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거리며 짓다, 정의를 │ 22년 1월] 기분 좋은 소풍을 끝내며 – 김종철 변호사

   여러분께 드리는 마지막 편지를 씁니다. 이제 저는 어필 상근 변호사 직을 마치려고 합니다. 2011년 1월 3일 문을 열었으니 정확히 11년 동안 어필에서 일했네요. 설립자가 떠난다고 하니 이유가 궁금하실 것입니다. 시작할 때부터 어필이 지속 가능해지면 떠나야겠다고 마음먹었더랬는데 감사하게도 그날이 생각보다 빨리 왔군요.     이 모든 일은 노안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어느 날부터인가 멀리 있는 간판도 가까이…

[비틀거리며 짓다, 정의를 │ 21년 11월] 곳곳의 다정 – 양은성 펠로우 변호사(미국변호사)

  어릴 때 이사가 잦아 다섯개의 초등학교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처음 몇 번은 참 많이 울었어요.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도, 모르는 도시로 가는 것도 얼마나 서러웠던지. 하지만 일부러 기억해내려 하지 않으면 그 때의 눈물은 사실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낯선 교실에서 어색하게 앉아 있던 제게 손을 내밀어준 친구들이 있어서, 서러운 헤어짐보다는 설레는 새로운 만남이 더 선연한 흔적으로 남게…

[비틀거리며 짓다, 정의를 │ 21년 10월] 틈을 만드는 사람 – 임소이 인턴

  저는 광역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합니다. 쉽게 멀미를 하는 편이라 창가에 앉아 창문을 살짝 열곤 합니다. 그 틈으로 사람으로 그득해 눅눅해진 공기를 내보내고 시원한 바람을 들입니다. 밀도가 최고치에 오른 버스에서 어지럼증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공기가 오고 가는 작은 틈새 덕분에 버스에서의 세 시간을 무사히 보낼 수 있습니다.   세상엔 그 틈이 절실한…

[비틀거리며 짓다, 정의를 │ 21년 9월] 최고의 보살핌 – 이가영 인턴

  지난달 초에 병원 응급실에 입원하게 되었어요. 코로나 때문에 응급실에 한 사람만 같이 있을 수 있어서 엄마는 밤새 저와 함께 계셨습니다. 예전부터 이 역할을 맡은 엄마지만, 그날 밤엔 공식적으로 제 ‘보호인’이 되어 주셨습니다. 비몽사몽간에 엄마가 간호사에게 질문하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잠도 제대로 못 자면서 저를 위해 걱정하시고 가능한 최고의 보살핌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신 것에 매우…

[비틀거리며 짓다, 정의를 │ 21년 8월] 이름 불러주기의 힘을 믿습니다 – 정희진 인턴

  안녕하세요. 어필 미디어팀에서 7월부터 일한 정희진 인턴이고, 어필 내에서 불리는 이름은 폴랑입니다. 학생 때 쓰던 영어 닉네임이 있지만, 어필은 의미 있는 곳인 만큼 특별하게 호명되고픈 마음에 며칠간 고민하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폴랑은 영화 <아멜리에>에 나오는 주인공의 성입니다. 풀네임 ‘아멜리에 폴랑’ 중 아멜리에는 한글 표기론 네 글자라 약간은 긴 듯하여, 폴랑을 선택했습니다. 늘 주변 사람들이 행복을…

[비틀거리며 짓다, 정의를 │ 21년 7월] 타인의 권리를 위한 정의 – 정수하 인턴

    [비틀거리며 짓다, 정의를]을 써달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조금 부담이 되었습니다. 살면서 딱히 정의로운 일을 한 적이 없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모르는 게 많다는 것만 느끼던 참이라 내가 과연 어떤 주제로 글을 쓸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비틀거리며 짓다, 정의를]에 다른 분들이 작성하신 글들을 읽다가 지금 저에게서 절대로 그런 글들을 나올 수 없다는 생각이…

[비틀거리며 짓다, 정의를 │ 21년 6월] 내가 유튜브를 하는 이유 – 박재순 인턴

    안녕하세요. 공익법센터 어필에서 유튜브 영상을 촬영하고 제작하고 있는 박재순이라고 합니다. 2019년 3월에 어필에 들어왔으니, 어필과 오랫동안 함께했다는 생각이 새삼스레 듭니다.   어필과 함께하는 동안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하는 일만 보더라도 처음에는 리서치와 통역, 번역을 하기 위해 들어왔는데 지금은 어필 유튜브 채널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어느 날 유튜브를 담당하는 이일 변호사님에게…

[비틀거리며 짓다, 정의를 │ 21년 5월] 희망이 될 수 있기를 – 손예진 인턴

    날씨가 흐렸던 5월 4일, 저는 이일 변호사님의 흰색 카니발을 타고 구금된 난민 두 분과의 면담을 통역하기 위해 화성 외국인 보호소로 향했습니다. 5개월 차 어필 인턴으로서의 첫 출장 통역, 그리고 외국인 보호소 첫 방문이었기에 다소 긴장한 상태로 영어 법률 용어를 복습하고 신분증 검사를 받았습니다. 통역 노트와 펜을 들고 전수연 변호사님과 함께 면담실에 들어가자 유리창과…

[비틀거리며 짓다, 정의를 │ 21년 4월] 힘들었지만, 힘들지 않았던 여행 – 이준엽 인턴

    어느덧 시간이 흘러서 제가 예상했던것보다 더 일찍 인턴이라는 여행을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인권에 관심은 있었지만 많이 알지 못했던터라 잘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밀물처럼 밀려왔지만 통역사로 일을 하면서 아주 천천히 어필에 스며들어 갔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과의 추억이 아직 제 가슴속에 남아 떠나는 발걸음이 무겁게만 느껴집니다. 인권에 취약한 분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듣고, 느끼고, 전달하는…

[비틀거리며 짓다, 정의를 │ 21년 3월] 난민 곁에서 대신 화내주는 변호사 – 이일 변호사

    “아니 계장님 그거 맘대로 하시면 안되고 접수거부예요! 왜 법에도 없는 거 요구하며 난민분 자꾸 오라가라 합니까. 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러시는거냐구요!”   점심식사를 하고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 한 난민분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제 전화로는 수많은 난민분들이 전화, 카카오톡, 왓츠앱으로 문자와 연락을 주십니다. 예정된 업무시간에는 곧장 답을 못하고 전화도 잘 받기 어렵지만, 왠지 느낌상 받아야만 할…

[비틀거리며 짓다, 정의를 │ 21년 2월] 깨어진 일상의 회복을 바라며 – 김세진 변호사

  안녕하세요?    안식년 마치고 돌아온 김세진 변호사입니다.   저는 2월에 복귀하였는데요, 제가 안식년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해 하실 분들도 계실 것 같아서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김종철 변호사님은 안식년 때 미국의 팜스쿨을 다녀오셨는데요, 저도 사실 덴마크에 있는 폴케호이스콜레 학교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입학 즈음에 코로나가 발발을 해버려서 못가게 되었어요. 그래서 한국에서 주로 집에서 안식년을 보냈습니다.…

[비틀거리며 짓다, 정의를 │ 21년 1월] 모두가 함께할 때 – 조진서 캠페이너

  어필의 미디어팀에는 큰 난제가 하나 있습니다. 이일 변호사님과 제이슨, 단 두 명이지만 모든 사고 회로가 유튜브 채널로 귀결되는 열정의 어필 미디어팀은 이 난제를 헤쳐나가기 위해 이따금 한밤중에도 업무용 메신저에 영상 아이디어를 던지고 사라지곤 합니다. 아마 간혹 후원자분들이 ‘이런 영상은 왜 올리는 걸까’ 싶은 영상이 어필 유투브 채널에 올라오는 이유일 것입니다. 바로 ‘사람들이 굳이 찾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