돌려보내는 제도는 그 자체로 대한민국이 가입한 난민협약에 위반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유사한 제도를 운영하는 국가들에서의 불회부율은 공항 난민신청자의 10% 가 넘는 경우가 없습니다. 대한민국의 공항에서는 불회부율이 50%가 넘습니다. ‘난민심사 불회부 처분자’는 한국에서는 난민신청자 통계에조차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미 세계에서 가장 낮은 난민인정률 1%를 자랑하는 한국의 난민인정률은 사실 난민신청의 기회조차 가져보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을 제외하고 나온 통계입니다. 대한민국 법무부는, 국제기준은 물론 국내 법률에도 어긋나는 ‘불회부처분’을 남발하여 수많은 난민신청자들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고 있습니다.
L씨는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의 이러한 무책임한 불회부처분으로 인해 8개월이 넘게 인천공항에서 노숙을 하며 지내야 했습니다. 하루에 겨우 두 끼 식사를 받으며, 씻고 입을 방법을 걱정하며, 제대로 된 잠자리도 없이 버텨야 했습니다. 부적절한 불회부처분은 말 그대로 생명을 위협합니다. 공항에서 버티기로 결정한 사람들은 오히려 나은 편일지도 모릅니다. 공항에서 노숙하며, 최소 4개월 이상 걸리는 이러한 소송을 무릅쓸 수 없었던 대부분의 나머지 난민신청자들은 모두 본국으로 송환되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과연 모두 무사한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이러한 비극은 너무 오래 반복되었습니다. 이제는 끝낼 때가 되었습니다. 난민인권네트워크는 코로나 이후 20건 가까이 이루어진 불회부처분 취소소송의 75% 이상을 난민신청자측에서 승소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공항의 난민신청자에 대해 함부로 불회부처분을 하고 있는 법무부의 행태를 멈추어야 합니다. ‘법대로’ 판단하기만 해도 현재 공항난민의 대부분은 이렇게 구금되어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국회에서 계류중인 ‘출국대기소’법안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현재까지 가장 오랫동안 공항에 머무르고 있었던 공항 출국대기실의 ‘터줏대감’ L씨가 드디어 첫 번째 법원 판단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사건이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간곡히 바랍니다.
별첨 2.
공항난민으로서의 경험과 기억
루렌도 (난민당사자, 번역문 다음 페이지)
Bonjour à tous
Je suis dans la joie de se retrouver parmi vous. Je suis Monsieur Lulendo l'angolais, marié à madame Bobette et père d'une famille de 4 enfants. Nous avons quitté notre pays le 27 decembre 2018 et arrivé en Corée du sud le 28 decembre 2018. j'ai toujours l'habitude de dire que le 28 decembre 2018 c'était le debut de notre ENFER. Nous sommes arrivés à l'aeroport de incheon le même jour on été expulsés vers 23h comme on avait pas oú aller on était obligé de passer la nuit sur les chaises de l'aéroport . le jour suivant nous avons trouvé un endroit pour rester. deux jours après j'ai rencontré un agent de l'aéroport qui m'avait mis en contact avec le centre de réfugié dans l'aéroport . cinq jours après on était parti au centre, on avait pensé que c'était notre delivrance malheureusement 7 jours apres nous sommes rentré de nouveau dans l'enfer parcequ'on était de nouveau éxpulsé et abandonné à notre propre sort. Et voila maintenant le vrai Enfer commence comme vous le savez à l'aéroport tout coùte chere . on mangeait tous les jours les Hamburgers qui malheureusement continus à nous torturés jusqu'aujourdhui ( parceque jusqu'aujourdhui nous sommes malade à cause de ça. ) on ne changait pas le repas et on n'avait pas un endroit propre pour se laver, souvent on se laver la nuit dans de toilettes dans de conditions buzares.
Nous avons vecu une veritable souffrance pendant dix mois que nous avons passé à l'aéroport, nous avons connu l'humiliation, l'injustice et l'abandoner pret même de se suisider puisqu'on ne voyait plus le sens de vivre. Rester à l'aéroport c'est la prison. Mes frères et soeurs depuis un certain temps je fais un éffort d'oublier ce pir moment de l' aéroport, en ce moment où je vous parle beaucoup de choses m'echappent pour vous raconter mais pour terminer ce qu'il faut savoir si quelqu'un vous laisse dans une telle situation, cette personne n'a pas l'humanisme. Que Dieu vous benisse abondament et qu'il puisse intervenir favorablement pour les victimes qui se trouve dans cette situations. Je vous remerci.
안녕하세요.
여러분과 다시 만나게 되어 기쁩니다. 저는 앙골라에서 온 루렌도입니다. 아내 보베트와 결혼하여 네 자녀를 둔 아버지입니다.
저희는 2018년 12월 27일 고국을 떠나 2018년 12월 28일에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저는 항상 2018년 12월 28일을 우리들에게 지옥의 시작이라고 말합니다. 당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저희는 갈 곳이 없어 밤 11시쯤 쫓겨났고 공항 의자에서 밤을 지새워야 했습니다.
이틀 후 공항 직원을 만나 공항 내 난민센터와 연락이 닿았고, 5일 후 센터에 갔고, 밖으로 나갈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안타깝게도 7일 후 다시 쫓겨난 뒤, 지옥으로 돌아와 저희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모든 것이 비싼 공항에서의 진짜 지옥이 시작되었습니다. 지금까지도 우리를 계속 괴롭히는 햄버거를 매일 먹었고 (현재까지도 우리는 그로 인해 여전히 아픕니다) 매일 같은 식사를 했고 씻을 깨끗한 장소가 없어 종종 열악한 조건의 화장실에서 밤에 씻어야 했습니다.
공항에서 보낸 10개월 동안 우리는 굴욕감, 부당함, 버려짐을 경험했고, 더 이상 살아야 할 이유를 알 수 없어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고통스러웠습니다. 공항에 머무는 것은 감옥에 있는 것과 같았습니다.
형제 자매 여러분, 저는 한동안 공항에서의 끔찍한 순간을 잊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지금 여러분과 이야기하는 순간, 제 머릿속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스쳐가지만, 결론적으로 여러분이 알아야 할 것은 누군가가 그러한 상황에 당신을 남겨두면 그 사람은 인간에 대한 사랑, 휴머니즘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신이 여러분에게 풍성한 축복을 베풀고 이런 상황에 처한 피해자들을 위해 호의적으로 도와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별첨 3.
현재진행형인 출국대기실 장기구금 문제와
출국대기소 설치법안의 신속 처리 필요성
이종찬 변호사 (공익법센터 어필)
2022년 8월 공항 출국대기실의 운영 주체가 법무부로 바뀌었습니다. 20년간 민간에 운영 책임을 넘겼을 때에는 이른바 공항난민들을 환승구역에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1년 이상을 방치하는 비인도적인 상황이 지속되었습니다. 식사제공은 불규칙하고 생략되거나, 아예 난민당사자가 알아서 해결해야 하기도 했습니다. 질병 치료도 요원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오신 루렌도님이 지난 2019년 가족들과 함께 공항에서 287일, 약 9개월 넘는 시간을 보내시며 몸으로 다 겪어낸 것들이었습니다.
2022년 10월, 한동안 코로나 여파로 뜸했던, 난민심사불회부결정을 받은 난민신청자의 조력 요청들이 다시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간 언론에서도 몇 번 다뤄진 바 있는 러시아 병역거부 난민신청자들을 비롯하여,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지에서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의 상황은 안타까웠지만, 법무부로 운영주체가 바뀐 이후 들어온 조력 요청이었기에 출국대기실의 인권 친화적 운영에 대한 기대도 컸습니다.
그러나 ‘국경 밖이자 공항 내에 위치한’ 시설인 출국대기실에 사실상 구금 상태로 장기간을 보내야 하는 한계는 전혀 개선되지 못했습니다. 애초에 이 출국대기실은 그 이름에서도 드러나는 바와 같이 입국거부된 외국인이 출국을 위해 잠시 ‘대기’하는 공간일 뿐, 소송 등을 진행하며 수개월을 지내기에는 너무나 열악한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실은 작년 11월 대한변협 난민이주외국인 특별위원회의 출국대기실 방문 조사를 통해, 그리고 앞서 언급한 러시아 난민신청자들 관련 언론 보도를 통해 널리 알려졌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장기간 구금’ 자체이기에, 부실한 식사 제공, 부족한 공간과 잠자리, 직접 들고 온 옷만 스스로 세탁하여 입고 지내야 하는 환경 등 의식주 전체에 상당한 제약이 따른다는 점만 말씀 드립니다.
더 크고 본질적인 문제는 ‘특정한 실내 공간에 갇혀서’ ‘끝을 알 수 없는 채로’ ‘장기 거주하기에는 너무나 열악한 환경을 견뎌야만 난민심사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현실 그 자체입니다. 그리고 이런 일이 출국대기실의 운영주체가 법무부로 바뀐 이후에도 과거와 똑같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오늘 판결 선고가 예정되어 있다가 어제 늦게 변론 재개 통보를 받은 L씨는 벌써 8개월 넘게 공항에 구금되어 있고, 앞으로도 최소 한두달 더 공항에 구금되어 있어야 합니다. 이는 앞서 발언하신 루렌도 가족의 장기 구금 기간을 넘기는 수준입니다. 이러한 장기구금은 비단 L씨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공항 난민신청자들의 소송을 조력하는 난민인권네트워크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작년 10월 이후 현재까지 불회부결정 취소소송을 다투며 공항 출국대기실에서 지내온 사람들은 21명입니다. 짧아도 3~4개월, 길면 8~9개월을 출국대기실에서 보낸 난민신청자의 수가 그러합니다. 여기에는 익히 알려진 러시아 난민신청자 5명 외에도 아시아, 아프리카의 여러 국가들에서 온 16명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또한 이제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도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 중 판결 선고를 받은 사람이 15명이고, 승소한 사람이 11명이며, 이 중에 2명은 항소심에서도 재차 승소하여 확정되었습니다. 통상의 행정소송에서는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높은 원고 승소율이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들 개개인의 고통과 인권침해도 문제이지만, 이로 인해 난민인정 심사 신청의 의지를 꺾어버리고 국경에서 단념하게 만드는 부정적인 정책적 효과 문제도 큽니다. 대한민국 공항 난민심사 제도와 출국대기실 장기 구금의 엄혹한 현실이 널리 내외신을 통해 전달되었기 때문인지, 한국을 방문하는 난민신청자들 다수는 불회부결정을 다투는 것을 포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소송으로 다투면 4건 중 3건 꼴로 신청자가 승소할 정도로 잘못된 불회부결정들이 나오고 있지만, 출국대기실에서 수개월 간 구금되어야만 이 결정을 다툴 수 있는 현실을 마주하면,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통계로도 확인됩니다. 법무부 발간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월보”에 따르면 2022년 1년간 난민인정심사 회부신청 386건 (철회 10건 포함) 중 불회부 결정이 153건, 2023년 1~4월 위 회부신청 75건 중 불회부 결정이 55건에 이르는데(발언문 말미 발췌), 실제 난민인권네트워크 등을 통해 취소소송으로 다툰 사건은 20여건에 머물고 있습니다.
해결 방안은 명확합니다. 더 이상 이들을 출국대기실에 몇 달씩 구금할 것이 아니라, 인도적인 처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공항 밖에 출국대기소를 설치, 운영하여 장기간 대기하게 되는 송환대상 외국인이나 취약한 외국인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해결 방안은 시민사회, 법무부, 국회가 함께 논의하여 도출한 것이고, 관련 법안은 이미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2022. 12. 15. 박주민 의원 제안, 의안번호 2118939). 심지어 법무부 스스로도 ‘공항 밖 출국대기소 설치’를 국정 과제로 내세우고 있습니다(법무부 2023. 5. 9.자 보도자료 < ‘상식의 회복’과 ‘정의의 실현’을 위해 노력한 1년> 참조).
이렇게 모두가 그 필요성을 절감하는 법안이 오늘까지도 국회에서 제대로 된 논의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이 법안의 통과는 한시가 급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공항에서 장기간 노숙하며 고통받고 있으며, 통과가 늦어질수록 그 숫자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이 개정법안은 법사위 제1소위에서 논의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권침해적 현실을 타개할 수 있고 시민사회 및 정부도 찬성하는 해결책이 국회에 이미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시간이 가고 있습니다.
이에 난민인권네트워크 등 시민단체는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출국대기소 장기구금 문제가 여전하고 이를 해결할 법안이 국회에서 잠자고 있음을 널리 알려 그 입법을 촉구합니다. 지금도 매일 부조리한 제도의 모순을 몸으로 겪어 내며 그 존재가 갈려 부서지는 고통을 겪는 이들이 있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도 눈 앞까지 와 있는데, 이대로 법안 처리가 지연되는 현실을 묵과할 수는 없습니다. 국회의 신속한 입법 처리를 진심으로 요청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별첨 4. 기자회견문
출국대기소 설치에 관한 출입국관리법 개정안 신속 처리를 촉구한다
1. 출입국항에서 난민심사 불회부 결정을 받았으나 이를 다투려는 난민신청자들은 여전히 출국대기실에서 수 개월간의 구금을 견뎌야 한다. 오늘 기자회견에서 다뤄진 L씨는 벌써 8개월 넘게 구금되어 있으며, 뒤늦게 변론이 재개되는 바람에 그 기간은 더욱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2. 출입국항 국경에서 난민신청자들이 비인도적으로 장기 구금되는 문제는 비단 L씨에 국한되지 않는다. 2022년 10월 이래 같은 문제를 겪거나 겪고 있는 사람은 난민인권네트워크가 직접 조력하는 범위로만 국한하더라도 21명이며,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3. 한편, 불회부결정 취소소송에서 신청자 측 승소율은 75%에 육박하고 있다. 행정소송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높은 수준의 승소율만 보면 다퉈볼만 하겠다 싶겠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출국대기실의 기약 없는 장기 구금을 견디는 자만이 다툴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부 통계는 2022년 한 해 및 올해 4월까지 불회부결정 208건이 있었음을 알렸으나, 이 중 실제 소송으로 다툰 경우는 난민인권네트워크 조력 범위에서 이제까지 21건에 불과하다.
4. 결국 현실은 난민신청자들을 비인도적 상황에 빠뜨리기도 하고, 다수의 난민신청자들의 심사 신청 의지를 꺾어버려 제3국으로 돌아가게 만들고 있다. 그 자체로 난민협약 관련 절차적 의무 위반이기도 하거니와, 무엇보다 공항 출국대기실에서는 난민심사의 기회를 얻으려고 할 뿐인 난민신청자들이 자신의 몸과 영혼을 깎아가며 고통 받고 있다.
5. 인도적 처우를 위한 출입국항 밖 출국대기소가 설치되어야 한다. 시민사회, 법무부, 국회는 이 해결방안에 대하여 이미 합의에 이른 셈이며, 출국대기소 설치를 위한 출입국관리법 개정안도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 법안은 법사위 제1소위에서 논의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6. 이에 난민인권네트워크는 국회 등 관계기관에 이 개정안 처리의 신속한 촉구를 강력히 요청하며, 다음 요구 사항을 전달한다.
첫째, 국회는 출국대기소 설치에 관한 출입국관리법 개정안(2022. 12. 15. 박주민 의원 제안, 의안번호 2118939)의 신속 처리하여 이번 회기 가장 빠른 시기에 입법되도록 하라.
둘째, 국회는 위 법안의 신속 입법 처리를 위하여 필요한 제반 조치를 시행하고, 이 법안 마련에 함께 뜻을 모은 시민사회 및 법무부와 적극 소통하라.
셋째, 법무부는 올해 중 계획하고 있는 출국대기소 설치 근거 법안 마련이 실현되도록 국회 등 관계기관 및 시민사회와 적극 소통하라.
2023. 6. 13.
난민인권네트워크
▣ 난민인권네트워크 (2023. 6. 13. 기준 아래 25개 단체회원 및 4개 특별회원)
난민인권네트워크 [TFC(The First Contact for Refugee), 공익법센터 어필,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 공익사단법인 정,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국제난민지원단체 피난처, 글로벌호프, 난민인권센터, 동두천난민공동체, 동작FM,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국제연대위원회, 사단법인 두루, 사단법인 선, 사단법인 이주민센터 친구, 아시아의 친구들, 아시아평화를향한이주MAP, 외국인이주노동자 인권을 위한 모임, 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동, 참여연대, 천주교 의정부 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천주교 제주교구 이주사목센터 나오미, 재단법인 동천, 재단법인 화우 공익재단, 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 참여연대, 한국이주인권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