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거리며 짓다, 정의를 │ 22년 5월] 어필이 걸어온 길, 계속 걸어갈 길 – 김세진 변호사

     안녕하세요? 김세진 변호사입니다. 오랜만에 편지를 드려요.   안식년 돌아와서 편지 드리고 거의 1년 만에 편지를 쓰게 되었네요.    그간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그 중 가장 큰 일은 다들 아시겠지만, 어필의 창립자이신 김종철 변호사님께서 사직하신 것이에요. 김종철 변호사님께서 사직하시며 작성하신 편지(https://apil.or.kr/?p=23144)는 지금도 회자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았습니다.    사실 편지뿐만 아니라 김종철 변호사님의 삶…

[비틀거리며 짓다, 정의를 │ 22년 4월] 엎드린 채로 부는 민들레 홀씨 – 임희조 인턴

  친애하는 _______에게    지금 재미난 일을 이야기하고 싶어 펜을 들었어요. 방금 전까지 저는 멍하니 창밖의 봄볕 쬐고 있던 중이었답니다. 따스한 봄의 입김 마냥 불어오는 바람에 눈을 떠보니 웬 복슬복슬한 솜털이 눈앞을 둥둥 떠다니고 있지 뭐예요. 옷에서 뜯겨 나온 보풀이거나 아니면 이름도 모를 꽃가루인 걸까. 눈을 가느다랗게 찌푸린 채 생김새를 찬찬히 살펴보니 바로 알아볼 수 있었지요.…

[비틀거리며 짓다, 정의를 │ 22년 3월] 사랑 없이는 불가능한 싸움 – 이채은 로스쿨 실무수습생

   처음 어필에 들어와서 자기소개를 할 때, 제 자신을 메신저 이모티콘 중 “동그리” 캐릭터로 소개했던 기억이 납니다. 캐릭터처럼 눈과 얼굴이 동그란 탓에 많은 친구들이 부르는 별명이어서, 그리고 제가 둥글둥글한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어릴 때부터 갈등과 싸움을 싫어했습니다. 다 같이 살아가는 세상이고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 되는 것인데, 타인에 대한 사랑이 부족하기 때문에…

[비틀거리며 짓다, 정의를 │ 22년 2월] 한 줌의 들꽃을 위하여 – 정미나 로스쿨 실무수습생

 설 연휴가 지나 겨울바람이 차가워질수록 곧 오게 될 봄소식에 가슴이 설레어집니다. 새봄이 돌아오면 화려한 봄꽃들이 무채색의 세상을 봄으로 물들이겠지만, 아직도 제 가슴을 가장 설레게 하는 것은 놀이터 옆 풀밭에 비죽이 얼굴을 내밀고 있을 소박한 들꽃들입니다.     어린 시절 놀이터에서 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면 풀밭에 하얀 냉이꽃, 노란 꽃다지가 지천으로 피어있었습니다. 그럴 때면 유달리 보라색을 좋아하시는…

[비틀거리며 짓다, 정의를 │ 22년 1월] 기분 좋은 소풍을 끝내며 – 김종철 변호사

   여러분께 드리는 마지막 편지를 씁니다. 이제 저는 어필 상근 변호사 직을 마치려고 합니다. 2011년 1월 3일 문을 열었으니 정확히 11년 동안 어필에서 일했네요. 설립자가 떠난다고 하니 이유가 궁금하실 것입니다. 시작할 때부터 어필이 지속 가능해지면 떠나야겠다고 마음먹었더랬는데 감사하게도 그날이 생각보다 빨리 왔군요.     이 모든 일은 노안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어느 날부터인가 멀리 있는 간판도 가까이…

[비틀거리며 짓다, 정의를 │ 21년 11월] 곳곳의 다정 – 양은성 펠로우 변호사(미국변호사)

  어릴 때 이사가 잦아 다섯개의 초등학교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처음 몇 번은 참 많이 울었어요.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도, 모르는 도시로 가는 것도 얼마나 서러웠던지. 하지만 일부러 기억해내려 하지 않으면 그 때의 눈물은 사실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낯선 교실에서 어색하게 앉아 있던 제게 손을 내밀어준 친구들이 있어서, 서러운 헤어짐보다는 설레는 새로운 만남이 더 선연한 흔적으로 남게…

[비틀거리며 짓다, 정의를 │ 21년 10월] 틈을 만드는 사람 – 임소이 인턴

  저는 광역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합니다. 쉽게 멀미를 하는 편이라 창가에 앉아 창문을 살짝 열곤 합니다. 그 틈으로 사람으로 그득해 눅눅해진 공기를 내보내고 시원한 바람을 들입니다. 밀도가 최고치에 오른 버스에서 어지럼증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공기가 오고 가는 작은 틈새 덕분에 버스에서의 세 시간을 무사히 보낼 수 있습니다.   세상엔 그 틈이 절실한…

[비틀거리며 짓다, 정의를 │ 21년 9월] 최고의 보살핌 – 이가영 인턴

  지난달 초에 병원 응급실에 입원하게 되었어요. 코로나 때문에 응급실에 한 사람만 같이 있을 수 있어서 엄마는 밤새 저와 함께 계셨습니다. 예전부터 이 역할을 맡은 엄마지만, 그날 밤엔 공식적으로 제 ‘보호인’이 되어 주셨습니다. 비몽사몽간에 엄마가 간호사에게 질문하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잠도 제대로 못 자면서 저를 위해 걱정하시고 가능한 최고의 보살핌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신 것에 매우…

[비틀거리며 짓다, 정의를 │ 21년 8월] 이름 불러주기의 힘을 믿습니다 – 정희진 인턴

  안녕하세요. 어필 미디어팀에서 7월부터 일한 정희진 인턴이고, 어필 내에서 불리는 이름은 폴랑입니다. 학생 때 쓰던 영어 닉네임이 있지만, 어필은 의미 있는 곳인 만큼 특별하게 호명되고픈 마음에 며칠간 고민하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폴랑은 영화 <아멜리에>에 나오는 주인공의 성입니다. 풀네임 ‘아멜리에 폴랑’ 중 아멜리에는 한글 표기론 네 글자라 약간은 긴 듯하여, 폴랑을 선택했습니다. 늘 주변 사람들이 행복을…

[비틀거리며 짓다, 정의를 │ 21년 7월] 타인의 권리를 위한 정의 – 정수하 인턴

    [비틀거리며 짓다, 정의를]을 써달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조금 부담이 되었습니다. 살면서 딱히 정의로운 일을 한 적이 없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모르는 게 많다는 것만 느끼던 참이라 내가 과연 어떤 주제로 글을 쓸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비틀거리며 짓다, 정의를]에 다른 분들이 작성하신 글들을 읽다가 지금 저에게서 절대로 그런 글들을 나올 수 없다는 생각이…

[비틀거리며 짓다, 정의를 │ 21년 4월] 힘들었지만, 힘들지 않았던 여행 – 이준엽 인턴

    어느덧 시간이 흘러서 제가 예상했던것보다 더 일찍 인턴이라는 여행을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인권에 관심은 있었지만 많이 알지 못했던터라 잘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밀물처럼 밀려왔지만 통역사로 일을 하면서 아주 천천히 어필에 스며들어 갔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과의 추억이 아직 제 가슴속에 남아 떠나는 발걸음이 무겁게만 느껴집니다. 인권에 취약한 분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듣고, 느끼고, 전달하는…