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유엔 자유권위원회, 인천공항 ‘공항 난민’에 대한 대한민국의 전방위적 인권 침해 인정 — 정부는 즉각적인 배상과 제도 개선에 나서라

2026년 4월 3일

- 2020년 개인진정 이후 6년 만의 결정, 자의적 구금뿐 아니라 강제송환 위험 및 비인도적 처우에 대해서도 대한민국 정부 책임 명시
- 위원회, "적절한 난민 심사 기회 없이 사지로 돌려보내려 한 것은 국제법 위반"임을 확인
- 대한민국 정부는 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하여 피해자에 대한 배상과 재발 방지를 위한 법령 개정에 즉각 착수해야

현지 시각 2026년 3월 23, 유엔 자유권규약 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환승구역에 14장기간 방치되었던 신청자의 권리가 대한민국 정부에 의해 침해되었다는 역사적인 결정(Communication No. 3742/2020, 4. 7. 현재는 Advance unedited version만 업로드)을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 2020년 공익법센터 어필이 해당 사건을 위원회에 개인진정(Individual Communication)한 지 6년 만에 내려진 결론으로, 대한민국 정부가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상의 고문 및 비인도적 처우 금지(제7조), 신체의 자유(제9조), 구금 시 인도적 대우(제10조)를 광범위하게 위반했음을 확인한 것으로서 정부의 난민 행정과 공항 내 구금 관행에 경종을 울리는 중대한 이정표다.

본 사건의 당사자는 자국에서 발생한 위험으로부터 피난하여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여 비호를 구하였다. 그러나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은 이와 같은 사실을 인지하였음에도 환승객은 난민신청자격이 없다며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인천공항 입국심사대 너머 환승구역 내에서 적절한 숙식과 의료 서비스도 보장받지 못한 채 ‘법적 림보(Limbo)’ 상태에 무려 14개월 동안이나 놓여 있었다. 어필은 '난민인정신청부작위위법확인의 소', '인신보호법 구제청구'와 함께 자유권규약위원회에 '자의적 구금', '비인도적인 처우', '강제송환금지의무위반'을 주장하며 개인진정을 구했다. 당사자는 14개월의 쟁송을 거쳐 한국에 입국하게 되었지만 자유권규약 위원회에 신청한 개인진정 결정이 이제야 나온 것이다.

위원회는 제7조, 제9조, 제10조 제1항의 위반을 확인했다. 이번 결정을 통해 인천공항 환승구역에서의 14개월 동안의 장기 방치가 명백한 ‘자의적 구금(Arbitrary Detention)’임을 분명히 했다. 정부는 그간 당사자가 자유롭게 돌아갈 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위원회는 실질적인 이동의 자유가 박탈된 상태는 장소를 불문하고 구금에 해당하며, 법적 근거와 사법적 통제 없는 구금은 제9조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석방될 때까지 비위생적인 조건, 환승구역 내에서 벤치에 잠을 자야 했던 열악한 숙식 환경, 적절한 음식과 약품의 부재, 그리고 24시간 내내 켜져 있는 조명에 노출되었음을 이유로 위원회는 규약 제10조(1)에 따른 진정인의 권리가 침해되었다고 적절한 의료 서비스의 부재는 제10조 제1항이 보장하는 ‘자유를 박탈당한 모든 사람에 대한 인도적 대우와 인간의 존엄성 존중 의무’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임을 명시했다.

ICCPR 제9조 제1항 모든 사람은 신체의 자유와 안전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 누구든지 자의적으로 체포되거나 구금되지 않는다. 어느 누구도 법률로 정한 근거 및 절차에 따르지 않고는 자신의 자유를 박탈당하지 않는다.

ICCPR 제10조 제1항  자유를 박탈당한 모든 사람은 인도적인 또한 인간의 고유한 존엄성이 존중되는 대우를 받는다.

또한, 위원회가 대한민국 정부의 ‘강제송환금지의무(Non-refoulement)’ 위반을 인정했다는 사실이다. 위원회는 당사자가 본국인 콩고민주공화국(DRC)으로 돌아갈 경우 고문이나 살해 등 생명의 위협을 느낄 만한 실질적인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적절한 난민 신청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채 그를 사지로 돌려보내려 한 행위가 "난민 신청이 형식적인 이유로 거절됨으로써 강제송환으로부터 보호를 구할 기회를 박탈" 당했기에 제7조(고문 및 비인도적 처우 금지)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이는 공항 환승구역을 ‘법적 공백지대’로 활용하여 난민 신청자의 접근권을 원천 봉쇄해 온 정부의 관행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다.

ICCPR 제7조 어느 누구도 고문 또는 잔혹하거나 비인도적이거나 굴욕적인 대우나 처벌을 받지 않는다. 특히 누구든지 자신의 자유로운 동의 없이 의학적 또는 과학적 실험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더나아가, 위원회는 '국내 절차를 다 소진하지 않았다'고 반복적으로 주장하며 심의의 허용가능성이 없다고 줄기차게 주장한 대한민국 정부의 주장을 다음과 같이 반박하며 "구제 수단의 적용이 부당하게 지연되는 경우 실효적이라고 간주되지 않는다는 판례를 상기합니다. 또한 불만 사항을 검토할 때 국내 구제 절차 진행 여부의 결정은 진정이 검토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한다는 판례도 상기"(para. 12. 6, 각주 17 Luiz Inácio Lula da Silva v. Brazil (CCPR/C/134/D/2841/2016 – Final proceedings), paras. 7.4–7.5.)한다고 하여, 진정 검토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하며 일축했다.

공익법센터 어필은 여러 연대단체들과 함께 지난 6년간 이 사건의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에 우리 정부의 인권 침해 실태를 고발하고 법적 투쟁을 이어왔다. 정부의 궁색한 변명을 일축한 이번 결정은 “국경의 장벽이 인권의 장벽이 될 수 없다”는 보편적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정부는 이제 ‘효율적인 출입국 관리’라는 미명 하에 자행해 온 반인권적 행정 행태를 완전히 폐기해야 한다.

위원회의 이번 결정은 단순히 한 개인의 구제를 넘어, 대한민국 공항 난민 신청 제도의 구조적 결함을 지적하고 있다. 현재의 난민법 및 출입국관리법 체계 아래에서 공항은 여전히 인권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정부는 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다음의 조치를 지체 없이 이행해야 한다.

첫째,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이고 즉각적인 배상을 실시하라. 14개월동안 공항에서 구금되었던 당사자, 그 이후로도 실질적 구제를 받지 못하고 6년이라는 긴 시간을 보내며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은 당사자에게 공식 사과하고, 그에 상응하는 배상 조치를 취해야 한다.

둘째, 공항 내 ‘자의적 구금’을 종식하기 위한 법 제도를 개선하라. 출입국항에서의 난민 신청 시 회부 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혹은 그 이후에도 신청자를 무기한 공항에 방치하는 악습을 끊어내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환승구역 내 처우를 국제 기준에 맞게 정비하라. 구금의 성격을 띠는 모든 공간에서 인도적인 숙식과 의료 서비스, 법적 조력을 받을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공익법센터 어필은 이번 위원회의 결정을 전적으로 환영한다. 이번 결정은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어야 한다”는 보편적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대한민국 정부가 인권이사국이자 국제 사회의 중추적 국가로서 그 책임에 걸맞게 이번 권고를 성실히 이행하는지 끝까지 감시하고 연대할 것이다.

2026년 4월 3일

공익법센터 어필 (Advocates for Public Interest Law)

첨부문서

최종수정일: 2026.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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